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희생자와 박해자로 나뉜다고 믿어, 근원적인 불안과 두려움을 외부의 대상으로 투사해 해석해

외부의 누군가 나를 괴롭힌다고 믿어,  희생자와 박해자로 나뉘어 분열된 시야로 바라봐

정신분열증의 편집망상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망상을 말한다. 의심이 많고 편파적이며, 시비가 많고, 잘 따지려 들며, 절대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 감정상태는 망상과 일치하여 경계하고 의심스러워하고, 정신분열증에서 보이는 환청 등의 심각한 지각이상을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주로 보이는 편집망상의 중점적인 특징은 자신의 고통이 내면에 있는 근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박해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원인을 외부로 투사해버린다. 그들은 상상의 인물이나 들리는 목소리, 모호하게 특정된 정부 단체 등의 모습으로 박해자가 존재하고 자신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대상관계이론을 창시한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은 성인들이 호소하는 박해적 망상에 대한 심리적 이해를 위한 배경을 제공했다. 클라인 교수는 아이들이 자유연상기법이 적용되기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환상의 세계를 구현하고 내면을 투사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치료에 착수했다.

클라인 교수는 아이들은 프로이트가 단계별 발전을 이룬다는 주장과 달리 초기부터 대상과 관계를 맺는다고 보았으며, 공통적으로 아이들이 자신을 돌보는 부모가 박해할 것이라는 불안에 시달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들은 불안에 방어의 특성을 보이고 생명본능과 죽음본능 사이에 갈등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거친다.

아이들의 삶은 생존하기 위해 분열하며 생존은 자신에게로 가져오되 죽음본능은 외부로 투사한다. 이로써 선한 리비도적 자기와 박해자의 투쟁은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표현되는 시나리오는 극적이고 때로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놀이의 전형적인 장면은 이야기가 전개될 때 ‘괴물’이나 ‘나쁜 사람’이 등장하는데 어른에게 이 역할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심리학자 피아제(Piaget)의 관찰대로 아이는 놀이를 통해 근심을 표현하고, 정신활동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 형태로 두려움을 이겨낸다. 아이는 선한 리비도의 힘으로 괴물 또는 나쁜 사람 같은 박해자와 싸워내 두려움을 덜어준다.

어른들이 이런 놀이를 잘 알고 있듯이 아이에게 최적의 만족감을 주기 위해 일정의 ‘연기능력’이 활용되는데, 괴물로 연극하는 아이에게 결국 패하는 장면을 연출할 때 너무 빠르게 항복해서는 안된다. 아이가 힘을 온전히 음미하면서 투쟁해서 승리했다는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충분한 반응을 돌려줘야 한다.

일반 아동과 박해의 망상의 경우, 마음은 희생자와 박해자의 쌍으로 이루어진 정신적 표현으로 갈라진다.

 

참고문헌

Klein, M. (1946). Notes on Some Schizoid Mechanisms.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analysis, 27, 9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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