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같은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조성우]

 

Saxenda의 성분명은 Liraglutide입니다. 성분은 GLP-1(Glucagon like Peptide-1) 유사체입니다. Saxenda는 처음부터 비만치료제가 아니라, 당뇨치료제였습니다. 

GLP-1은 '인크레틴 효과'를 연구하다가 알게 됐습니다. 정맥으로 포도당을 주입하는 것보다, 입으로 포도당을 섭취하면 인슐린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인크레틴은 인슐린을 유도하는 물질로, '그렇다면 입으로 먹었을 때만 분비가 되는 것이라면, 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어떤 물질이 있는 건가?' 하고 연구를 했던 것이고 여기서 발견된 물질이 GLP-1(Glucagon Like Peptide-1) 유사체와 GIP(Glucose 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GLP-1과 GIP는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줄입니다. 그래서 간에서의 포도당 합성을 감소시키고, 근육에서의 포도당 흡수를 늘려, 혈당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당뇨약을 개발할 때 2가지 방향으로 개발되었습니다. 

1. GLP-1이라는 물질은 체내에서 매우 짧은 시간, 약 1~2분가량만 작동하고 분해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이 GLP-1의 작용시간을 길게 만들어주는 쪽으로 

2. GLP-1과 GIP를 분해하는 DPP-4라는 효소가 있는데 이 효소를 억제시켜서 GLP-1과 GIP를 오랫동안 살아남게 하자. 그래서 혈당을 내리자.

이런 기전으로 당뇨병 치료제로 연구가 됐었고

1번 기전, GLP-1 물질의 작용시간을 길게 연장해준 약, 1~2분에서 13시간 정도로 증가시킨 약이 바로 Liraglutide(Saxenda)입니다. Saxenda는 가장 대중적인 당뇨약인 metformin과 비교하자면, 혈당 및 당화혈색소 모두 metformin보다 더 우위에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대신 가격이 비싸서, 1차 선택약으로 쓰이지는 못하고, metformin 투약 후에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쓰이는 2차, 3차 선택약이었습니다.

이 약은 당뇨 환자에게 처음 쓰였는데, 제약회사에서 추적관찰을 하다 보니 당뇨 환자에서 심혈관계 부작용도 줄고 게다가 살도 빠지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당뇨약에서 비만약으로 허가를 변경하여 출시한 것이었습니다.

 

GLP-1 유사체가 체중을 줄이는 기전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1. 식욕감퇴
2. 위장관 운동 저하
3. 인슐린 분비 촉진
4. 췌장 베타 세포 보호 

1, 2번 효과에 대해 말하자면, GLP-1 유사체는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공복감이 감소합니다. 위에 작용하여 위 배출 시간을 느리게 해서 조금만 먹어도 받아들이지 못해서 음식 섭취량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사진_KBS뉴스

 

삭센다의 체중감량 효과는 어떨까요?

처음 당뇨치료제로 나왔던 연구에서는 체중이 약 3kg 정도 빠지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당뇨치료제들이 약간 체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에 비하면 체중까지 빠지는 좋은 결과였던 것이죠. 

제약회사는 이 약의 체중감소 효과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했고, 56주의 치료 간에 체중이 5-1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2년간 3000명 이상의 대상자를 연구했기 때문에 믿을만하고 대규모의 연구로 증명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체중 감량 효과도 아주 안 빠지는 일부 대상자를 제외하면 평균적으로 10% 정도 빠지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를 다른 비만치료제와 비교한다면 

Qysima(phentermine/topiramate) > Saxenda = Contrave(naltrexone/bupropion) > Belviq(Locaserin) 

이 정도로 나타납니다. 단일한 비만치료제만 놓고 본다면 중간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삭센다의 부작용은 어떨까요?

삭센다는 장기적인 부작용은 적은 편입니다. 

1.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두통, 저혈당, 소화불량, 어지러움, 복통 등입니다. 대부분은 위장관의 부작용을 나타내고 초기에 나타납니다. 

2. 췌장염: 당뇨병 환자에게서도 나타났었는데, 굉장히 심한 복통이 특징입니다. 

3. 동물실험에서는 갑상선 암의 발생이 증가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에서도 일단은 갑상선 수질암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부작용으로 인해서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는 다른 비만약에 비해 비슷한 수준이거나, 낮은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편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이렇게 인기가 많았던 걸까요?

그동안 비만약으로 쓰였던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벨빅, 퀴시미아 등은 모두 중추 신경계에 주로 작용하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라면, 삭센다는 내분비 내과에서 당뇨치료제로 쓰였다는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이 점이, 삭센다가 단기간에 굉장히 대중적인 약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항정신성 의약품이 아니어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거부감이 없었던 것입니다.

 

삭센다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삭센다는 부작용이 적은 약물입니다. 정신과적인 부작용으로 불면(3.6%), 자살사고(0.3%)가 있지만, 이는 위약(가짜약)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정신질환과의 관계도 위약(가짜약)과 비교하면 차이가 없었습니다. 관계가 있다고 해도 아주 미약한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는지를 잘 관찰해야 하겠습니다.

 

삭센다의 단점은 무엇일까요?

가장 불편한 것은, 인슐린 펜 형식이기 때문에 자신의 복부 피하지방에 직접 주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하루에 1번만 맞으면 됩니다. 두 번째, 비쌉니다. 원래 고가의 약이었습니다.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삭센다의 적응증
: BMI(체질량지수) 30 이상의 고도비만, 혹은 27 이상이면서 고지혈증, 당뇨, 당뇨 전 단계 등과 같은 대사질환을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 삭센다의 효과
: 약 10% 정도의 체중감량효과 

- 삭센다의 부작용
: 메스꺼움, 구토, 복통, 췌장염, 담낭염

- 삭센다의 장점
: 체중 감량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정신과적 부작용이 적은 편

- 삭센다의 단점
: 비싸고, 자가 주사의 번거로움​

 

내원하시는 분들 중에는 고도비만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정신과 질환이 있는 분들은 불면, 우울, 불안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도 비만 자체가 자존감 저하, 우울, 불면 등과 연관이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환자들에게 다른 향정신성 약물을 이용해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은 다소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이런 정신과적 증상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기존의 약물치료가 아닌 삭센다를 이용해 보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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