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떤 증상이 있을 때 항우울제를 복용하나요?”
“우울증 치료를 시작했는데 항우울제를 얼마나 복용해야 하나요?
“우울증 약물을 복용했는데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항우울제,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은 부작용이 많나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 중의 하나는 항우울제입니다. 미국에서는 전체 약물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약이 항우울제일 정도로 보편화된 약물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항우울제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습니다. 약을 직접 복용하는 환자분들도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곤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진료실에서 자주 접하는 물음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항우울제의 사용

항우울제라는 용어는 사실 잘못된 용어일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개발이 되었지만, 우울증 치료 효과 외에도 불안증, 강박증, 공황장애, 불면, 식이장애, 조현병의 일부 증상(음성증상) 등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의 인증제도인 FDA에서도 다양한 질환에 대하여 항우울제의 사용을 허가(상품 별로 조금씩 상이)하였습니다. 허가 사항 외에도 두통, 만성적인 통증질환, 월경 관련 장애 등 다양한 용도로도 효과를 보입니다. 필요한 적응증이 있다면 우울하지 않은 사람에게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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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는 단일 약제가 아닙니다. 십여 가지의 약물군(SSRI, SNRI, Nassa, DNRI 등등)이 있고 각 약물 군마다 여러 성분의 약물이 있습니다. 각 성분별로 회사마다 제품명이 다르게 출시됩니다. 그래서 수백여 가지의 항우울제가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되어 있습니다.

항우울제는 동일하게 우울증상에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약물 별로 효과와 부작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개인에게 미치는 효과 역시 다를 수 있기에 환자의 증상, 특성, 부작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약물 선택이 필요합니다.

 

2) 항우울제의 복용기간

항우울제는 교과서적으로는 복용 시작 후 2-4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납니다. 효과를 평가하려면 적어도 1개월가량은 복용을 하고 효과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합니다. 일부 환자들은 약물의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항우울제는 즉각적인 효과를 보이지 않습니다. 약을 수일간 복용하고 효과가 없는 것 같다는 말에는 조금 더 약효를 기다려보자는 것이 바른 대답입니다.

전반적인 우울증상의 호전 이전에 일부 증상에는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증의 주된 증상이 호전되는 것은 2-4주 후이지만, 불면, 불안, 초조, 식욕저하 등의 증상은 초기부터 호전을 보이곤 합니다. 증상에 따라서 필요하다면 항불안제, 수면제, 항정신병 약제를 병용한다면 더욱 빠르게 효율적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호전이 된 후에도 적어도 2-3개월가량은 약물을 유지해야 합니다. 교과서적으로는 6개월까지를 말하기도 하지만 초기 증상이나 진단, 환자의 병전 기능, 이전의 발병력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유지기간 및 감량 시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환자 스스로 좋아졌다고 약을 중단하는 것은 증상의 악화, 재발을 부를 수 있습니다.

 

3) 항우울제의 부작용

항우울제는 일반적인 생각보다 부작용이 드물고 안전한 약물입니다.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취약한 노인, 다른 신체질환(신부전, 간부전, 심혈관계 이상 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드물게 심한 부작용이 발생 가능하기에 주의를 요합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소화불량, 구역감, 두통 등의 경한 부작용이 흔하고 드물게 불안, 불면, 졸림, 멍함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데 대개는 1주일 이내에 약에 적응되면서 호전됩니다.

좀 더 드물게 사정지연, 성기능 장애, 자살 위험성 증가, 전해질 수치 이상, 심혈관계 장애, 부정맥 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전반적인 항우울제의 부작용은 드물지만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하여 이상반응에 대하여 평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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