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고 비슷한 사람은 처음이야, 약속! 찌찌뽕! 생각하는 것이 같다는 건 한 마디로 운명이야, 우리는 천생연분!"

우리 딸이 너무 좋아하는 겨울왕국의 '사랑은 열린 문' 노래를 들었을 때, 처음엔 그냥 좋다고 했었는데, 자꾸 듣다 보니 왠지 남녀 간의 만남에 대한 철학이 있는 것 같아서 그에 대한 내용을 다루어 보게 되었다. (어쩌면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연애를 하게 되면, 나랑 비슷한 대상과 쉽게 어울리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특히 그 만남이 시작될 때 서로 간의 비슷한 점은 분명 어떤 촉매제 같은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 만남이나 관계의 전부라고 본다면, 혹은 더 나아가 그것을 마치 운명인 듯 생각한다면 그것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시작이 좋다고 이후로 지속적으로 유지가 잘 된다거나, 결말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러니하게도 나중에는 이 비슷한 점 때문에 많이 싸우게 되는 경우마저 종종 볼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만 거꾸로, 시작 또한 반 밖에 안 된다는 의미도 된다. 만남을 어떻게 꾸준히 지속시키느냐라는 중요한 절반이 남아있음을 깨닫고 '시작도 소중히! 지속도 꾸준히!' 그렇게 서로서로 자신과 상대의 퍼즐 조각 모양을 잘 알아가고 또 조정해가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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