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던, 기가 막힌 명언이다. 각자의 삶을 돌아보며 우리는 깨닫는다. 항상 비슷한 것을 욕망했었고, 반복되는 같은 이유들로 아파했다는 것을.새로운 연인에게 우리는 마치 다시 태어난 사람이 된 듯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이전에 만났던 상대와 싸울 때처럼 다투고 이전 이별을 반복하듯 비슷한 모습으로 헤어진다. 선배의 비위를 잘 맞추지 못하던 학생은 취직해서도 상사를 모시는 데 애를 먹고, 후배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일에 일하느라 늘 수면 부족입니다. 주말은 꿀잠을 잘 수 있는 기회이죠. 주말이면 늘 마음을 먹고 자명종도 지워놓고 잠에 드는데요. 그런데 이게 웬 걸요? 아침에 잠에서 깨어 보니, 새벽 6시네요. 출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난 이렇게 일찍 눈이 떠졌을까요? 이럴 때는 억울합니다. 마음 놓고 늦잠을 자려고 했는데 말이죠. 직장인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겪어봤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인간은 그때그때의 의지로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착각하지만,
[정신의학신문 :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소민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병원을 방문하시는 치매 환자분들과 가족들, 그리고 치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주변 지인들이 저에게 흔히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어떤 음식을 먹어야 치매에 안 걸리게 되나요?”“OOO 음식이 기억력에 좋다던데, 먹어도 되나요?”이는 최근 치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언론에서도 자주 다루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치매를 예방한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식단 가운데 대표적인 MIND 식단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MIND(Mediterranean-DASH Inter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져 클리닉을 방문하는 비교적 젊은 연령의 상당수는 자신이 ADHD가 아닌가 궁금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매에서 이런 인지기능 저하가 잘 나타나지만, 노년층에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20-30대에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경우는 문제가 무엇인지 궁금하기 마련이지요."성인ADHD"라 부르는 것은 ADHD의 증상이 성인이 되어 나타나거나, 아동기 ADHD와 다른 질병이기에 구분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별도의 진단코드가 있는 진단명도 아니지요
[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6세 이전 영유아 심리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아이들도 우울할까요? 어떨 것 같으세요? 어른 생각으로는 대체 아이들이 걱정할 게 뭐가 있을까 싶은데 말이죠.아이들, 특히 어리면 어릴수록 정서에 대한 조절 능력이 부족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감정 조절 능력은 인지, 언어, 운동발달 등 전체적인 발달이 진행되면서 점차 좋아지는 추세를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강남 푸른 정신과 원장] 과 는 다르다공황은 공황발작(panic attack)을 줄여 지칭하는 말이다. 공황은 강렬한 신체적 - 심리적 불안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불현듯 마치 100m 달리기라도 한 것인 양 가슴이 두 방망이질 치기 시작하고, 호흡이 얕아지고 이내 급격하게 가빠진다. 온몸이 경직되면서, 한 편으로는 전신에 식은땀이 난다. 목이 졸리는 듯한 질식감과, 머리가 어질한 느낌이 느껴지기도 한다. 속에서 구역질이 치밀어 오르거나, 갑작스러운 아랫배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히 있다
[정신의학신문 : 장재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직업 상 비행청소년들을 자주 상담하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의 폭력을 저지른다. 얼마 전에도 불과 초등학교 6학년인 여학생이 불량 언니들과 합세하여 특정 친구를 괴롭히고 집단 폭행을 하면서 심지어 옷을 벗기고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했단다.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이르면 학교 전체에 동영상을 뿌릴 거라며 협박까지 하면서.폭행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을 상담하면서 왜 때렸는지를 물으면 다양한 이유를 댄다. 대체로 싸가지 없어서, 시비 걸어서 등 상대에게 원인을 돌린다. 그래도 먼
[정신의학신문 : 한경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과에 대한 아주 오래되고 뿌리 깊은 고정관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정신과는 약만 주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이제는 면역이 됐을 법하지만) 동시에 ‘정신과의사는 약물치료 말고, 정신치료도 같이 해요’라고 말합니다.정신과의사에게 정신치료라는 말은 삶의 일부처럼 친숙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정신치료(Psychotherapy=Psyche:마음,영혼+Therapy:치료)는 ‘정신을 특별한 약이나 의료기구 같은 것으로 치료한다는 뜻인가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 정신과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그렇지 않습니다. 정신과약물들은 대부분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그 수용체에 영향을 주는데, 원래 우리 몸은 약물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도파민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을 자가적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단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불안이 심한 상태가 되면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무너지고 생산효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태가 됩니다. 약물은 이러한 시스템을 일시적으로 보조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지 전적으로 약물에 의존해서 기분이 좋아진다거나,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치보다 현실이 앞서는 시대다. 소설가 김영하는 현실이 힘겨운 작가 지망생이 어떻게 하면 소설가가 될 수 있냐고 물으면 ‘작가 하지 말라.’는 답변을 한다고 했다. 