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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 꼭 먹어야 할까요?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12.23 00:00

[정신의학신문: 잠실하늘정신과 박지웅 전문의]

 

 

오스트레일리아의 분두라 정신병원의 정신과 의사 존 케이드(John Frederick Joseph Cade)가 1949년 당시 통풍치료에 사용하던 리튬을 기니피그에 실험적으로 주사했다. 과학적 근거에 개발됐다기보다 호기심과 시도로 얻은 결과였지만 연이어 환자에게 시도한 효과는 탁월했다. 바로 항 우울제의 탄생이었다.

항 우울제는 우울증 치료에 획기적인 방식이었다. 항 우울제 약이 연구로 입증된 1952년까지 우울증 치료에 전기충격치료 또는 장기간 정신분석요법만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또 정신분열병이나 조울병에 비해 훨씬 환자가 많았고, 무엇보다 자살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초기 항 우울제에는 주로 히스타민, 아세틸콜린을 저하시키거나 차단하는 약물이 많았다. 이 약물의 경우 졸음이 쏟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간혹 입이 마르거나 살이 찌는 부작용도 수반되는데 잠을 많이 자고 많이 먹게 되어 회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기 때문에 우려할 일은 아니다.

1990년대 이후로는 훨씬 다양한 항 우울제가 개발됐고, 부작용도 적고 효능도 탁월해 처방에 선택지의 폭이 넓어졌다. 주로 정신의학과에서 처방하는 항 우울제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이다. 세로토닌은 신경전달질로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아지면 우울감, 무기력이 심해진다.

정신과약물이 개발된 이후부터 신경학자와 정신의학자는 정신질환이 뇌 구조나 기능의 문제라는 것에 확신을 갖게 됐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항정신병약물, 기분안정제, 항 우울제 세 부류에 그쳤지만 지난 수십 년간 정신과약물의 수준과 범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정신의학 내에서 일정 수준의 증상을 가진 정신질환의 경우 생물학적 치료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하지만 종종 ‘약물 없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지’에 관해 물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우울증 치료에는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하는 편이다. 우울증 때문에 힘든 상황을 길게 끌고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지 힘든 상황에 모든 자원 동원해서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돌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울증은 평균적으로 1년 정도 투여하고 이후에도 재발 경과를 지켜본다. 우울증 환자 중에 약 10% 정도만 10년 이상 만성적인 우울증을 겪고 대부분 3개월 이내로 우울증을 회복하고 1년 외로 치료를 유지한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나면 꾸준히 일을 하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는 수준의 삶을 회복했다고 느낄 때가 온다. 그렇지만 우울증 치료를 바로 중단하지 않고 정신의원을 꾸준히 방문해 우울증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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