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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 정신질환, 정신장애는 어떻게 다를까?
장재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2.18 00:54

[정신의학신문 : 장재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혹시 정신병과 정신질환, 정신장애라는 용어의 차이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사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비슷한 의미로 혼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이들 헷갈려하시는 것 같은데요.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 정리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사진_픽셀


우선 정신병은 가끔 정신에 생기는 모든 병(mental disorder)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기도 하나, 대개는 이상행동 증상을 보이는 중증 정신질환을 정신병으로 지칭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병은 사실 전문 의학 용어는 아닙니다. 보다 정확한 용어는 ‘정신병적 장애(psychotic disorder)’로써 이에 속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조현병입니다. 조현병은 망상이나 환각, 비논리적 사고 등의 증상으로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물론 조현병 외에도 망상장애, 조울증, 치매, 약물의 부작용, 뇌손상 등 여러 다른 요인들로 인해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우울증 또한 심한 경우 정신병적 증상(psychotic symptom)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신병은 단일 질환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이상행동 증상을 보이는 여러 질환을 통칭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사실 오랜 기간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정신병이라는 용어를 정신질환을 약간은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진료실에서 환자분들로부터 “제가 정신병자는 아니지요?”라는 걱정 어린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욕을 할 때도 상대에게 ‘미친 *’, '정신병자'라는 용어를 쓰면서 자극하기도 하죠. 이런 식의 표현은 정말 자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신병이라는 질환도 누구나 앓을 수 있는 수많은 병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투병 중인 개인에게는 아주 감당하기 힘든 불행일 때도 많습니다. 우리가 별생각 없이 하는 말에 병에 대한 편견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말이 가뜩이나 힘겨워하고 있는 환자분들을 더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입니다.

 

​정신병과 달리 정신질환은 대개 정신과에서 진료하게 되는 질환 전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병적 장애인 조현병을 포함해 공황장애 같은 불안장애, 아동의 ADHD, 우울증, 심지어는 단순한 불면증까지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를 지닌 표현입니다.

원래는 그렇지만 '정신질환자'라는 용어에는 또 다른 차원의 의미가 있습니다. 2017년 개정된 우리나라 정신건강복지법에서는 ‘정신질환자’를 망상, 환각, 사고(思考)나 기분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시켰습니다. 정신질환자의 법적 의미를 현실검증력이 손상된 심한 정신병 환자로 제한한 것이죠.

이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해소 및 권익증진을 위해 개정된 것인데요. 이렇게 되다 보니 정신질환자의 법적 의미는 오랜 기간 의학계나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의미와는 다소 차이가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정신질환이라는 용어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신장애는 어떤 경우를 뜻할까요? 정신장애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반 정신질환으로서의 정신장애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우울증의 정확한 의학용어는 주요우울장애입니다. 조울증은 양극성 정동장애고요. 자폐증은 전반적 발달장애입니다. 그 외에도 공황장애, 수면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흔히 진료하게 되는 거의 모든 질환이 장애라는 표현을 담고 있습니다. 이때의 장애는 disorder를 의미합니다.

또 다른 장애의 의미는 우리가 흔히 장애인을 이야기할 때 의미하는 disability로서의 장애입니다. 이런 경우 장애의 의미는 치료를 해도 회복에 한계가 있는 경우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청각장애, 시각장애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죠. 안타깝지만 정신과 질환 중에서도 치료를 해도 잘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조현병, 우울증, 조울증, 조현정동장애, 자폐증, 지적장애 등의 질환은 완치되지 않고 정신기능이 일부 손상된 채로 장기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있어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장애등급을 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글로는 같이 '장애'라는 용어로 표현되지만 영어로는 disorder와 disability라는 차이가 있으니 이 또한 상황에 맞게 이해하셔야 할 듯합니다.

그동안 용어의 혼선 때문에 오해가 있었다면 이번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재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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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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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늘 2019-03-21 23:14:56

    정신건강문제는 조기에 발견하여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전라북도정신건강홈페이지 www.jbmhc.or.kr/ 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 1577-0199 혹은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을 통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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