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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다는 사람에게 당장 해줄 수 있는 3가지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4.08 08:15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4.3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최근 13년 동안이나 1위였습니다.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최근 5년 동안 조금씩 줄어들기는 했지만 2017년에도 12432명이나 안타까운 선택을 했습니다.

요즘 우리는 학교나 집에서, 직장에서 ‘나 너무 힘들어, 죽고 싶어.’라는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그냥 위로해주면 되는 것인지,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혹시 내가 말실수를 해서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그렇다고 가만히 지켜보자니 큰일 날 것만 같아 염려됩니다.
 

사진_픽사베이


1. 절대로 혼자 있게 두지 않는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당신에게 SOS를 구했을 때, 흔히들 ‘지금 당장 가야 할까? 에이 그냥 한번 해보는 소리겠지?’ ‘저번에도 이랬는데... 별일 없었어’하며 고민합니다.

실제로 자살 사고를 가진 사람들 중 10~20% 정도만이 자살시도로 이어지고 자살 시도를 한두 번에 성공하는 일은 드뭅니다.

하지만 죽고 싶다는 말을 가볍게 들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그 사람이 아무리 멀리 있든, 시간이 밤이건 새벽이건, 지금 달려가서 옆에 있어주는 게 도움이 됩니다. 만약 물리적으로 너무 멀거나,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전화를 몇 시간이고 계속하면서 대신 가줄 수 있는 다른 가족이나 친구를 꼭 찾아보세요.

 

2. 정답을 말해줄 필요 없다. 오직 들어줘라.

친하면 친할수록, 그 사람의 사정에 대해 잘 알면 알수록 우리는 뭔가 조언을 해주고 싶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자살을 생각할 만큼 괴롭고 우울한 사람의 뇌는 분노와 좌절감으로 자극되어있고 호르몬의 과다로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대화보다는 그저 그 사람의 한탄을, 힘든 점을 들어만 주세요.

물론 지겹고 힘들 수 있습니다. 백번도 더 들어서 뻔하고, 답이 없는 얘기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한번 더 들어주세요.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말고 답을 찾아주려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특히 너만 힘든 거 아니야, 다 마찬가지야, 나도 정말 힘들었어 식의 위로는 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3. 밥을 먹여라.

죽고 싶은 사람이 식욕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당연히 음식을 거부하게 될 텐데, 이 경우 탄수화물의 부족으로 트립토판이 부족해지고 우울감과 불안감을 달래줄 수 있는 세로토닌 생성이 어렵게 됩니다. 그러면 초조감과 좌절감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기지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밥을 꼭 먹이세요. 죽이든, 시리얼이든, 입에 넣고 씹어 삼키게 하십시오. 식사를 하고 새로운 호르몬과 당이 보충되면, 부정적으로만 쌓였던 생각의 전환이 오기 때문에 부정적 사고의 악화와 집착에서 잠깐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실제 자살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곳은 부모나 형제보다, 의외로 연락이 뜸했었던 동창이나 친구였습니다.

죽고 싶다는 말.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기엔 너무나 무겁고 간절한 메시지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하더라도, 아주 잠깐만 그들에게 관심과 인내심을 나눠주세요. 그 노력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귀한 위로가 될 테니까요.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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