[정신의학신문 :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정정엽 전문의]  

 

화가 치밀어오르는 상황에서 주로 화를 내시나요?  참고 넘어가시나요?

스스로 분노조절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정신건강의학과 진단명에 분노조절 장애라는 것은 없습니다. 분노조절 장애라는 것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간헐성 폭발장애에서 보이는 증상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지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에게서도,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볼 수 있는 상태입니다.

화가 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분개하기로 선택하면 상황은 악화됩니다. 상황에 따라 화를 내야 할 필요도 있겠지만, 화를 내기 전에 한발 물러서서 그 상황에 대해 다르게 접근하기 위한 의식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진_셔터스톡


화라는 감정은 매우 다루기 힘든 감정이지만 노력을 통해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인내심으로 이르는 단계를 나누어 생각해보겠습니다. 먼저, 초조함이 생기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초조함이 생기는 원인은 4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 상황이 나의 기대에 따라 흘러가기를 바람
2. 사람들이 나의 기대에 부응해 줄 것으로 생각함
3. 목표를 능력에 비해 비현실적으로 설정함
4.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 또는 생각을 통제하려 함

화가 나는 상황에서 초조함을 인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원인이 자신의 밖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든 초조함은 마음속에서 생깁니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저지르고 싶은 욕구가 들 때, 잠시 멈추고 주의 깊게 내면을 살펴보도록 노력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나의 마음과 몸이 초조함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초조함을 충분히 느끼는 것은 인내심으로 향하는 첫 단계입니다. 내가 초조함에 압도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외면하면, 압박받는 감정을 다른 행동으로 바꿀 시도조차 하지 못합니다.

초조한 감정이 들면, 거부하지 말고 익숙해지도록 노력해보세요. 그리고 불편한 감정에 내가 반응하는 방향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초조함을 인내심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인내심을 기르려면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을 연민으로 바라보고, 화가 머무르는 시간을 견뎌내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내 주변의 상황이 나의 기대에 미치지 않는 상황을 떠올려봅니다. 먼저 화가 올라오는 것을 인지하고, 이 감정에 반응해보세요. 그런 다음 몸과 마음이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는지 관찰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봅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대신 기다리는 동안 지금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는 이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집중할 만한 다른 대상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연습을 반복하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내가 마주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지금의 감정들이 나에게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참지 못한다는 것은 나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몸과 마음 모두에서 이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내심을 기른다는 것은 나 자신을 돌보는 방법입니다.

인내심을 기를수록 평정심이 내면에 단단하게 자리 잡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기를 돌보며 평정심을 얻게 된다면, 이런 연습 방식에 대해 좀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인내심의 결실은 내 안에 찾아오는 평온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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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석사, 서울고등검찰청 정신건강 자문위원
보건복지부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 위원
한국산림치유포럼 이사, 숲 치유 프로그램 연구위원
저서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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