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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으로 정신질환을 고칠 수 있을까?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8.11.28 08:19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 : 우울증이나 ADHD에 좋은 음식이 있을까요? 
B : 인터넷에서 XXX이라는 식재료가 우울한 것을 막아준다는데 먹어봐도 될까요?
C : 외국에 사는 친구가 기분에 도움이 된다며 영양제를 보내주었는데 효과가 있나요? 
 

Google 검색 키워드: 우울증에 좋은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은 답답하고 힘든 마음에 식품, 영양제(보충제), 먹는 것과 관련된 민간요법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실제로 먹고 효과가 있다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음식 혹은 식품과 정신건강의 관계를 다루는 영역이 영양 정신의학(Nutritional Psychiatry)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영양 정신의학(Nutritional Psychiatry)

이 분야는 비교적 최근에 발달했지만 관련 연구는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한 가지 영양성분과 정신질환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실생활에서 한 가지 영양성분만 섭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유익한 결과가 있어도 실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지요. 최근 들어 전반적 식사의 질과 비교적 흔한 정신 질환인 우울증, 불안장애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정신건강에서 식사(diet)와 영양의 역할에 대한 연구로 방향이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연구는 우울증과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특정 형태의 식사 패턴이 연구에 사용되기 쉬운데, "건강한 식단"(healthy diet; 과일, 야채. 생선, 통곡물)이나 "지중해식 식사문화"와 같은 것들입니다.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으로 대표되는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인 서양식(western) 식사도 있습니다.

결과는 단순 연관성이 있는 것부터, 식습관으로 인해 정신질환이 생기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식사 습관(혹은 방식)과 정신건강은 표면적이긴 하지만 관련성은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청소년에서 확인된 것은 중요한데, 바로 정신 질환의 예방에 필요한 조절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지요. 당뇨와 고혈압의 경우 식습관과 같은 생활방식의 변화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과 비슷한 접근입니다. 물론 아무런 관계가 없다거나, 심지어 반대의 경우를 보이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과가 일정하지 않은 것도 의미가 있지만, 긍정적 결과의 연구도 방법의 한계가 있어 결과를 섣부르게 해석하는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보충제(영양제)는 어떤가요?

한 가지 영양성분과 정신건강(질환)의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도 일관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사람이 한 가지 영양분만 가지고 생활하지 않으며, 여러 관련된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현재까지 거의 유일하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성분은 오메가 3인데, 이 역시 이것 하나만 가지고는 효과가 없으며 우울증 치료에 보조적으로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다는 정도입니다. 그 외에 엽산, 비타민C, 트립토판 등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결과가 다양하고 그나마 충분한 연구 데이터가 없는 실정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연구 방법의 어려움

보통 식사 습관이나 패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때에는 국가기관이나 학회 같은 단체에서 제공하는 식사 가이드라인을 사용하거나, 실제 식습관 패턴을 분석한 것을 사용하게 됩니다. 여러 방법을 사용해도 약과 같이 정량화하기가 어려운 것이 식습관이며,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식습관과 관련된 다른 변수의 영향이 큽니다. 신체활동, 흡연, 음주와 같은 것은 물론이며 유전적 차이와 같은 생물학적 요소들도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영양 정신의학 분야는 사실 주류의 정신의학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실생활과 치료에 적용하기보다는 실험, 연구 쪽으로 조금 더 무게가 실릴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1. 공공 건강 증진 계획 수립: 특히 생애 초기나 임신과 출생, 중요 발달 시기에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한 정신건강을 위한 전략을 세울 수 있겠습니다. 

2.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연구: 몇 가지 중요한 생물학 경로, 회로를 탐구하는 영역으로 염증반응, 항산화 및 산화 스트레스, 소화기관과 뇌의 관계 등에 대한 영역입니다.

3. 정신질환의 예방: 중요한 정신질환의 스펙트럼에 있어 해가 될만한 일부 요인을 제거하는 식습관 개선에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요즈음에는 식사 패턴과 성인병과의 관계가 거의 상식처럼 알려져 있습니다(물론 지키는 것은 쉽지 않지요). 정신건강 분야에서도 이러한 영양 정신건강 내용이 충분히 연구되고 증거가 쌓인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건강한 정신건강을 위한 권장 영양 성분? 이런 것이 나오지 않을까요?

 

* 참고
EBioMedicine 17(2017) 24-29 
Lancet Psychiatry 2015; 2:271-74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yskwonp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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