본인이 대학 다닐 땐 매년 경제 성장률이 두 자릿수 이상, 지금의 4~5배였고 적어도 먹고 살 걱정은 없었으며, 무엇을 해도 나아질 것 같은 사회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아버지도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었으며,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취업을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단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학자금 대출이 있었다면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7일 진주에서 참극이 벌어지기 2주일 전, 가족이 안모 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지만 거부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환자를 강제입원시키기 위해 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병원이 환자 위임장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언론에 공개된 자료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봤다. 안모 씨는 2명 이상의 가족이 있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안모 씨의 폭력과 범죄로 가족 모두가 안모 씨와 함께 사는 것을 거부했다. 이는 중증 정신질환자가 구성원인 가족에게 흔한 일이다. 같은 집에서 사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해 12월 31일, 예약 없이 찾아온 마지막 환자를 진료하던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는 위험을 직감하고 몸을 피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안전을 챙기느라 대피공간을 나와 소리치며 대피를 지시했다. 범인은 미처 멀리 피하지 못하고 넘어진 그를 올라타 흉기로 찔렀다. 시민들이 가족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저녁에 그는 자신의 병원 응급실에서 사망했다. 임 교수는 우울증 치료와 자살 예방에 노력했던 의사이며 한국형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의 주요 개발자이다. 그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기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네요. 슬슬 다이어트를 위한 계절이 오는 것 같습니다. 옷이 얇아지면서 몸매가 더 드러나는 여름이 다가오면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느는 것 같습니다. 헬스장에서도 두 번의 이용객 증가 기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1월과 여름. 오늘은 다이어트와 관련하여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예전에 SBS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라는 프로그램에서 김신영 씨가 나와서 ‘진짜 배고픔’과 ‘가짜 배고픔’을 구별하는 방법을 이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 피의자의 안모 씨가 과거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전주 시내 정신병원에서 진료받았으나 최근 진료기록은 없음이 밝혀지면서, 치료받지 않는 조현병 환자 관리 문제가 다시 이슈화 되고 있다. 또한 폭력 위험이 불분명한 처음 발병한 조현병이 아니라, 이미 과거에도 폭력으로 인해 국립법무병원(공주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고 집행유예와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고, 안모 씨의 기행으로 최근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었던 터라 관리의 허술함이
[정신의학신문 : 김태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요즘 진료를 하다 보면 “혈액형이 X형이라서 성격이 이래요” 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또 특정 혈액형을 소재로 다룬 영화까지 나와 마치 혈액형에 의해 사람의 성격이 결정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여러 주장들에 대해서는 정확한 근거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은 타고난 기질과 자라난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데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어떤 환경 조건이었는지가 타고난 기질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임산부가 주변의 어떤 일들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
[정신의학신문 : 조현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친구를 만나면 무엇을 하시나요? 같이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갈 수도 있겠지만 함께 밥을 먹고 맥주 한잔 하면서 각자 힘들었던 일들에 대해 하소연하는 경우도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때 대개는 친구의 하소연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위로를 해주실 겁니다. 하지만 일관되지 않은 내용으로 과장되게 하소연하는 친구라면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맞닥뜨려 힘들어하는 A 씨의 사례를 들어볼까요? A 씨는 대학 친구 B 씨와 퇴근길에 한 번씩 만나 저녁을 먹으며 하루를 정리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짜증 나는 고객에게는 웃으며 응대했는데 퇴근해서 가족에게는 별 것 아닌 일로 신경질을 낸 경험, 누구나 있다. 하루 종일 직장 상사와 동료들의 감정 상태를 살펴 가며 일하다가 퇴근할 때쯤 되면 정작 사랑하는 배우자의 감정을 챙겨줄 만한 에너지는 남아 있지 않을 때도 많다. 회사에서는 항상 긍정적이던 워킹맘이 퇴근했더니 초등학생 아들이 숙제 해 놓지 않았다며 문제집으로 머리를 때린 뒤 “나는 나쁜 엄마인가 봐요.”하고 상담받으러 오기도 온다.이런 현상을 두고 부정적 감정의 스필 오버(s
[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언젠가 꽤나 먼 친척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적이 있습니다. 식사를 하는데,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데 연세가 많으시다 보니 잠을 잘 못 주무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잠이 빨리 들지만, 새벽에 저절로 잠이 깨버려서는 다시 잠을 못 잔다고 하시거나, 잠이 빨랑빨랑 안 와서 힘들거나, 어딘가가 아파서 잠이 잘 들지 않기도 하고, 자고 일어나도 늘 피곤한 느낌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하거나 그렇지요.안 그래도 제가 정신과 의사다 보니, 다들 하나씩 하나씩 물어보시더군요. 약을 먹으면 중독되는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잠의 단계, 구조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합니다.1단계 : 아주 가벼운 선잠이 드는 단계입니다. 주변의 소리와 자극에 쉽게 반응할 수 있으며 뇌파가 서서히 느려지면서 5-10분 정도, 몸이 진정되어 가는 단계이지요.2단계 : 10~25분간 유지되는 얕은 수면 상태를 의미합니다. 숙면으로 가는 중간 단계입니다.1-2단계를 우리는 수면 유도, 입면단계라고 합니다. 침대에 누워는 있지만 잠이 푹 들지는 못한 상태인데 이 단계에서 깨버리면 우리는 누워는 있는데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음 챙김을 소개하는 모 인기 팟캐스트를 들은 적이 있다.“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오늘을 살 때 행복해집니다.”이에 한 패널이 의문을 던졌다. 대사는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기억한다.“네?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아는 거요? 오줌을 쌀 때 오줌을 싸는 줄 알죠. 우리가 오늘을 살고 있는 그거는 그냥 당연한 거 아닙니까?”오늘을 산다, 오늘을 살아야 행복하다, 찬찬히 따져보면 무슨 말일까 의문이 든다. ‘지금 살고 있는 것이 오늘이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