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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날 왜 갑자기 힘들어졌을까?
이수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3.15 04:57

[정신의학신문 : 이수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실에 방문하는 20대~40대의 가장 많은 방문 사유는 우울, 불안입니다. 그리고 우울 불안의 이유로는 직장 내에서의 스트레스와 육아 스트레스가 가장 흔한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방문하셔도 자기가 뚜렷하게 스트레스가 없다고 설명하시는 경우도 많은데요. 오늘은 어느 날 갑자기 나도 모르게 힘들어진 것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이것은 그냥 저의 경험적인 것이라 딱히 어떤 학문적인 배경을 가지고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제 생각도 바뀔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대체로 이유 없이 힘들어졌다고 설명하는 분들은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애착(attachment)" 문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진_픽셀


애착이란 내가 태어나서 나를 키워주고 보살펴주는 나와 가장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아무 이유 없이 힘들어졌다고 설명하는 분들의 과거 기억을 쫓아가다 보면 기억할만한 학대 경험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부모로부터 적절한 반응을 못 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아버지가 바쁘시고 어머니가 우울해서 제대로 아이를 돌보지 못한 경우, 아니면 부모님이 맞벌이어서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경우(특히 부모님을 자영업 하시면서 아이가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이나 상점에서 같이 키워진 경우), 부모가 이혼 재혼을 하면서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란 경우, 부모가 이혼하면서 한 부모에게 키워졌는데 양육을 책임지는 부모가 생업에 종사해야 해서 아이들을 잘 못 돌본 경우 등이 있습니다.

 

애착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민감성과 반응성인데 부모가 아이의 필요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게 되면 아이는 세상에서 자기를 돌봐주는 사람이 명확하지 않으며, 혼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런 분들은 결혼하거나 연애를 해도 자기 속마음을 상대 이성에게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힘든 것을 말하면 상대방도 같이 힘들어진다거나 내가 힘든 것을 말해도 상대방이 반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세상이라는 곳은 기쁨도 있지만 고통도 가득합니다.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낼 때, 내가 힘든 것을 말하지도 않고 말할 수도 없다고 하면 하루하루 사는 게 고통스러울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분들은 고통에 익숙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고통스럽지도 않다고 말하시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요.

 

애착 문제로 인한 불안, 우울에는 당장의 증상 완화에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신치료(psychotherapy)가 병행되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착 문제가 발생하면 친밀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다시 사람들에게 적절한 친밀감을 느끼는 것은 "내가 사람들한테 친밀감을 못 느껴서 이런 괴로운 감정이 생기는구나"라고 단지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정신치료는 자신의 애착의 어려움이 어떻게 해서 발생했는지, 그로 인해서 자신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왔는지, 친밀감을 다시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애착 문제가 있으신 분들은 지금 당장 우울, 불안한 게 좋아지더라도 "정신치료"를 한번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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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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