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를 자를 때, 천하제일검이나 대왕도끼 등은 필요 없다. 그냥 다소 뭉툭한 플라스틱 케이크칼이면 충분하다. 아이들의 마음도 그런 거 같다. 가슴을 후벼 파는 날카로운 말을 하거나 정신이 번쩍 들도록 혼낼 필요는 없다. 좀 더 나아지기 위한 객관적인 조언 정도면 충분하다. 단지, 이런 것들은 아주 초기 관계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애들은 차츰차츰 보고 배운다.

내가 좋아하는 H2라는 만화에서 주인공이 친구와 아무 말 없이 해가 지도록 캐치볼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참 인상이 깊었다. 어쩌면 말은 없지만 서로 충분히 소통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고, 그래서 '어쩌면 자녀와의 소통도 저런 식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에... 이런 식으로 비유를 해보았다.

어린아이들에게 부모란 어떤 존재일까? 루시드폴의 '약속할게'라는 노래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빠는) 부모는 아이에게 아주 큰 존재이다. 즉, 부모의 가벼운 한마디 말이라도 아이들에겐 그 영향이 클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고려하여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반대로, 잘못을 해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거나 지적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것 또한 문제다. 결국, 아이의 시행착오 속에 들어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안내하고 가르쳐주는' 사실 전달의 역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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