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전형진]

 

사연) 

성인 ADHD 관련 질문드려요. 꼭좀 도와주세요 의사 선생님.. 절박합니다 인생..

1. 공부하는 사람들이 먹으면 약효과 있을 때는 공부가 잘되는데 사라지면 그 괴리가 커서 공부하기가 힘들다던데 그러면 점점 약물에 의존하게 되고 용량을 올리다 보면 내성이 생겨서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땐 약 없이 못 사는 놈 되는 거 아닌가요?

2. 11개월 정도 먹을 생각이고 이 정도면 장기 복용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시간 안에 제가 약물의존이랑 내성이 생겨서 중독이 될 수도 있을까요?

3. 만약 약효가 끝나고 난 뒤에 공부가 안된다면 약 안 먹고 그냥 꾸준하게 더 오래 하는 게 더 낫지 않나요?

4. 이런 경우를 봤습니다. 공시생인데 오전에는 콘서타 27mg, 밤에는 페니드 5mg. 이렇게 먹으면 진짜 하루 종일 약에 의존하게 되는 건데 이래도 되는 건가요? 아예 공부를 약발로 한다는 건데... 그리고 만약에 제가 11개월 정도 저렇게 한다면 문제가 생길까요?

5. 만약 확진을 받아도 아침에 일어나서 유산소 운동하고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가지고 진짜 죽을힘을 다해 공부습관을 만든다면 ADHD는 공부에 별 장애가 될 수 있을까요? 저는 ADHD환자긴 하지만 공부 때문에 약을 생각 중인 사람이니까.. 

6. ADHD인 사람들 공부했다는 거보니 처음에 맛본 약빨이 신세계였는데 나중에 가면 그게 당연시되는 거 같이 느껴져서 (원래 콘서타 약이 처음에 이 뽕빨이 일주일 정도 가고 그 뒤로는 일반적인 효과인 차분함, 약간의 집중력 향이 남게 된다고 한다고 하는데) 이걸 약이 안 받는 거로 착각해버리고 약 복용량을 늘리면 이게 약물의존도를 높이는 건가요?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7. 만약 일반인이 콘서타를 먹을시의 효과와 부작용 내성, 그리고 ADHD환자가 콘서타를 먹을시의 효과와 부작용 내성이 어떻게 다른가요?

오늘 생활기록부 보니 초1~초6 때는 주위가 산만하며 실천력이 떨어진다 적혀있고, 뭐 검색하려고 인터넷 켰다가 갑자기 생각 안 나서 검색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아무튼 제가 ADHD가 맞는 거 같고 목요일에 검사받으러 예약도 해놨는데 솔직히 진짜 너무 무섭습니다. 이 약을 먹게 되면 제가 진짜 ADHD환자라고 인정을 하게 되는 건데.. 이게 잘 받아들여지지가 않네요..

그리고 제가 공시 준비한 지 2년 돼가는데 진짜 아예 공부를 안 했습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아 내가 2년 동안 공부를 못한 게 ADHD 때문이었구나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이렇게 자기가 공부 안 한걸 ADHD여서 못했다고 합리화하거나 이걸 핑계 삼아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저는 진짜 ADHD확진을 받으면 어떻게 될지 무섭습니다. 약을 먹어야 할까요? 약 먹기 진짜 너무 무섭네요.

.. 그냥 병원에서 ADHD는 아니라고 해줬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죽을힘을 다해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하고 또 도전해볼 텐데.. 근데 제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죽을힘을 다해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하고 또 도전해볼 텐데" 이렇게 했다가 성공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공부에서만) 

그래서 이번에는 꼭 붙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실패하면 그때 약 먹어볼걸.. 후회할 거 같아요.
지금 제가 고민되는 건.. 저는 아마 확진을 받을 거 같은데(물론 아니라고 해줬으면 진짜 좋겠어요)

이렇게 되면 약을 먹느냐 안 먹느냐인데 솔직히 저는 공부하기 전까지 뭐 덤벙대고 물건 잘 잃어버리고 깜빡하긴 해도 대인관계나 이런 건 좋았고 사회생활도 문제없었어서 사는데 그렇게까지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일상생활이 안된다거나 그런 적이 없었다는 말) 근데 지금 공부를 해보니까 이게 ADHD 때문에 내가 공부를 못하는 건지 아니면 게으르고 나태한걸 내가 ADHD 때문이라고 핑계 대고 있는 건지 매우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질문하고 싶은 건 약물 의존성입니다. 약 먹기가 꺼려지는 이유가, 검색해보니 공부하는 사람들이 먹으면 약효시간 때는 진짜 빡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데, 약효시간이 끝나면 그 전과 괴리가 너무 커서 공부하기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점점 약물에 의존하게 될 거고 점점 용량을 늘리고 내성이 생길 거 같은데.. 이게 진짜 너무너무 걱정입니다.

