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게 마음의 위기는 공허감, 몸의 위기는 신체증상이다. 공허감은 감정 상태이므로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지만, 신체증상은 내 몸의 감각으로 느끼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해보려고 한다.(물론, 이 시기에 실제로 몸이 아픈 경우도 흔하다. 허나, 그런 경우라도 중년에게는 원래보다 더 아프고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검사를 해보면 실제로는 그 정도의 심한 소견을 보이지 않고 때로는 아무 이상 없는 경우도 꽤 있다. 이때부터 가족들은 당사자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때로는 낙인까지 찍어버리기도 한다. 가족들은 마음이 약해서 그렇다. 관심받고 싶은 거 아니냐 하며 믿어주지 않고 때로는 훈계까지 한다.

안타깝게도 이는 당사자의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게다가, 가족들도 이해를 못하지만 자기 자신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에 건강염려증처럼 몇 번이고 검사를 반복하거나, 아니면 민간요법에 빠져 해답을 찾으려는 분들까지 보았다. 당연히 경과는 좋을 수가 없다. 내우외환이란 말처럼 중년에게 신체증상은 가족과의 갈등, 스스로의 혼란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게 된다.

만약 가족들이 격려 및 지지를 아끼지 않고, 스스로도 생각을 바꾸어 증상의 특성을 이해하는(인지치료) 쪽으로 접근한다면 신체증상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