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화를 내야 할 사람들은 화를 내지 못하고, 화를 안 내도 될 사람들은 화를 지나치게 내는... 그런 분노라는 감정의 불균형 속에 살고 있다. 오늘 내용과 관련된 후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앞뒤 상황을 보기도 전에 일단 폭발부터 하는 스타일이라 실컷 화내고 난 후, 나중에 스스로 돌이켜보면 자신이 도리어 미안해해야함을 깨닫고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몇몇은 도리어 그때의 후회나 미안함을 견디지 못하고 또, 왜 미리 그런 얘기를 안 해서 나를 후회하게 만드냐며 더 몰아치기도 하는데... 결국 화의 악순환이라는 늪에 빠져서 본인이 화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본인이 굉장히 억울해하기까지 한다.

그러면, 화 잘 내는 사람은 마음이 강한 걸까? 강하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자아강도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약하다는 말이다. 즉, 자신의 감정에 대한 역치가 매우 낮아서 그런 불편한 감정들을 못 견디고, 화라는 수단을 통해 내뱉을 수밖에 없는, 소위 감정의 약자(?)일 수도 있다.

또한, 화 잘 내는 사람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내가 누구에게 화가 났는지를...!' 말이다. 특정 대상에게 화가 난 건지, 아니면 나 자신에게 화가 난 건지... 혹은 그 대상이 어떤 막연한 환경이거나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 때문은 아닌지도 꼭 생각해보자! 타겟을 명확히 하면 내 화의 실체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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