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 OO 씨는 병원에서 우울증이라는 추정 진단과 함께 "A" 항우울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비슷한 나이의 한 환자가 A 항우울제를 복용한 후기를 읽어보았습니다. 부작용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워 의사가 처방한 용량보다 줄여서 먹으라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 약물 정보를 찾아보니 어마어마한 부작용이 동반되는 약이었습니다. 과연 이 약을 먹어도 될까, 나도 이런 부작용이 생기지 않나 걱정이 됩니다.

"인터넷 찾아보니 B 약은 술과 함께 먹으면 절대 안 된다고 하던데, 주치의 선생님은 조금은 괜찮대요."

"어떤 사람이 카페에 쓴 글을 보니 수면제 먹으면 치매가 온다고 해서 안 먹고 버텨보려고요."

"친구가 정신과 약을 5년 넘게 먹고 있는데 못 끊더라고요. 나도 그럴까 봐 약은 먹기 부담스러워요."

 

아무리 필요해서 먹는 약이라도 매일 챙겨 먹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하지요. 정신과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은 뇌에 작용한다고 하니 겁이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면제, 안정제, 항우울제 등 이름만 들어도 중독될 것 같은 약을 먹어야 한다는데, 병원을 방문하니 걱정이 더 늘어나기만 합니다.

그래서인지 전문의 처방과 설명보다는 인터넷과 주변 사람들의 정보가 더 귀에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약뿐만 아니라 정신과 진료 전반에 대한 다양한 소문, 걱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료 기록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뉴스에서 떠들어대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보는 인터넷이 이렇게 많은 다양한 정보가 있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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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보의 비대칭

의학 지식은 매우 광범위하고 배우기 어렵지만, 일상생활을 위해 누구나 다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일정한 교육을 받고 면허를 가진 의사라는 전문가들이 그 정보를 사용해 진료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이하 내원객)과 의사 사이에 의학 지식과 관련 정보에 대한 불균형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의 불균형은 의학 지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원객에 대한 정보도 해당합니다. 약물치료에 있어 같은 약을 같은 기계에 주입한다면 효과와 부작용이 일정하게 발생하겠지만, 약을 복용하는 개인의 차이가 많아서 이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지요. 즉, 아무리 주치의가 진단, 처방과 관련된 설명을 자세히 하더라도 이것은 일반적인 이야기일 뿐 "나"에 관련된 정보를 대입한다면 그것은 다를 수 있음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기본 전제로 할 때 인터넷 정보, 특히 개인이 작성한 치료 후기, 약물 사용과 관련된 경험이나 의견과 관련된 블로그, 포스트, 카페 글 등에 왜 마음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정신과 전문의는 내원객과 호소하는 증상에 접근할 때 보통 때 세 가지 차원에서 생각을 합니다.

- 생물학 요소, 심리 요소, 환경-사회적 차원

진단은 이 세 가지 차원을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고려해야 제대로 이루어지며, 약물의 선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생물학적 영역에서 고려할 것은 단순히 나이 성별뿐 아니라 체중, 혈압과 같은 기본 신체 지표와 함께 다른 질환이나 복용 약물 유무, 다른 약물에 대한 반응, 알러지, 기타 생리적 변화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것만 생각해도 같은 진단, 같은 약물을 복용한다고 해도 반응이나 부작용에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 그대로 "개인"정보다

인터넷 영역의 정보는 보편화되었지만 전체를 대변할 수 없습니다. 특히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은 작성하는 사람의 감정과 기억 때문에 편향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나 특정 포털 서비스 및 카페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곳에 접근도 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주의해서 보아야 할 것은 특정 치료법이나 약효가 좋다고 하는 홍보성 게시글이나 광고대행업체가 작성하는 애매하고 포괄적인 내용입니다. 의료법에서도 제한하고 있지만 그 내용의 거짓이나 과장의 여부를 떠나 보편적이고 일반적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내용을 참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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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내 걱정과 불안

앞선 예의 김 OO 씨처럼 약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경우에는 효과보다는 부작용에 더 초점을 맞추려는 경향이 생기고, 그렇다 보니 인터넷상의 "개인" 정보가 평균적이고 대표성이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것은 불안이라는 감정에 의해 우리의 합리적인 사고가 영향을 받기 때문인데 이것은 사실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내가 무언가 찾아보고 정보를 보고 걱정한다면, 실제 나에게 그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만큼 약과 진료에 대해 걱정하고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받아들여도 과도한 불안은 줄 수 있습니다.

 

주치의와 관계 맺기에 신경 쓰자 (친해져야 한다)

어떤 진료과목이든 나의 치료를 담당하는 주치의와 충분한 신뢰관계를 쌓는 것은 중요합니다. 주치의와 좋은 치료 관계를 맺는 것은 전적으로 의사의 책임도, 내원객의 역할도 아닌 둘 모두의 일입니다. 주치의에게 편하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하며 질문에 충분한 답을 드려야 하는 것은 의사의 기본 업무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의학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내원객은 물어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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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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