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은 가정에서 평화와 안식을 원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는 명확한 가사분담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
 

사진_픽셀


‘누구나 외도할 수 있다.’ 나와는 다른 배우자의 욕구 시리즈 편이 이제 거의 마무리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주제는 아내와 다른 남편의 욕구, ‘가정에서의 안식’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결론을 앞서 말씀드리고 좀 심플하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 남자의 욕구 그 여자의 갈망의 저자 윌라드 할리(Willard F. Harley J.)는 아내와 다른 남편의 다섯 가지 우선 욕구 중의 하나로 ‘가정에서의 안식’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결혼하기 전 가정천국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결혼을 하곤 합니다. 가정천국이란 즉, 적어도 나의 가정에서만큼은 스트레스와 걱정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을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 매일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자신을 아내가 문에서 사랑스럽게 맞이해 줄 것이고, 착한 아이들은 그를 보면서 즐거워할 것이라는 기대를 합니다. 그리고 집에서는 언제나 은은한 향기가 나고 잘 정리되고 깨끗한 집안에서 편안히 휴식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곤 합니다. 또한 저녁 식탁에 앉아서 가족이 함께 나누는 대화는 즐겁고 갈등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저녁 식사 후에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사랑을 나누며 잠들 것이라는 환상을 갖습니다.
 

사진_픽셀


그러나 환상은 환상일 뿐 곧 환상과는 너무나 다른 결혼의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어떤 현실일까요? 아직 자녀가 없는 커플의 경우는 그나마 어느 정도 위에 언급했던 환상의 실현이 가능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녀가 생기는 순간 이 모든 것들이 깨지기 시작합니다.

자취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집안일이 자잘하게 얼마나 많은지 이해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자녀가 태어나면, 자녀의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스스로 먹고, 배변을 보고, 잠을 자기까지는 쉴 틈 없는 전쟁 같은 육아가 집안일 위에 얹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감당하는 주양육자(대체적으로는 어머니)는 남편의 우선 욕구인 가정에서의 안식을 충족시켜줄 만한 에너지가 없습니다. 충족은 고사하고 육아를 감당하기도 벅찬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상적인 육아와 현실 육아를 비교한 공감 가는 유튜브 영상이 있어서 링크를 걸어봅니다)
 


이러한 이유로 남편들은 가정에서 부족한 일손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고, 집안 청소를 해야 하며, 요리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 직업을 가질 경우에도 많은 수의 남편들은 아내가 하는 가사노동이나 육아의 반도 하지 않습니다. 물론 현재에는 많은 부분에서 인식의 변화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여성들은 남편들이 자진해서 가사 일을 돕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수의 남편들은 가사 일을 도와주는 것을 희생을 치르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내의 입장에서는 남편이 가사 일을 돕는데 비협조적인 것이 항상 불만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가사 일은 많은 부부 사이에서 시한폭탄과 같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매우 민감한 주제’입니다.

그 남자의 욕구 그 여자의 갈망의 저자이자 부부상담가인 윌라드 할리(Willard F. Harley J.)는 남편의 우선 욕구 ‘가정에 대한 안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가정에서의 명확한 가사분담을 제시하였습니다.

가정에서의 안식을 원하는데 노동을 하라니? 너무나도 역설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계속해서 이야기해온 바와 같이 배우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중요한 방법이며, 이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여유가 생긴 배우자가 곧 나의 우선 욕구인 ‘가정에서의 안식’을 정서적으로 충족시켜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논란 속에서도 ‘누구나 외도할 수 있다.’ 나와는 다른 배우자의 욕구 편을 이어가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같은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사용되길 바라는 것, 다시 이야기하면 그 남자의 욕구 그 여자의 갈망의 저자 윌라드 할리(Willard F. Harley J.)가 강조한 바와 같이 나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배우자의 중요하지 않은 욕구에 허비하지 않고, 배우자의 보다 중요한 욕구에 사용되어 결국 보다 풍성한 결혼생활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사진_픽셀


다시 돌아가서 그렇다면 명확한 가사분담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 남자의 욕구 그 여자의 갈망의 저자 윌라드 할리(Willard F. Harley J.)는 이와 관련하여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각자가 책임지고 맡은 가사노동을 기술하라.
둘째, 내가 해야 할 일과 그 일을 언제 할 것인지 짧게 기술하라.
셋째, 배우자가 하기 원하는 가사노동에 대하여 적어보라.

그리고 부부가 서로 이 목록을 만들고 정리하기 위하여 며칠 동안 상의를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매일 내가 해야 할 일과 배우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새로운 목록이 있다면 첨가합니다. 또한 매번 새로운 업무와 이에 관한 설명을 덧붙이고, 각자가 할 일에 대해서 중요도를 표시하도록 합니다. 중요도에 따라 서로 비슷하게 일을 분담하도록 합니다. 목록을 완성한 후에 가사 일이 모두 포함되었는지, 서로의 업무에 대하여 만족하는지 의논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위의 내용을 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부족한 내용은 개인적으로 첨삭하셔서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담당하기로 약속한 가사노동에 대해서는 혼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일단 선택한 노동에 대해서는 억지로 할 것이 아니라 즐기도록 노력하고, 스스로의 방식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만약 한쪽이 맡은 가사 일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우선 질책하기보다 일정기간 동안은 시행착오의 기간으로 정하여 배우자가 그 일을 즐겁게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많이 격려하고 많이 칭찬하는 것이 선행되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가사 일이 충실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배우자와 조율하여 일정 조건을 통해 그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이 좋으며, 만약 그 이후에도 이행되지 않을 경우 가사업무가 이행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여 가사분담을 재편성, 재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습니다.

 

여기까지 해서 아내와 다른 남편의 욕구, ‘가정에서의 안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저는 이번 편을 작성하며, 남편에게 있어서 참다운 가정에서의 안식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지친 아내에게 힘과 위로가 되고, 자녀에게 신뢰로운 아버지가 되어 가정을 갈등과 분열, 아픔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이 아닐까 그래야만 비로소 안전한 가정, 따뜻한 가정, 쉬고 싶은 가정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늘 저의 글은 어려운 것을 요구하는 글이 되어버렸네요. 그렇지만 이를 통해 나의 배우자가 행복해지고, 그로 인해 나 역시 행복해질 수 있다면, 조금은 어려운 길이라도 내디뎌야 할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응원하겠습니다.

 

다음 편은 남편과 다른 아내의 욕구, ‘가족에 대한 헌신’으로 이어나가겠습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