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세기 동안의 의료기술 가운데 인간의 수명과 삶의 질을 가장 끌어 올린 것을 하나 고르라면 예방접종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은 질병을 잘 치료하는 것보다 질병의 발생 자체를 막는 것이 환자에게 더 유익하다는 관점에서 그렇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 질환으로 현재까지도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예방접종이 도입되기 전까지 홍역으로 인해 매년 세계에서 8백만 명이 사망하였다. 그러나 예방접종의 도입 이후 홍역으로 인한 사망은 90% 감소하였다.
또 다른 예로,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 바이러스는 예방접종 도입 이후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우리나라에서 2000년에 박멸이 선언되었다. 

그렇다면 성인이 맞아야할 예방접종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한감염학회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시기별로 잘 정리되어 있는데 아래와 같다.

 

대한감염학회 권장 성인예방접종표

 

백신의 투여 방법은 대부분 근육주사이고 일부 생바이러스 백신(대상포진, 수두, 홍역-볼거리-풍진)은 피하주사 한다. 피하주사는 삼두박근 위치에, 근육주사는 삼각근에 한다.
 

왼쪽이 피하주사, 오른쪽이 근육주사, 그림출처 : 해리슨 내과학

 

흔히 예방접종 때 시행하는 주사 후 흡인(aspiration)은 주사액이 혈관에 투여되지 않도록 하는 확인 절차이나 실제로는 접종부위에 큰 혈관이 없기 때문에 흡인이 일반적으로 필요하지 않다.

또한 동시에 여러 백신을 투여 받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이런 우려는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한번 방문 때 필요한 여러 백신을 동시에 투여하는 것이 권장된다. 여러 백신을 한 번에 투여하는 것은 예방접종의 효과를 떨어뜨리지 않으며 부작용을 증가시키지 않는다. 다만 같은 팔에 여러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 각 접종별 국소 반응을 감별할 수 있도록 적어도 서로 3-5cm 떨어지게 접종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할 때는 환자를 앉혀야 하며 백신 투여 후 환자를 15분 동안 관찰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예방접종 후 아주 드물지만 실신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실신에 따른 손상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백신을 접종해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환자가 과거 백신 접종 후 생명을 위협하는 과민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경우 해당 백신의 접종은 금기이다. 또한 생바이러스 백신의 경우 임산부나 면역저하가 심한 사람은 접종 받아서는 안 된다.

반면 흔히 접종의 금기로 알려져 있는 발열질환은 실제로는 백신 접종의 금기가 아니며 다만 백신으로 인한 발열과의 감별이 어렵기 때문에 발열질환이 회복된 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일부 백신에 들어있는 달걀단백, 젤라틴, 이스트에 과민반응이 있거나 백신이 담긴 주사기의 재질인 라텍스에 과민반응이 있는 경우도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가 아니라면 예방접종의 금기가 아니다.


예방접종은 소아의 일상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지만, 성인에서는 아직 일상진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소아의 진료와 마찬가지로 성인의 진료에서도 모든 성인 환자가 진료실을 방문했을 때 예방 접종력을 평가하고 맞아야할 백신을 가능하면 서둘러서 맞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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