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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정신과 전문의에게 듣는 ‘혐오’의 실체
차승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3.14 00:18

[정신의학신문 : 차승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시작하자 감염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국민 중 일부는 우한 지역에 대해 혐오를 드러내고, 이것이 중국인, 중국 전체에 대한 혐오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집단 감염이 시작되자 신천지 신도들, 이에 더해 대구시민 전체에까지 혐오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Q. ‘혐오’라는 개념이 무엇인가요? 혐오감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심리적 기제는 어떻게 발현되나요?

A. 혐오라는 개념은 사실 정립된 것이 없습니다. 어떨 때는 분노에 가깝고 어떨 때는 역겨움이 가깝고 어떨 때는 분개와 가깝죠. ‘중국에 대한 혐오’라는 표현에서의 혐오는 불안의 방어기제로 보입니다. 

정신분석학을 비롯해 여러 학문에서 혐오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현재 현상을 설명하는 데 좋은 예는 대상관계이론적 설명인 것 같습니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자기 및 대상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어 관념을 구축해가다가 하나로 통합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통합이 되지 않고 이분법적으로(좋고 나쁘고) 구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분열상태라고 하는데 통합이 잘 되지 않으면 편집성 성격을 가지기 쉽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나쁜 것으로 규정한 것에 가혹한 태도를 보이고 고통의 근원이 외부에 있다고 판단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중 상당수는 자신의 내부의 공격성과 충동, 즉, ‘나쁜 것들’을 외부로 투사하여 발생한 것입니다. 이러한 ‘나쁜 것들’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서 이를 해소하고자, 보이는 ‘나쁜 것들’에 대한 공격성을 가지는 것, 이것을 혐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_픽셀


Q. 혐오라는 감정은 조절이 가능한가요? 그럼에도 혐오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요.

A. 스스로가 조절하고자 하는 인지만 있다면 가능합니다. 혐오는 불안에 대한 공격성입니다. 불안을 올바로 다스리는 방법이 아니지요. 혐오를 통해 불안은 줄어들지 않고 더 강해집니다. 자신의 방어기제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면 결국 같은 방법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까요. 한 가지 수학 문제를 한 가지 공식으로 풀면 비슷한 문제만 보여도 같은 공식을 쓰려고 합니다. 사람이라는 동물의 사고 원리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결국 혐오하는 사람이나 혐오의 대상이나 모두 득은 없고 실만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Q. 혐오는 극복 가능한 감정인가요? 혐오가 잦아든다 해도, 무의식적으로라도 마음 내면에는 대상에 대한 혐오감이 계속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A. 앞서 말씀드렸듯 스스로 인지하고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덧붙이면 자신이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대상에 대해, ‘내가 공격성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불안감을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면, 혐오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외국에서는 동양인을 대하는 태도가, 현재 일부 한국인이 중국인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상황입니다만 어떻게 보시는지요. 

A. 글쎄요..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들도 불안하기 때문이겠지요. 불안은 잘 알지 못하기에 오는 것이고요. 점차 사태가 진정이 되고 현재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올바르게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이 된다면 나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Q. 그렇군요. 결국 혐오는 자신의 불안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이런 상황에서 불안을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요? 

A. 혐오를 ‘불안을 해소하고자 특정 대상 대한 공격을 통해 해소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보고 접근했습니다. 우리가 불안한 이유는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코로나-19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수밖에 없습니다. 신종이고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불안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은 어떠한 대상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아는 것으로 혐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중 올바른 것을 잘 선별하여서 받아들이고 원칙을 잘 지키며 대처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신체적인 위협뿐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승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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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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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on 2020-03-16 14:16:2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혐오는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감정도 있겠지만 나에게 해를 가하는 존재에 대한 경계심의 감정도 있지 않을까요?
    나를 지키기 위해 그 존재를 경계하고 벌(?)을 가하려는 심리 아닐까요?
    범죄자를 혐오하는 심리와 같은건데 그게 나쁘기만 하진 않지 않을까요?
    그런 사람들이 있어야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조금은 조심하고 잘못을 인식하지 않을까요?
    중국인들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 있어서 모든 책임을 떠안아서는 안되겠지만
    분명 잘못한 부분이 있으니까요.
    혐오도 어느정도는 필요악의 감정이라 생각합니다   삭제

    • 신상규 2020-03-15 23:31:47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삭제

      • 이동한 2020-03-14 17:06:52

        코로나는 코로나옵니다
        중국인 혐오를 멈춰주세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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