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홍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노인이 되면 신체적인 질환이 늘어난다. 관절염, 근육통, 두통, 호흡기 질환, 뇌졸중의 후유증 등 노인들은 많은 질환에 시달린다. 그리고 이 질환에는 고통이 동반된다.

잠을 자지 못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통증이다. 통증이 있으면 우선 잠들기 힘들고, 잠을 자는 중에도 통증으로 인해 깊은 잠을 자기 힘들고 잠에서 자주 깨게 된다. 이를 수면분절이라고 한다. 즉, 잠이 조각나게 되고 정상적인 수면주기가 유지되지 않는다. 그리고 잠이 깊어지기 힘들어 서파수면에 도달하기 힘들게 된다.

수면을 통해 정신적·신체적 피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수면의 양뿐 아니라 수면의 연속성도 중요하다. 그런데 신체적인 질환은 이러한 수면의 연속성을 저해한다.
 

사진_픽사베이


나이가 들면서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또한 늘어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의 30%가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

노인에서 코골이/수면무호흡증이 늘어나는 이유는 노화로 기도 주위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고 조직 탄성이 떨어져 수면 중 기도를 좁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면 중에 호흡이 힘들어지면서 산소가 부족해지면 그 결과 잠에서 깨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면 연속적이고 깊은 잠을 자기 힘들어진다.

젊은이의 수면무호흡증은 대개 비만과 관련되고 그 정도가 심하며, 고혈압, 당뇨, 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데 반하여, 노년기에 시작된 수면무호흡증은 그리 심하지 않다. 하지만 낮 동안의 졸음과 기억력 저하를 가져오며 고혈압, 당뇨, 뇌혈관 질환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요한다.

기억력 저하는 깊은 수면 부족도 관련되지만, 무호흡으로 인한 산소 공급 부족으로 뇌가 낮 동안 받아들인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지 못하며, 또 뇌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뇌 휴식 부족은, 다음 날 학습 효율도 떨어뜨린다. 노인의 기억력 저하는 치매를 의심하게 만든다. 기억력 저하를 보이는 노인에서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노인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젊은이의 그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물론 편도가 크거나 연구개가 늘어지고, 구개수(목젖)가 크고 길게 늘어나 있다면 이들 조직을 제거하거나 줄여서 기도를 확보하는 수술이 좋다.

그런데 노인의 경우 근육 긴장도 저하, 조직 탄성 저하가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직을 제거하는 것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또 고혈압, 당뇨 등 동반질환으로 수술을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따라서 노인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상기도양압술이 수술보다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코 혹은 코와 입을 모두 덮는 마스크를 이용하여, 양압발생기에서 나오는 공기를 일정한 압력으로 불어넣어 기도를 열어주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가장 효과적이며 특별한 부작용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 코골이 하지불안증후군 불면증 기면증에 대한 종합보고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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