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etano Previati : Maternity

누구나 자신의 자유로움과 자애로움을 뽐내며 살아가지만, 실상 우리는 사랑을 받기 위해 살아가는 수동적인 존재다. 우리는 사랑을 받기 위해 살아간다. 그것도 아주 고농도의 순수한 사랑을 위해서. 우리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꿈꾼다. 단지 ‘나’로서, ‘나’ 그 자체만으로 사랑받기를 꿈꾼다. 우리는 사랑에 조건이 개입되는 순간 사랑을 부정하다고 생각한다. 계산을 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랑받는 존재가 ‘나’가 아닌 그 계산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사랑을 받기 위해 ‘나’라는 존재 위에 조건들을 덧입히면서 살아간다. 아니 현 시대의 우리는 조건들을 위해서 산다. ‘순수’한 사랑의 어려움을 알고 그것을 ‘양’으로 충족시키려 한다.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좋은 교육을 받으려고 하고, 돈을 많이 가지려고 하고,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고, 돈을 많이 벌어도, 또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도, 그래서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아도 우리는 항상 배가 고프다. 쇳조각이 아무리 많이 모여 봐야 다이아몬드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Michelangelo : Pieta

어쩌면 우리는 기억도 하지 못하는 사랑의 원형, 어린 시절 엄마의 사랑과 닮은 사랑을 찾아 평생을 헤매는 것은 아닐까? 문학과 예술, 철학에서 표현되는 낭만적인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 최고의 가치를 지닌 사랑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이러한 조건 없는 사랑은 갓 태어난 아기를 돌보는 모성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엄마의 사랑’과 낭만적인 사랑은 종의 유지를 위해 진화론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런 사랑들은 혼자서는 삶을 유지할 수 없는 유아기의 인간이라는 종을 지켜나간다. 이런 사랑들은 ‘엄마’와 ‘아빠’가 함께 힘을 모아 아이를 낳고, 아이를 기르는 데 아주 유용한 시스템이다. 자신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아이를 낳고, 아이를 기르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 뇌 속 시스템이 보상경험(Reward experience)이다. 보상체계는 생애의 일정 기간을 남녀가 함께 지내게끔 도와준다. 보상체계에 가장 중요한 물질이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SEX를 할 때, 부부관계에서 긍정적인 feedback을 받을 때, 아이의 천사 같은 미소를 볼 때 뇌 속에 분비되어 우리에게 쾌락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런 보상체계에 의한 희생은 엄밀히 말하면 희생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즐거움과 기쁨을 위해 다른 선택을 잠시 접어두는 것이다. 더 큰 쾌락이 있을 경우 이런 보상체계에 의한 희생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다.

 
 

'엄마의 사랑’을 완성 시키는 것은 옥시토신이다. 옥시토신은 단순한 여성의 뇌를 ‘엄마의 뇌’로 변화시킨다. 옥시토신은 엄마의 면역력을 높여 아이를 돌보는데 필요한 건강을 유지하게끔 한다. 옥시토신은 ‘엄마’로 하여금 아이를 돌보면서 다른 필요한 일들을 할 수 있게끔 ‘멀티태스킹’ 능력을 향상 시킨다. 또한 옥시토신은 아이가 울어도 짜증나는 마음 대신 돌보려는 마음이 들게끔 한다. 항상 아이의 표정을 살피고 아이가 건강한지 평안한지 상대방의 얼굴 표정에 관심을 갖게끔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옥시토신은 엄마의 공감 능력을 향상 시키고 엄마의 이타적인 마음을 풍부하게 만든다. 아이를 돌보는데 필요한 진정한 희생은 도파민이 아닌 이 옥시토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모성애와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꿈꾸는가? 모성애와 낭만적인 사랑은 뇌 속 반응부터 차이가 있다. 우리가 꿈꾸는 그런 낭만적인 사랑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신경생물학(Neurobiology)이 바라본 ‘사랑’

- ‘사랑’의 뇌과학적 설명

 

1. 사랑은 미친 짓이다?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253

2. 여자는 어떤 남자를 좋아하는가?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281

3. 예쁘면 다 용서가 된다?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299

4. 모성애와 낭만적인 사랑은 어떻게 다른가?

5. 사랑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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