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외부 매체의 기능이 높아져도 자기 인식이 높은 사람은 사용 의존도가 낮아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현대에는 수기로 기록하기보다 사진, 음성 등으로 정리할 수 있는 앱들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디지털 치매"와 같은 경고와 같이 기술의 발달의 이면에는 또 다른 우려가 존재한다. 흔히 장기간 이후의 일정이나 약속은 스마트폰 등 외부 매체에 따로 저장을 한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면 기억력도 사라지게 될까?

최근 영국 런던대학교 샘 길버트(Sam J. Gilbert) 연구진은 2015년 1196명 참가자에게 외부적인 저장매체와 기억력의 상관관계를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기억력의 용량과 잊어버릴 가능성을 가늠해 외부 매체에 의존해 기록했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 에반 리스코(Evan F. Risko) 연구진이 2015년 실시한 연구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들은 참가자들이 임의적으로 정보를 매체에 기록하거나 자신의 기억력에 의존해 정보를 암기하도록 요구했다. 흥미롭게도 참가자들은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데에 이점이 없더라도 외부 매체를 이용해 기록해두려는 성향을 보였다. 더구나 일부 정보를 저장한다기보다 전적으로 개인 기억력에 의존하거나 외부 매체에 모두 저장하려는 양상을 보였다.

이 두 연구의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자신의 기억력에 한계를 느낄 때면 외부 매체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기억력이 얼마나 좋다고 판단하는지에 따라 기억력 도구를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지 외부 매체의 성능이 좋고 나쁨에 따른 것은 아니다.

 

스스로 기억력이 좋다고 생각하면 외부 저장 매체를 이용할 가능성 적어···

샘 길버트 연구진의 또 다른 연구에서는 기억 결과를 예측하는 독립변인의 기준은 ▲주관적인 기억력의 신뢰도와 ▲객관적인 기억능력임을 확인했다.

또 303명에게 추가적으로 인지적 판단의 신뢰도와 민감성이 객관적 기억 수행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지각적 판단에 신뢰도가 낮은 참가자들은 자신의 기억력이 객관적으로 정확하더라도 수행과정에서 매체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즉 기억력에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암기하려 하기보다 외부 매체를 이용해 기억하려는 행태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기억을 어디에 저장하느냐는 자신의 기억력을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달렸다. 그것은 자신의 인지능력에 대한 통찰력이나 자기 인식이다. 자신의 기억능력의 장점과 한계를 이해할수록 외부 저장매체에 의존도가 낮아졌다.

다행스럽게도 런던대학교 심리학과 샘 길버트(Sam Gilbert Ph.D.) 교수는 "정신적 능력에 관해 생각하는 인식의 능력은 상위인지(meta cognition)을 통해 자각하고 훈련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기억력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는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보는 것은 중요하다. 기억력에 대해 현실적일수록 인지능력과 외부 매체의 기술을 균형 있게 사용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Risko, E. F., & Gilbert, S. J. (2016). Cognitive Offloading.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20(9), 676–688. https://doi.org/10.1016/j.tics.2016.07.002

2. Gilbert, S. J. (2015). Strategic offloading of delayed intentions into the external environment. The Quarterl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68(5), 971–992. https://doi.org/10.1080/17470218.2014.972963

3. Risko, E. F., & Dunn, T. L. (2015). Storing information in-the-world: Metacognition and cognitive offloading in a short-term memory task. Consciousness and Cognition, 36, 61–74. https://doi.org/10.1016/j.concog.2015.05.014

4. Gilbert, S. J. (2015b). Strategic use of reminders: Influence of both domain-general and task-specific metacognitive confidence , independent of objective memory ability. Consciousness And Cognition, 33, 245–260. https://doi.org/10.1016/j.concog.2015.01.006

5. Gilbert, S. J., Bird, A., Carpenter, J. M., Fleming, S. M., Sachdeva, C., & Tsai, P.-C. (2019). Optimal use of reminders: Metacognition, effort, and cognitive offloading.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https://doi.org/10.1037/xge0000652

6. Carpenter, J., Sherman, M. T., Kievit, R. A., Seth, A. K., Lau, H., & Fleming, S. M. (2019). Domain-general enhancements of metacognitive ability through adaptive training.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148(1), 51–64. https://doi.org/10.1037/xge00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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