저는 만약 약을 먹게 되어도 시험이 내년 4월이니까 내년 4월 5일 정도까지 먹을 생각인데 지금부터 먹으면 대략 11개월 정도 될 거 같습니다.  11개월이면 장기 복용인데 약 내성 생기고 그러진 않을까 너무 걱정되네요. 그리고 약효과 끝나고 나서 공부 못해버리면 그건 약 안 먹느니만 못한 거 아닌가요?

글이 너무 산만한데... 요약하면

1. 공부하는 사람들이 먹으면 약효과 있을 때는 공부가 잘되는데 사라지면 그 괴리가 커서 공부하기가 힘들다던데, 그러면 점점 약물에 의존하게 되고 용량을 올리다 보면 내성이 생겨서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땐 약 없이 못 사는 놈 되는 거 아닌가요? (콘서타 약에 약물 의존과 내성이 많이 있나요?)

2. 11개월 정도 먹을 생각이고 이 정도면 장기 복용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시간 안에 제가 약물의존이랑 내성이 생겨서 중독이 될 수도 있을까요?

3. 만약 약효가 끝나고 난 뒤에 공부가 안된다면 약 안 먹고 그냥 꾸준하게 더 오래 하는 게 더 낫지 않나요?

4. 공시생이 오전에는 콘서타 27mg, 밤에는 페니드 5mg 이렇게 먹으면 진짜 하루 종일 약에 의존하게 되는 건데 이래도 되는 건가요? 아예 공부를 약발로 한다는 건데. 그리고 만약에 제가 11개월 정도 저렇게 한다면 문제가 생길까요?

5. 만약 확진을 받아도 아침에 일어나서 유산소 운동하고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가지고 진짜 죽을힘을 다해 공부습관을 만든다면 ADHD는 공부에 별 장애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6. ADHD인 사람들 공부했다는 거보니 처음에 맛본 약빨이 신세계였는데 나중에 가면 그게 당연시되는 거 같이 느껴져서 (원래 콘서타 약이 처음에 이 뽕빨이 일주일 정도 가고 그 뒤로는 일반적인 효과인 차분함, 약간의 집중력 향이 남게 된다고 한다고 하는데) 이걸 약이 안 받는 거로 착각해버리고  약 복욕량 늘리면 이게 약물의존도를 높이는 건가요?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7. 만약 일반인이 콘서타를 먹을시의 효과와 부작용 내성, 그리고 ADHD환자가 콘서타를 먹을시의 효과와 부작용 내성이 어떻게 다른가요?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입니다. 올려 주신 사연을 보면 ADHD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에 대한 궁금증을 올려 주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학업에 영향을 주는 증상이 많다 보니 시험공부와 관련하여 약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네요.

아직 ADHD로 진단을 받은 상태인지 아닌지 제가 파악하기는 힘든데, ADHD가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는데 방해가 되는 질환은 맞지만, ADHD가 치료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거나 공부가 잘 될 가능성은 있지만 무조건 잘 될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ADHD로 진단받은 성인은 안정적인 성인에 비해 산만하고 부주의한 증상으로 인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해야 할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점에 문제가 있고 결국 시간 관리를 하지 못하고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좌절을 감내하지 못하고 충동적이며 다혈질적인 모습을 보여 꾸준한 교육이나 직장 생활을 어려워하고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DHD로 진단받고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단순히 학업 성적과 연관된 문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과 연관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공부와 관련된 요소만으로 진단 및 약물 투여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주로 질문하신 내용들이 약물 의존과 관련된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콘서타 등의 약물에서는 일반적으로 내성이나 의존 등의 불법적인 약물 사용에서 보이는 부작용이 없습니다. 따라서 약물 내성으로 인해 중독의 문제에 빠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성인 ADHD 환자에서 음주나 다른 약물 남용 등 물질 사용 장애 위험이 높은 경우에 우선적으로 콘서타 사용을 권장할 정도로 안전한 약물입니다.

11개월 정도 복용하는 것은 장기복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약물 치료를 얼마나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확립된 의견은 없지만 여러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약물 치료는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는 한 지속되어야 하며 최소 1년에 한 번은 지속 치료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약을 먹어야 하는 필요성, 이득, 부작용, 안 먹었을 때의 계획, 동시에 앓고 있는 다른 정신과 질환 등을 고려하여 약물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 논의해볼 수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콘서타의 부작용으로는 식욕저하, 위장관계 증상(소화불량 등), 심혈관계 문제(이전에 고혈압이 있는 경우 심전도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울, 불안, 어지러움증, 이전에 있었던 틱의 악화, 경련 발생 역치를 낮춤, 드물게 정신병적 증상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들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하고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당장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학업과 관련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질환 및 약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점은 이해가 됩니다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성인 ADHD는 개인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입니다. 실제로 ADHD가 진단된다면, 학업 이외에도 다른 부분에 증상이 있을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하여 치료 방향을 결정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작성자님께서 걱정이 된다면, 적절한 시기에 의료 기관을 찾아서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국립공주병원 전공의 수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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