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어둠속의대화

 

인간이 외부세계와 접촉할 때 사용하는 감각의 비율은 시각이 80%, 청각이 10%, 기타 나머지 감각이 10%라고 한다. 그만큼 인간은 주로 시각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빛이 사라진다고 생각해보자. 어둠! 불안, 공포, 불편함, 답답함 등이 떠오르는가?

 

인간은 자신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눈이라는 감각계를 통해 들어온 자극 가운데, 뇌의 시각 영역에 기록된 것만을 ‘본다’. 이는 보는 것만이 아니라 소리를 듣는 것, 피부로 느끼는 것, 냄새를 맡는 것, 맛을 보는 것 등 모든 감각계를 통해 들어온 정보들 모두에 해당한다. 뇌의 활동이 곧 인간이 지각하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 그 자체라는 말이다. 빛이 차단된 인간에게 소리와 나머지 자극들은 그 사람의 세상이 된다.

 

‘어둠속의대화’는 이러한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나는 어둠 속에서 어디든 갈 수 있었고, 무엇이든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 손때가 묻어있는 옛 고향집에서 쉴 수 있었고, 아버지 손을 잡고 시장을 구경할 수 있었고, 친구들과 골목길을 헤집고 다닐 수 있었다. 또 아내와 함께했던 조각배를 탈 수 있었고, 자식과 함께 거닐던 오솔길을 느낄 수 있었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나머지 감각들을 통해 기억 속에서 ‘볼 수’ 있었다.

어둠은 의외로 편안함이 있었고 한편으론 그리웠다.

 

*Switch off the sight, Switch on the insight

보이는 것 그 이상을 보다, 어둠속의대화

 

'어둠속의대화'는 1988년 독일에서 시작된 이후 27년간 유럽, 아시아, 미국 등 전 세계 160여 도시에서 950만명 이상이 경험한 국제적인 전시프로젝트다.

한국 '어둠속의대화'는 한가로운 북촌의 거리에서 만날 수 있다.

100분간의 어둠 속 여행을 통해 시각 이외의 여러 감각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발견'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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