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세월호 침몰, 메르스 사태...
우리가 그동안 겪었던 국내에서 벌어진 굵직굵직한 사건, 사고들이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수십, 수만 가지의 사건들이 있고 외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그 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 이처럼 현대사회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의 위험성이 잠재되어 있는 사회이다. 그러다 보니 현대사회를 트라우마에 휩싸인 사회라고 부를 정도다.(트라우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 기사를 참고해 주길 바란다.)

이렇게 트라우마로 인식될 정도로 여러 가지 일들을 겪다보니 이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트라우마로 인해 다양한 정신과 질환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최근의 세월호 침몰사고, 메르스 사태 등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정신과 질환이다. 국,내외적으로 트라우마로 인한 문제가 주목받게 되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정신의학계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진단체계인 미국 정신 의학회의 정신장애의 진단 통계 편람(DSM)을 보더라도 높아진 관심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불안장애의 한가지 아형으로 분류되어 있었는데, 2013년도에 개정된 정신장애의 진단 통계 편람-제 5판(DSM-5)을 살펴보면 불안장애와 독립되어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라는 새로운 진단카테고리가 만들어 졌으며 그 안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속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카테고리가 새로 만들어질 정도로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는 정신의학계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그 중의 대표적인 질환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할 수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란 간단하게 말해서 충격적인 외상 사건을 경험하고 난 후에 다양한 심리적 부적응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우리 삶의 여러 가지 부분에 어려움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일단, 삶의 질 측면에서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환자를 일반인구와 비교한 연구에서 삶의 질의 현저한 저하를 볼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정신과 질환과 비교한 연구에서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삶의 질을 더 저하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래에 제시한 도표는 일반인, 우울증환자, 강박장애환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환자의 삶의 질 측면을 비교한 것이다. 점수가 낮을수록 삶의 질이 낮은 것인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경우 일반인은 물론 다른 정신과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에도 삶의 질 저하가 가장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F-36 = 36 item short form health survey
(참고문헌: Malik M et al. J Trauma Stress. 1999;12:387-393.)

또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근로일수 손실은 한 달에 3.6일이며, 생산성 손실은 연간 30억불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참고문헌 : Kessler R et al.  J Clin Psychiatry. 2000;61 (Suppl 5):4-12] 다른 정신과 질환과의 비교에서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영향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도표는 정신과 질환별로 작업 감소일을 나타낸 것이다.

(참고문헌 : Lim D, Sanderson K, Andrews G. Lost productivity among full-time workers with mental disorders. J Ment Health Policy Econ 2000;3(3):139-46.)

 이처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우리 삶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므로 크고 작은 트라우마가 수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관리는 중요하다. 앞으로 몇 편의 기사를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기준, 원인, 치료법 등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좀 더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