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정신 주의력결핍
과집중, 지나치게 하는 것도 문제?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1.28 04:47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누구나 가끔 무언가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집중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게임이나 영화, 막 배우기 시작한 운동, 여행에서의 시간,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 등의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경우는 물론, 시험 전날 밤샘 공부, 과제 마감 직전의 촉박한 상황처럼 특별한 경우도 있지요.

이같이 홀린 상태에서 무언가를 하는 경험을 흔히 몰입(flow)이라 부릅니다.
 

Mirte P. van der Lugt, https://medium.com


과집중(hyperfocus)

과집중은 몰입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질적으로 다른 영역입니다. 정의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대개 "시간에 대한 지각이 왜곡되고, 주변 세상에 대한 인식을 못하며, 한 가지 일을 하다 멈추고 다른 것을 하기 어려운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과집중은 행동의 효율이 높아져 많은 양의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하고, 기억력이 좋아지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통해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좋은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집중은 이 같은 "초능력"이라기보단 문제의 측면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더 많습니다.

 

과집중이 있으면 ADHD 인가?

과집중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취미나 게임, 컴퓨터를 이용한 작업, TV 시청과 같이 개인적 상황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추어질 때입니다.

ADHD(성인이든 소아, 청소년이든)에서 이러한 과집중이 문제가 되는 경향이 조금 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진단기준에서 과집중은 ADHD의 진단 기준에 있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진단에 고려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진단기준에는 없습니다. 

물론 관련이 있다는 연구 보고는 제법 있습니다. 여기서는 과집중이 ADHD의 핵심 증상인 주의력의 적절한 안배가 안 되는 것, 멈추는 것의 어려움(disinhibition), 작업 전환의 곤란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ADHD가 있는 경우에는 보상이 있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활동에는 집중이 안돼서 그 반대의 경우가 문제라고 보는 것이지요. 하지만 단순히 과집중이 지나치다고 하여 ADHD로 진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른 경우에서 과집중

자폐증, 강박증, 정상적 발달과정에서도 과집중을 보이기도 합니다. 우울증이나 불안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과집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분이나 불안을 경험하는 상태에서는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이 제한되기 쉽습니다. 학업, 업무 스트레스가 과도한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데 이럴 때 재미있고, 자극적인 행동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울하다 하면서 밤새 게임을 한다거나, 불안해서 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인터넷 쇼핑에만 몰두하는 것부터 월요일 출근 전날 밤늦게 동영상, 게임을 하는 일상적인 경우도 이에 포함합니다.
 

사진_Unsplash


몰입과 과집중

몰입(flow)이라 부르는 경우도 넓게 보면 과집중에 포함합니다.

사실 몰입은 긍정적 결과가 있는 경우에만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최적의 경험을 하는 상태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낮은 단계의 몰입이 아닌 지나친 몰입의 경우도 과집중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환경과 단절된 기분이나 혼자 깊게 몰두하는 경험과 같은 것이지요.

하지만 몰입을 잘한다고 하여 과집중 상태가 되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실제로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독질환과 과집중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분야는 아니지만 중독과 과집중의 연관성은 ADHD를 매개로 생각합니다. ADHD가 있으면서 과집중 경향을 보이는 경우에 인터넷/게임 중독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기도 합니다. 특히 부주의한 것이 우세한지, 충동성이 우세한지에 따라 중독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지지만 과집중은 아형(subtype)과 관련성은 높지 않습니다. 

 

과집중이 문제가 될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처럼 과집중은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 있지만 쉽게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행동입니다. 문제가 될 때는 아래의 방법을 사용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1. 언제(무엇을 할 때), 혹은 어떤 것에 과집중이 생기는지를 먼저 파악한다.
2. 의지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도움을 청한다. (주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3. 시간을 기준으로 행동을 모니터링한다. (적극적으로 쉬는 시간 사용하기)
4. 상벌 제도를 활용하기. 

 

과집중은 긍정적 측면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개 관심 있고 자극적이고 재미를 주는 특정 분야에 빠져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과집중의 특성상 시간에 대한 인식능력이 떨어지고, 세상(나를 제외한)에 대한 인식을 못하고, 개인적 욕구도 무시하며, 전환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스스로의 의지나 생각만 가지고 과집중을 조절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럴 때에는 과집중이 우려되거나 예전에 과집중을 했던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시간을 기준으로 행동을 멈추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게임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우에는 일정 시간만 게임을 하고 쉬는 시간(힘들지만)을 두는 식으로 스스로, 혹은 가족과 함께 규칙을 정해야 합니다. 무조건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닌 시간을 기준으로 행동을 통제한다는 느낌이 중요합니다.

거기에 보상과 처벌을 함께하면 효과적입니다. 즉, 규칙보다 오랜 시간 집중을 하면 처벌을, 규칙대로 준수했을 때는 보상을 받는 것이지요. 이렇게 시간을 기준으로 행동하는 것에 보상을 경험하면 이 패턴이 강화되고 습관화되어 과집중의 긍정적 부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참고

K.E. Hupfeld et al.  ADHD(2018)
Ozel-Kizil E. et al. Eur Neuropsychopharmacol. (2013)
Woltering S, et al. Neupsychologia (2013)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인터넷신문윤리강령이메일무단수집거부CONTACT
(주)정신건강연구소  |  정신의학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105-87-08929  |  등록번호 : 서울, 아03874  |  등록일자 : 2015년 8월 25일  |  발행·편집인: 박소연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하문로 17길 보광빌딩 12-10  |  대표전화 : 070-7557-9104  |  팩스 : 02-320-60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선우
Copyright © 2019 정신의학신문-의사들이 직접 쓰는 정신 & 건강 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 Back to Bot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