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단감 “감기 걸린 며칠 뒤, 갑자기 빙글빙글 어지러우면?”

멀미, 이석증, 메니에르… 지난 몇 주간 전정기관과 말초성 현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 주는 그 중 하나인 전정신경염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전정신경염은 균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서 발생한 감각신호를 전달해주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짧게 발생하고 메니에르는 몇 시간 정도만 지속되는 어지럼증에 청각증상이 동반되는 반면 전정신경염은 오로지 빙글도는 어지럼증만 하루가 넘는 기간동안 지속이 됩니다. 물론 이런 증상은 뇌 쪽에 문제가 있을 때도 생길 수 있으니 뇌졸중을 시사하는 신경학적 증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전정신경염의 진단이 가능합니다.

전정신경염의 원인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과 비슷한 시기에 오는 경우가 많아서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옛날 기록에서는 런던 첼시 지역의 예술가 집단에서 집단 발병을 했다는 보고도 있고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가 전정신경염에 효과가 없다는 점은 약간 모순이 되긴 합니다.

이런 환자들의 증상과 의사가 시행하는 신체검진을 통해 전정신경염의 특징을 확인하면서 진단을 하게 됩니다. 시선을 고정할 때 수평방향으로 튀는 자발성 안진이나 두부충동검사(Head thrust test)에서 지연된 반응을 보이는 등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다행히도 바이러스질환처럼 한번 앓았다가 다시 낫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2~3일 정도 심했다가 평균 6주 정도는 약하게 후유증이 남아 있는데 10% 에서는 1년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치료로는 어지럼증을 줄여주는 약을 사용할 수 있는데 멀미약을 먹으면 졸리듯이 신경에 작용하기에 무조건적인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둘째로는 염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서 전정신경염 자체를 줄여주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정기능재활운동을 시행함으로써 말초신경의 부족한 부분을 중추신경이 보충해주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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