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단감 “침묵의 살인자, 지방간”

건강검진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신 적 있나요? 젊은 독자 분들은 거의 없겠지만 중년에 접어든 분들은 복부 초음파를 많이 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지방간이 확인됩니다.

그럼 지방간은 왜 생길까요? 가장 큰 원인은 술입니다. 술의 에탄올 성분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와 활성산소 자체가 간에 치명적입니다. 또한 장내 세균에서 나오는 독소가 장점막을 통해서 흡수가 됩니다. 이 독성물질들은 간문맥을 따라 간으로 들어가서 쿠퍼세포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발생하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간은 딱딱하게 섬유화되고 더 심하게는 간경화 그리고는 간부전, 간세포암의 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천천히 진행되고 심각한 증상을 발생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환자들은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간부전으로 간이식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습니다.

지방간은 알코올뿐만 아니라 비만, 제 2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지방간은 초음파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장 정확한 방법은 조직검사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조직검사는 침습적인 검사라서 정말 필요할 때가 아니면 하지 않는 편이죠.

지방간의 치료는 어떻게 보면 간단합니다. 일단 술을 끊어야 합니다. 그리고 건강한 몸을 찾아 체중도 빼야 합니다. 체중은 1주일에 1kg 정도 목표로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하면서 줄여나가야 합니다. 급격한 체중감량은 오히려 간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정말 심한 비만에서는 비만 수술을 받아서 지방간이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초콜릿복근을 가지기 힘들듯 지방간을 가진 사람이 적절한 체중을 다시 찾고 술을 끊는 것이 쉽지는 않죠. 하지만 조용히 목을 조여오는 지방간의 위협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때 방치한다면 몇 년 뒤 처절하게 후회할 수도 있을 정도로 무서운 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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