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렇게 다양한 범죄 의혹을 한 번에 받았던 연예인은 없었다. 마약 유통 혐의, 경찰 유착 의혹, 성접대, 성범죄 영상 공유 등 나날이 의혹이 늘어가는 가운데, 지난 11일 가수 승리 씨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승리 씨의 공식입장 전문을 정리하면, 먼저 승리 자신 스스로는 결백하지만,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고, 주변 사람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은퇴를 결심했다는 내용이다.
 

사진_연합뉴스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죄가 있더라도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당연히 스스로에게 불리한 일이니 결백함을 주장하는 것은 승리 씨 당사자에게는 합당한 일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식입장을 발표하면서까지 자신의 결백함을 내비치는 것은 어색하다. 이미 그를 지켜줄 팬 층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런 식의 공식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승리 씨에 대한 보호막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반감만 더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현 상황을 아는 누구나 다 예측 가능하다.

그러니 결국 이 공식입장문의 목적은 결백을 주장해 여론을 돌리기 위함이 아니라, 문제를 더 커지게 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입장의 핵심은 ‘국민역적’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바로 그 뒤에 나오는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 주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라는 문장이다.

승리와 YG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에게 ‘승리’가 책임을 지는 선에서 이번 일을 마무리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뿐 만이 아니라, 투자자 중 승리의 범죄 의혹과 관련이 있을 인물들에게도 협조를 요청하는 것일 수도 있다.

 

YG는 과거 박봄 마약 밀반입 사건 당시 입건 유예 처분을 받은 사건이나, 최근 최대 병가 사용일인 30일 이상의 병가를 쓰며, 1년 동안 109일을 부대 밖에서 보낸 지드래곤의 군 복무 형태 등으로 인해, 사회 권력층과의 유착관계에 대해 꾸준한 의심을 받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승리가 군대에 입대해 경찰이 아닌 헌병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군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에 비해 헌병이 정확한 수사를 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며, 기밀을 유지해야 하는 군 특성 때문에 수사 과정 자체가 불투명하게 될 것이다.

정확한 수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승리는 무혐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승리가 무혐의 처분을 받을수록, YG, 승리와 YG의 투자자, 의혹 관련 인물들은 그 수혜자가 된다. 경찰 또한 수혜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미 유착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에 수사를 잘 진행해도 본전인 상황인데, 그 짐을 군대로 넘기는 동시에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가 승리할 것인가, 승리가 승리할 것인가.

승리의 군 입대 여부는 이 사건의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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