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실존에서 답을 찾을 수 없어, 부정적 감정을 감추려고만 해서는 해결이 안돼

정신과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문제를 직시하고 그것을 변화시키려는 결심으로 병원 문을 두드린다. 상담의 시작은 일상에서 벗어나 더 넓은 관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일상을 이어나가기 위한 동력을 얻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위해 내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몇 가지가 발견되는데 그중 대표적인 특징 다섯 가지를 모아봤다.

1.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과 다르다고 느낀다

스스로 가까운 사람과 구별되는 경계가 느껴진다는 것은 건강한 자아상일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가까운 주변인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느끼며 이것은 정상적인 감정이다.

2. 혼자라고 느끼고 고립감과 외로움을 말한다

남 모르게 혼자 고민하거나 수치심을 견뎌야 하는 일들을 마주하곤 한다. 여기서 파생되는 생각들을 사람들과 나누지 않고 혼자만이 아는 사실이라고 여긴다면 점점 고립되고 상황에 압도된다고 느낀다.

한 걸음 물러서 상황을 관조하듯 파악한다면 그것이 하나의 생각일 뿐 사실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발견은 곧 자신을 분리시켜 생각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인지행동치료의 인지 재구조화라고 한다.

3. 부정적 사고방식에 매인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한다

심리학자 앨리스가 말한 비합리적인 신념 11가지 중 ‘어려움을 직면하기보다 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내용이 있다.

긍정적 사고나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들이 중요하지만 불행과 장애를 마주하고 해결하려는 선택도 중요하다. 부정적인 사고방식에 빠지게 하는 상황 또는 사람을 피하려고만 한다면 그만큼 그들이 현실적으로 중대한 무게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4. 자신을 의심한다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심을 품는다. ‘왜 나는 내편이 아닌가’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Brene Brown)은 자신의 능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낙담하는 사람들은 사회에 있는 외부인이 아니라 대부분이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수치심을 느끼는 것은 공감능력이 있다는 말과 같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너그러워질 수 있도록 자비심을 배워가는 것은 자기 신뢰를 쌓아가는 첫 발이 된다.

5. 부정적 감정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무시한다

감정은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한다. 거절을 당하거나 실패한다면 이면에는 오랫동안 인정받고 싶은 욕구나 무언가를 갈망했던 바람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감정은 단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감정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구조를 가진다.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스스로 물어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이처럼 마주하기 어려운 감정들, 압도되고 고립되는 시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스스로 치유의 시간을 허락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람은 서로가 타인을 필요로 한다. 자신을 객관화하기 어렵고 주변에 도움을 받기 어렵다면 심리상담에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삶의 선순환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도움말 | 신림 평온 정신과 원장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