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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우울증으로 학교 가는 것도 힘든 아이, 나아질 수 있을까요?
이주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 승인 2019.06.13 07:59

[정신의학신문 : 이주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현재 고등학교 다니는 여학생의 엄마입니다.

중고등학교 생활 때 친구관계가 너무 힘들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였습니다. 왕따 당하기 싫어 내키지 않은 일에도 억지로 친구들과 어울리며 지냈습니다.

그 당시에는 집에 학교생활이 힘들고 말을 하지 않아 가족들은 모르고 있다가, 고등학교 와서는 정말 힘들다고 저한테 도움을 청하더라고요.. 그래서 위클레스에서도 상담도 하고, 정신건강의학과도 방문을 하여, 우울증상이 있다며, 작년부터 렉사프로정 5mg 복용을 하였습니다. 서서히 좋아지고, 학교생활도 괜찮다고 해서 얼마 전까지 복용하다가, 복용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의 상처가 아문 게 아니고, 약효과를 본 거 같습니다. 복용 중단 후 금단현상도 1주일 정도 있었고, 그 후 1주일은 평온하게 학교생활은 하는가 싶더니 저번 주부터 우울감이 오는 거 같습니다.

현재는 학교도 가기 싫고 대인기피증도 있는 거 같습니다. 무기력함과 마냥 혼자 있고 싶다고 하네요..

약을 다시 복용해야겠지요?

아이가 약에 의존하면 어쩌나,,, 극복하기 힘들면 어쩌나.. 저도 너무 불안합니다.

평생을 약으로 버텨야 하나...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거죠?.. 간절합니다..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이주영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댁의 따님이 힘들어하는 모습에 어머니로서 정말 대신 아파 줄 수도 없는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 너무 잘 전해집니다.

우선, 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신 내용으로만 본다면,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우울증의 재발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어머니 말씀대로 마음의 상처가 깨끗하게 아문 것이 아닐 수도 있고, 생물학적으로 우울증이라는 질환이 재발한 것일 수도 있지요.

위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렉사프로라는 약물 복용도 하면서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따님의 증상이 나아졌을 것입니다. 이 중에는 가족의 관심과 지지, 또는 그 외의 여러 환경적(친구와 선생님 포함) 지지가 포함되었을 것입니다. 증상은 그러면서 서서히 좋아졌을 수 있고, 증상이 좋아지고 당사자가 잘 지내면서 이전의 모습을 보이게 되면 스스로도 감정의 평안을 찾고, 주변에서도 그러한 변화를 느끼면서 함께 안도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평소처럼 지내게 됩니다.

여기서 ‘평소’라는 말이 주는 의미가 좋을 수도 있고, 깊이 더 생각해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환경(사람의 환경을 포함)은 당사자가 이전의 모습을 보이게 되면, 환경도 이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 말은 다시 따님이 우울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으로 되돌아간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환경은 잘 변하지 않기 마련이니까요.

따라서 여러 가지 영향을 주는 요인 중에 이런 변하지 않는 요인을 잊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재발을 하거나 뭔가 반복이 될 때에는 당사자의 요인도 있지만 잘 변하지 않는 환경의 요인도 가볍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변화를 만들기 어렵더라도 말이지요.

 

당사자, 즉 따님 자신의 경우에는 어머니의 말씀처럼 우울증상을 초래하게 된 어떤 마음의 상처 혹은 내적 갈등 등 다양한, 혹은 중요한 몇 가지(혹은 한 가지)가 해결되지(아물지) 않은 채 약물로 잠시 가려져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슈는 쉽게 찾아지지 않을 수가 있고 찾는다고 해도 해소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많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몇 차례의 상담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규칙적이고 긴 기간 동안의 정신 치료(따님에게 맞는)가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시간이 좀 걸려서 당장의 실생활에 영향을 줄이는데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앞으로 재발을 줄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약물의 사용기간을 줄이고 ‘마음의 변화’를 가져오는 데에 필요한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따님이 학교도 가기 싫어하고, 사람들을 만나거나 마주치기 싫어하는 대인 기피 증상, 무기력, 마냥 혼자 있고 싶어 할 경우는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증상이 발생한 것이므로 이전처럼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약물을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어머니께서 안심을 하셔도 되는 부분은 ‘의존’이라는 주제입니다. 우울증을 치료하게 위해서 사용하는 항우울제들은 ‘의존성’에 있어서 안심을 하셔도 되는 부분입니다. 다만, 좀 오랜 기간의 사용이 필요할 수 있지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정신 치료(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가 함께 병행이 되고, 더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환경의 개선이 동반된다면, 약물 사용 기간을 줄일 수 있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즉, 걱정하시는 것처럼 평생을 약으로 버텨야 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지요.

 

위에 말씀드린 내용들은 순수한 우울증과 관련하여 말씀드린 한계점이 있습니다. 진단이 바뀔 수도 있는 등의 또 다른 경우에 대해서는 다른 방안이 제안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시고, 도움을 받으셨던 치료기관에 따님과 함께 방문하시어 다시 치료를 시작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부디 따님이 힘든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원하는 인생의 길에 들어설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이 조금이나마 어머니께 위안과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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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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