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스물세 살의 영국 여성이 교통사고로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그녀는 잠자고 깨어나 눈을 뜨기만 할 뿐, 지속적인 후각·촉각·시각반응(움직이는 물체를 시선으로 추적하기)을 보이지 않았다. 달리 말해서, 그녀는 식물인간상태(vegetative state)의 임상기준을 충족했다.2006년 《Science》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1), 한 연구팀은 "fMRI를 이용하여 그녀의 뇌활성을 관찰하면서, 테니스를 치거나 집안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했다"고 보고했다.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30대 중반의 퇴사를 앞둔 직장인입니다. 그리고 적응을 잘 못하는 사람입니다. 3년 전부터 우울증이 발병했고, 그에 따라 약 6개월간 약을 처방받아먹고 상담했지만... 그 후 나아진 줄 알았던 저의 우울증이 최근에 다시 발병해 현재 약을 복용 중입니다.발병의 계기는 회사에서 제가 자꾸 적응을 못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남들에게 자꾸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모든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 현재 퇴사를 앞두고 있고요.초등학교 때 심
[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대 여성, 직장인 A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갑자기 흉통이 발생하며, 숨쉬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러다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식이 흐릿해지는 것도 같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심한 증상은 1-2분 정도 지속되고 답답함은 10여분 정도 후에 나아졌습니다.A는 평소에 건강 상에서는 큰 이상이 없었습니다. A는 어디선가 본 듯한 공황장애 증상이 의심돼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습니다. 담당의사는 먼저 검사를 해보자고 권합니다. 어떤 검사를 하게 될까요? 공황장애의 증상은 신체
[정신의학신문 : 김세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부모들이 아기와 함께 잡니다. (엄밀하게는 같은 방이지만 다른 공간/아예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을 구분하기도 합니다)미국 통계이긴 하지만 2010년에는 최소 13.5%의 부모가 아이와 함께 침대에서 잔다고 응답했네요. 이는 1993년도의 6%의 두 배 가까운 수치입니다. 2014년도 한 논문에서는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이상은 학령기 전 아이와 함께 잔다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52%) 가까이 보고되었던 적도 있습니다. 결국 전보다 더 많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잔다고 생각해 볼 수
[정신의학신문 :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폭식증이라고 공개하고 있는데, 폭식은 단순히 많이 먹는다고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폭식증(Bulemia Nervosa)이란, 일정량 이상의 식사를 2시간 이내에 빠른 속도로 섭취하는 이상식사행동을 동반하거나, 체중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 때문에 먹은 음식을 제거하는 보상행동(구토, 설사, 이뇨제 복용, 과도한 운동 등)이 동반되는데, 이와 같은 증상이 주 1회 이상 적어도 3개월 동안 지속하면 폭식증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최근 미국 정신의학 협
📞 인터뷰 출연 - 채정호 /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장, 정신과 전문의📞 인터뷰 목차- 자해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죠. 그런데 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나요?- ‘자해는 관심병이다’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문가들은 어떤 식으로 그런 환경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시나요?- 정신과 전문의가 자해 학생을 어떻게 도울 수 있나요?- 사회는, 어른들은 자해학생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자해하는 학생이 어떤 어른이 될 것 같으세요? ➖📞 인터뷰에 응해주신 채정호 선생
[정신의학신문 :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고, 대학원도 다니면서 이래저래 바쁘게 살고 있는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저를 보며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긍정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야만 하기에, 또, 그렇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웃으며 나름대로 성실하게 보이게 살고 있습니다.저에게 삶은 투쟁입니다. 전 때때로 이 삶의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 길거리를 걷다가도 풀썩 주저앉아 울어버리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더욱이 요새는 가만히 있다가도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홍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다. 해외로 장거리 여행을 가면 시차적 응이 문제가 된다. 시차가 나는 지역으로 갔을 때 생기는 시차증의 증상으로는 불면과 낮 동안의 졸음, 신체적 불편감 및 위장 장애 등이 있다.우리 몸의 생체 리듬(일주기 리듬)은 우리나라 시간에 맞춰져 있어 한밤중인데, 미국에 도착하면 해가 내리쬐는 대낮이다 보니 졸음이 오고, 잠을 자야 하는 시간에 돌아다녀 몸은 힘들고, 한밤중에 음식을 먹으니 소화가 안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밤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실제 상담 내용을 재가공하여 구성한 내용입니다. 내담자의 동의를 얻어 작성되었습니다.(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상담과 비교해 설명을 많이 덧붙였습니다. 실제 상담의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점 미리 밝힙니다.) 이번 연재의 내용은 고등학교 여학생과의 상담 내용입니다. 학교 음악 시간에 있었던 일이 너무 짜증이 나고 서러웠다며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음악 시간에 노래를 불렀고, 음악 선생님이 다른 친구들은 한 번에 pass를 해줬는데, 자기만 계속 다시 했다는 일을 공유해주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홍종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다음 내원 시 약물 농도 검사할게요."“선생님, 약물 농도 검사라뇨. 왜 해야 하죠? 정신과에서 무슨 혈액검사예요?”제가 개원하고 '약물농도검사'를 권유할 때, 매번 반복되는 장면입니다. 제가 개원 2년 차 때 있었던 일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직원이 나와 저에게 몇 가지 권유를 하고 간 적이 있었죠. 