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카산드라를 아시나요? 카산드라는 트로이의 마지막 왕 프리아모스의 딸로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이지만, 그녀를 사랑한 아폴론의 구애를 거절한 대가로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게 되는 저주를 감당해야 했던 인물입니다. 카산드라는 예언 능력이 있었기에 트로이 전쟁을 예언했지만,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어 주지 않아 절망에 빠지게 되죠.이처럼 배우자나 연인과 같이 깊은 유대감과 정서적 친밀감, 지지적인 관계를 맺어야 할 상대가 낮은 공감 능력을 갖고 있거나 감정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으시나요? 혹은 그런 황홀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어떤 분들은 운명적인 상대를 만난다는 것이, ‘첫눈에 반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외적인 이상형에 이끌리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반면,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런 분들은 잠시 잠깐 사이에 누군가의 겉모습만 보고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나름의 이유를 설명합니다. 여러분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사람이 하나의 가정을 이루게 되면서 부부는 종종 갈등을 겪습니다. 갈등 끝에 부부가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성격 차이, 경제적인 문제, 가정 불화 등 다양합니다.그 이유가 무엇이든 이혼을 하게 되는 과정을 보면 부부간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서로의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면, 이에 대해 이해를 하고 존중해 주기보다는 자신의 삶의 방식대로 행동하기를 원하고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행동이나 생각을 강요하게 되면서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데이트 폭력(Dating Violence)은 좁게는 연애를 목적으로 만나고 있거나 만난 적이 있는 관계에서부터 넓게는 맞선, 소개팅, 채팅 등을 통해 연애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만나는 관계까지 포괄한 사이에서 이뤄지는 언어적, 정서적, 경계적, 성적, 신체적 폭력을 일컫습니다.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통제’로 상대의 자유와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항상 누구와 만나서 무엇을 하는지, 옷차림을 어떻게 하는지 등 사사건건 간섭하고 통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만약, 상대의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첫눈이 내렸습니다. 이렇게 찬바람이 불어오고 창밖으로 눈발이 날리는 계절이 오면, 문득 헤어진 옛 연인이 생각나면서 왠지 옆구리가 더 시린 것만 같고 울적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차분한 발라드 노래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 헛헛해진 마음에도 왠지 모를 온기가 흐르면서 위안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이처럼 음악은 지치고 쓸쓸한 이들에게 마음의 위로가 되어 주는데요, 감미롭거나 구슬픈 멜로디도 그렇지만 어떤 노래는 유독 노랫말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우리 마음에 파장을 일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족은 세상 그 어떤 존재보다도 가까운 존재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모든 가족이 서로에게 사랑과 위로를 주며 따뜻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까요? 그건 아닐 것입니다. 세상에 다양한 유형의 가족이 존재하듯,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힘이 들게 만드는 관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부모의 양육과정 내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서로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하는 역기능적 가족 관계 내에 처해 있는 경우 많은 어려움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역기능적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유난히 길고 뜨거웠던 여름도 어느덧 가고,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요즘입니다. 선뜻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왠지 모르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게도 하지만,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아름다운 이 계절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향유하고 싶어집니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여러분의 곁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신가요? 이제 막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분도, 얼마 전 오랜 사랑과 이별하신 분도,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고백하지 못하고 멀찌감치 바라보기만 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혹은 멜로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참 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나의 일인 양 나서서 도와주고, 모든 이들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저 사람 가족은 정말 좋겠다.’, ‘저분 아내 분은 복 받았네.’처럼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곤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남들에게는 매너가 좋고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분들 중에는 이상하리만치 가족 일에는 무심하고, 무심함을 넘어서 가족들에게만 함부로 대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오늘은 이렇듯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몇 십 년 동안, 세계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시각은 상당한 변화를 겪어 왔는데요, 19세기부터오늘날까지 많은 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연구들도 함께 진행되어 왔습니다. 오늘은 동성애에 대한 변화와 이들의 심리적 안녕감에 조력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동성애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게 존재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수용과 인정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동성애에 대한 법적 인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국가가 증가하고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소에는 누군가에게 집착도 별로 하지 않고 혼자서 잘 살아가고 있는 오히려 독립적인 사람이라는 평을 받는 사람인데, 누군가와 연인 관계만 되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서 계속 집착하는 행동을 보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러지 않고 싶은데 계속 사랑을 확인하려고 하고, 내가 없는 시간 동안 그 사람이 뭘 하는지 알고 싶고, 그러다 보니 상대는 지쳐서 멀어지고 그래서 전 더 집착하고…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요.’ 