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살아가는 모습

어머니는 스마트폰만 하고 있는 내가 너무 답답한가보다. 어머니가 화가 나서 뭐라고 하면, 공부하려고 노력해보지만 그런 것도 순간이고 곧 슬며시 스마트폰을 본다. 어머니는 이런 내 모습을 보며 미쳐버릴 지경이라고 한다. 뭐하느냐 물어보면 공부한다고 대답하는 나. 거짓말까지 하는 내 모습이 나조차도 괘씸하고 실망스럽기 그지없는데 어머니는 어떠실까? 부모님께서 화내고 다그쳐도 보고, 상을 주고 달래도 보아도 스마트폰 하는 시간은 늘어가고 거짓말은 능숙해져만 간다. 처음에야 신기하고 너무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말 그대로 그냥 한다. 오히려 종일 하고 있으면 내가 왜 이럴까 자괴감만 든다. 나는 왜 그만두지 못할까? 나는 왜 계속하고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이게 이렇게 좋은 것일까?

사진 픽사베이

3. 중독 치료의 가장 첫 발걸음은 중독을 병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대게의 사람들은 중독을 도덕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런 관점에서 중독 환자는 단지 자신의 즐거움을 찾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타인의 기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쾌락주의자이다. 일반인들은 중독 환자가 자신의 중독 증상에 대하여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독 행동을 중단하는 것은 약해진 자제력을 극복하여 자립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독을 벗어나지 못하는 중독 환자는 비난의 대상이 된다. 또한 환자 스스로도 중독에 빠져 있는 자신을 병에 걸렸다고 여기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의지와 노력의 문제로 접근하고 반복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외부로부터의 중재, 즉 치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중독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자신을 실패자로 여기고, 이로 인해 분노, 자존감 저하, 우울증 유발 등 증상이 더해진다.

중독 치료의 가장 첫 발걸음은 중독을 병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전 글에서 살펴봤듯이 중독은 뇌의 구조가 바뀌는 뇌의 병이다. 당뇨병 환자가 당뇨병을 스스로의 의지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처럼, 중독 환자도 중독을 스스로의 자제력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독을 병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의학적 수단에 의지하여 치료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중독을 벗어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어떤 의학적인 치료법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중독은 뇌 구조가 변화되는 뇌의 병이라고 하였다. 뇌의 구조가 변화된다는 말은 뇌를 이루는 신경 세포들의 생물학적, 생리적 기능이 정상적인 작동을 못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독 치료의 첫째는 약물 치료를 통해 변화된 뇌 신경 세포들이 정상적인 작동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다. 약물 치료는 지나치게 강화된 쾌감 회로의 반응을 정상화 시켜 중독 행위 자체의 욕구를 차단하는 약제와 동반된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약제로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필자는 이 두 부류의 약물을 병합치료 하는 것을 권한다.

둘째, 중독의 근본 원인인 병든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다. 이는 여러 종류의 정신 치료를 통해 가능하다. 초기에는 동기 강화 면담을 통해 중독 환자의 치료에 대한 동기를 형성하고 변화하겠다는 결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하며 자신은 변화할 수 있다,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하는 것이다. 중기에는 본격적으로 행동에 대한 자기 조절력 회복을 위한 치료적 개입과 스트레스 관리 기술, 자기 주장 기술 등을 훈련하다. 이는 인지 행동 치료 등을 통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치료의 종결 단계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재발 문제에 대처하는 기술을 훈련하고, 지속적으로 회복의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자조 집단, 중독자 모임과 연결하며, 중독 이외의 활동에서 삶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여가 활동을 개발하는데 주력한다.

이상으로 우리는 중독이 무엇이며 중독이 왜 생겨나는지, 이런 중독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봤다. 위에서 예로 든 마약, 술, 커피, 담배, 쇼핑, 섹스,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뿐만이 아니라 현 시대에는 삶의 모든 부분이 중독으로 허우적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집착에서 벗어나면 삶이 즐거움으로 물들고, 삶의 의미는 더욱 풍성해 질 것이다. 왜냐하면 본래 인간은 모든 부분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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