그중 한 가지, 바로 왜 선생님 병원은 환자에게 혈액 샘플을 많이 하냐는 것이었죠. 저희 병원은 [치매 조기검진사업] 협력 병원이어서 오해는 간단히 풀렸지만, 그 직원이 하는 이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관계에는 감정이 관여되기 마련입니다. 아니, 감정 에너지가 투입되지 않는 관계는 피상적인 관계일 뿐이죠. 내가 맺고 있는 친구, 부모, 자식, 연인, 부부 등의 관계처럼, 내가 소중히 여기고 깊이 관여되어 있는 관계일수록 내가 가진 감정 에너지를 많이 투여합니다. 그래서 같이 나누는 기쁨은 배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 감정적 상처를 더 입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가장 가깝다 여겼던 관계에서, 상대방이 하는 ‘사소할 수 있는’ 말 한마디가 나의 감정에 파도를 일으킨 경험을 해보신 적이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초반 남자입니다. 지금 현재 공익복무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척추측만증(30도 정도)과 다리가 벌어진 o자형 다리(주먹이 하나 들어갈 정도), 그리고 손, 발,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으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존감도 낮고 자기 비하를 많이 하게 돼요.다한증이 있어서 ‘손에 땀이 많이 나니까 나중에 일을 할 때 잘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되고 아르바이트도 잘할 수 있을지 겁이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오윤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는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최근에 자해하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부모님들로부터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제가 권유드린 여러 방법들 중에서, 부모님들께서 가장 어려워하신 점은 아이와 진솔한 마음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겪었을 마음의 고통과, 자해의 상처까지도 알지 못한 채 그동안 지냈다는 자책감과, 아이의 괴로움이 자신의 괴로움과도 같이 느껴져서 우울하고 무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용서란 무엇일까요?우리에게 부당하게 해를 입힌 사람에게 분개, 부정적 판단, 무관심한 행동을 할 권리를 자진해서 포기하고 그를 향해 연민, 관대함, 심지어 사랑이라는 과분한 속성들을 마음에 품는 것이라고 합니다. 용서에 대한 오해?하버드 의대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용서와 구분되어야 할 몇 가지를 제시했습니다.첫째, 용서는 범죄에 대한 관용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의에 대한 고발과 누군가에 대한 증오는 다르다.둘째, 용서는 망각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거를 통해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 인터뷰 출연 - 안병은 / 수원자살예방센터장, 정신과 전문의📞 인터뷰 목차- 병원에서는 어떤 자해 상황을 마주하시나요?- '자해는 관심병이다.'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SNS에 자해 장면이 공유되는 것이 어떤 영향을 주는 것 같으세요?- 정신과 전문의로서 자해 학생을 어떻게 도와주고 있으신가요?- 자해 학생의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인터뷰에 응해주신 안병은 선생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정선영 호흡기내과 전문의] 요즘 많이 들을 수 있는 용어인 미세먼지, 라돈과 흡연의 공통점은 바로 폐암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의 ‘2017년 주요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암이었다. 그중에서도 폐암은 10만 명당 사망률이 35.1명으로 2위인 간암(20.9명)보다 1.7배, 3위인 대장암(17.1명)보다 2.1배나 높으며 그 상승세 또한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림 1) 이처럼 사망률이 높은 폐암의 발생원인 대부분은 호흡 시 들이마시는 공기 속의 발암물질에 의한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끔찍한 사건들, 남겨진 트라우마의 잔해최근 있었던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은 끔찍한 사건이었다. 가해자는 약간의 실랑이 끝에 초면인 피해자를 칼로 난도질했고, 언론에서는 이 사건의 세세한 경과를 연일 보도했다. 그 후, 응급실에서 피해자를 처음 진료했던 응급의학과 의사가 SNS에 쓴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피해자 유족의 동의 없이 고인의 신체 피해를 기록하였을 뿐만 아니라,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고인의 몸에 남은 끔찍한 상처에 대한 상세한 묘사 때문이었다. 우리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어릴 때부터 친구가 없어요' 글을 보고 질문드립니다. 무심결에 제목의 글을 보다가 상담드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상담 드리게 되었습니다.저는 반대로 친구가 정말 많아서 소위 말하는 '인싸'를 넘어 '핵인싸'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제가 상담을 드려야겠다고 느끼는 이유는, 저는 저를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면 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저는 개인적인 성취나 결과 혹은 경쟁에서 이긴 결과
[정신의학신문 : 강동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제 커피를 단순한 기호식품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며 점심 식사 후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마시지 않으면 허전함을 넘어서서 갈망이 생긴다. 이 정도 되면 기호식품이 아니라 꼭 필요한 식량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내가 처음으로 커피 맛을 봤던 것이 언제였던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때 엄마 옆에서 엄마가 마시던 커피 둘, 설탕 둘, 크림 세 개가 들어간 커피를 조금 남겨달라고 떼써서 맛을 봤던 것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박준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모든 약에 약효가 있다면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소아과나 내과에서 처방되는 약이 진단명, 체중, 연령 등에 따라 종류와 용량이 대체로 정해져 있는 반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되는 약은 같은 진단명과 체중, 연령이어도 사람마다 약효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특성이 달라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용량을 천천히 올리면서 부작용 없이 효과는 좋은 용량을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간혹 부작용이 있어도 약으로 인한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