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높이려면 주변에 감정적으로 관여하고 자주 사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중요

본인 스스로 느끼는 기억장애를 '주관적 기억장애'라고 한다. 스스로 기억력이나 판단력,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증상이다. 그런데 그 단계에서 병원에 갔을 때, 도구화된 설문지를 작성하면 특정 점수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주관적 기억장애에서 병으로 인식 가능하게 되는 단계를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라고 한다.
 


반면에 같은 일을 겪었어도 유독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좋은 기억력으로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특별하게 지능이 높다거나 특출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평범하지만 효율을 높이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섬세하고 선명한 기억력을 발휘한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1. 주의 집중

개개인마다 기억력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주의를 기울여 집중력 있게 상황과 사물을 기억하는 것은 기억력이 정확하고 오래 남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이 무엇이든 기억하는 이유는 자신의 생각에 골몰해 있지 않고 주변과 상황에 의식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2. 감정 투자

어린 시절 일기장에 묘사한 일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은 감정을 최대한 발휘하여 상황을 받아들이고 온전히 느꼈기 때문이다. 감정적 흥분은 기억을 용이하게 하고 기억할 만한 것과 삭제할 것을 선택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무작위로 택한 날을 기억하기보다 특정 휴일에 지인들과 보낸 시간을 떠올리는 것이 더 쉽다. 맥락에서 기억을 되살려내기 때문에 감정적인 정보가 훨씬 많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반면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면 기억력이 나쁠 가능성이 크다. 기억상실증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기억에 저장되지 않는다.
 

3. 반복된 상기

훌륭한 스토리텔러는 역사적 정확성이나 완전한 진실성에 제한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 기억을 더욱 흥미롭고 더 기억하기 쉽게 꾸미고 재구성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재구조화는 기억이 작용하는 방식을 알고 있는 숙련된 연설자들이 세부사항까지 기억하기 위한 전략이다.
 

4. 부호화 하기

2019년 학습자중심교과교육학회 김유선 연구진은 부호화 전략, 단순 인출 전략, 피드백 전략으로 나눠 기억력이 자아효능감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12세 어린이 179명을 편의 모집해 기억력 전략을 실험군으로 할당해 3주 동안 추적조사를 했다. 그 결과 충분한 부호화는 인출을 통한 복습보다 자아 효능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부호화는 세부사항에 개방적으로 주변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처리한다.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사용해 기억에 적용시키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남성보다 여성이 사건에 대해 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부호화하는 과정에 심리와 감정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5. 기억에 남 녀 차이

MRI로 보면 남성에 비해 여성의 대뇌는 피질의 혈류가 많이 흐르고 있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두뇌는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환경으로부터 맥락을 흡수하는 강도도 다르다. 무엇보다도 여성이 더 큰 감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세한 점까지 인코딩될 수 있다.

 

헌터대학교 생물심리학과 박사 나이젤 바버(Nigel Baber)은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세부사항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사건을 더 많이 이야기하며, 주변 사건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참여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기억력은 의지로 향상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심각한 건망증이나 주변 사람들과 기억이 맞지 않은 경우가 자주 있다면 정확한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19권 16호, 213~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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