이렇게 연인 관계 내에서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흔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을 많이 하곤 합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누구의 사랑이 더 큰지 무게를 잴 수 있는 것도, 눈에 보이게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관계 안에서 확연하게 혹은 미묘하게 우리는 누가 더 상대를 많이 사랑하고 덜 사랑하는지 자연스럽게 관계의 역학을 느끼게 됩니다.이를테면 사랑하는 관계인 A와 B의 사이에서 A가 B를 더 많이 배려하고, 베풀며, 양보하고, 다툼이 일어났을 시 더 자주 더 적극적으로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칠월 칠석 설화인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기억하십니까? 칠월 칠석은 견우와 직녀가 한 해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날입니다. 매년 칠월 칠석이 되면 밤 하늘의 두 별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매우 가까워집니다. 칠월 칠석에 두 별이 가까워지는데, 이를 기반으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설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고려사에서도 공민왕과 몽고인 왕후가 안뜰에서 견우와 직녀에게 제사를 지낸 기록이 있습니다.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직녀는 하느님(하늘나라 왕)의 손녀로, 매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누구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꿉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애틋한 감정으로 연애를 하다 보면 그 사람과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어집니다. 상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깊어져서 헤어질 수 없을 때, 그보다 나를 더 사랑해 줄 만한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될 때, 내가 꿈꿔 왔던 배우자상에 들어맞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 때, 우리는 결혼을 결심합니다.그런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지내 온 두 사람이 함께 생활하다 보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 채 갈등이 커지기도 합니다. 부부 관계에 문제가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건강한 부부 관계란 무엇일까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고, 항상 맞춰준다는 어느 부부의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잉꼬 부부’라고 칭하며 부러워하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싸움,’ ‘갈등,’ ‘언쟁’과 같이 관계에서 부딪히는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갈등 없는 부부가 행복한 부부일까요? 오히려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부부 관계를 건강한 관계로 볼 수 있습니다. 대인관계 관련 학술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갈등이 있더라도 긍정적이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갈등을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월은 가족의 달로 많은 분들이 가족들과의 함께하는 시간들을 보내게 됩니다. 가족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과 힘든 감정들이 더욱 도드라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한 인간을 형성하는 정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인간의 행동과 문제에 대해 포괄적인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가족원의 마음과 생각까지 깊이 보려 했던 심리학자들이 있습니다. 가족의 생활을 형성하고 계속하게 하는 가족 상황을 보다 넓게 보면서, 한 인간을 형성하는 배경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었죠.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치 ‘사랑의 물약’이라도 마신 것처럼 무엇을 해도 예뻐 보이고, 어떤 행동을 해도 귀여워 보이는 소위 말하는 ‘콩깍지’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설레고, 그 사람의 사진만 보아도 미소가 지어지는 그때,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fall in love)고 표현합니다. 우리로 하여금 사랑에 빠지게 하는 사랑의 물약은 사람의 몸 안에 존재합니다. 사랑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인류학자이자 진화심리학자인 헬렌 피셔(Helen Fisher, 2011)는 사랑에 빠지는 것은 누구나 겪는 보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종영한 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은행에 근무하는 젊은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잔잔하지만 섬세한 주인공들의 감정묘사와 연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로맨스 드라마에서의 설렘이나 주인공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모습보다는 자꾸 어긋나는 장면이 반복되며 고구마 전개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주인공 안수영은 서비스 직군의 고졸 계약직 직원, 하상수는 명문대 출신의 정규직 계장, 박미경은 대기업 회장의 딸로서 상수와 대학 동문이자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여러분과 닮은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있으신가요? 누군가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제가 아는 사람이랑 닮으셨어요.”라는 말을 들어 봤거나 반대로 그런 말을 해본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심지어 어떨 때는 인종이나 국경을 뛰어넘어 닮은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닮은꼴 혹은 똑같이 생긴 사람을 의미하는 ‘도플갱어’라는 표현도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도플갱어와 관련된 속설로 “닮은 사람 세 명을 만나면 죽는다.”라는 말도 있지요. 여러분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월요일 아침 이상한 소리에 깼습니다. 밖에서 누가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아 취침용 귀마개를 뽑았습니다. “싫어. 싫어. 아침이 이게 뭐야. 이걸 먹으란 말이야?” 아이가 쉰 목소리로 할머니에게 생떼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야채가 담긴 접시를 거부하고 잠옷 채로 식탁에 노트북을 켜서 게임을 하려고 합니다. 교과서를 읽는 것 같은 어색한 말투에 어젯밤 일이 생각났습니다. 아침을 먹여 학교에 보내려고 마음이 급해진 할머니에게 간단히 말씀드립니다. “소아과에서 코로나는 아니고 감기는 심하지 않다는데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혜영 씨는 서른세 살의 돌싱(돌아온 싱글)으로 다음 달 재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첫 결혼생활은 2년 남짓 유지하다가 남편과의 성격 차이로 5년 전에 파경을 맞게 되었는데요, 결혼생활과 이혼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던 혜영 씨였기에 ‘두 번 다시 결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가족과 지인들에게 못을 박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호언장담했던 일이 무색해질 만큼, 2년 전 산악 동호회에서 세호 씨를 만나면서부터 점차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2년여의 연애 끝에 재혼이라는 결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