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태양광에너지 기업 EVS의 김권식 대표는 최근 한 강연에서 ‘성공을 위해 집중해야 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그는 20대 때 미국 미네소타대학으로 유학을 떠난 뒤 1982년 친구로부터 지금의 회사를 인계받아 본격적인 경영을 시작, 현재 인정받는 태양광에너지 기업의 대표가 됐습니다. 그는 모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말합니다. 정부 예산이 삭감되며 기업이 크게 휘청인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자신과 아내의 퇴직금을 모두 투자하고, 이후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모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태양과 북풍이 논쟁을 벌였습니다. 태양은 자신의 명랑하고 따뜻한 성품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풍은 자신의 냉정하고 매서운 성격 때문에 모든 이들에게 존경을 받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태양은 북풍처럼 사납기만 해서는 존경을 받을 수 없다고 반박했고, 북풍은 태양처럼 뜨겁기만 해서는 사랑을 받을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자부심이 워낙 강했던 태양과 북풍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다퉜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태양이 북풍을 향해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입원 병실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환자복을 입고 함께 생활합니다. 정신과적 진단, 사는 곳, 직업, 성격, 연령, 무엇 하나 같은 것이 없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병동, 특히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된 보호 병동의 경우에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오가는 가운데 작은 사회가 만들어지곤 합니다. 병동 공동체의 특성은 당연히 그 구성원들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기분이 몹시 들뜨고 에너지로 가득한 조증 상태의 환자가 두 명만 있으면 병동 전체에 활기가 넘쳐 흐릅니다. 환자들의 연령대가 낮으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누군가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나요? 어떤 일이 당신으로 하여금 감사하는 마음이 들도록 했나요?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나요? 어떤 방식으로 표현했나요?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 후에 당신의 마음은 어땠나요? 상대방의 반응은요?감사는 누군가 나에게 베풀어 준 친절이나 호의 등에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감사의 마음이 항상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도 바쁘다거나 쑥스럽다거나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냥 마음에만 묻어 두는 경
정신의학신문 |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싶었어요. 영어 공부가 재미있었고, 문학이 좋았으니까요.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가? 엄마가 저를 조용히 부르시더니, 말씀하셨죠. ‘간호학과에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요. 간호학과는 취직도 잘되고 월급도 꽤 많다면서 동생이 세 명이나 있는데 집에 보탬이 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선영 씨는 지나간 일을 떠올리다가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수십 년도 더 지난 과거의 일인데도 자신의 뜻대로 진로를 선택하지 못했던 일이 그녀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SNS를 둘러보다 보면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가 이토록 많았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됩니다. 과장이나 왜곡의 가능성을 따져 보는 대신, 자연스레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거나 내 계정의 게시물을 점검하게 되죠. 끊임없는 ‘일상 공유’와 ‘자기 과시’의 문화는 나의 아름다움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게 합니다. 그러다 문득, 외모에 더욱 많은 시간과 돈, 감정적 에너지를 쏟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마음이 생존에 유리하도록 진화되어 왔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인간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감정 성숙의 단계 전편에서는 임상심리학자 Marshall Rosenberg가 감정의 발달을 3단계로 나눈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감정 성숙은 1단계: 정서적 노예 상태 -> 2단계: 얄미운 단계 -> 3단계: 감정적 해방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자 그럼, 이번 편에서는 감정이 성숙한 사람들의 대인관계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삶에 적용해 보도록 해 볼까요? ① 감정은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한다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2022년 6월 4일. 지금, 여기명상과 요가는 참 비슷한 점이 많다. 명상도 수련해 가는 과정이라면, 요가도 운동보다는 수련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요가에서는, 마음과 생각, 몸의 하나 됨을 중요시 여긴다. 그리고 ‘지금, 여기 있음’의 중요성을 아주 강하게 말한다. 그래서 몸의 움직임이 굳이 운동이나 다이어트만을 위한 강렬한 움직임보다 내 마음과 몸의 하나 됨을 위한 명상, 수련의 과정이라고 여긴다. 언젠가 나의 몸 한 군데에 mind, think, body라는 글귀를 새겼다. 그것을 마음속에서 실천하는 언젠가는 here a
정신의학신문 | 심금숙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앞에서 내가 느끼는 박탈감의 크기는 타인에 대한 나의 우월감과 경쟁심, 그리고 그것에 대한 나의 욕망과 노력 정도에 비례한다고 말하였다. 그렇지만, 우리는 재능, 외모, 부모의 경제력 등 노력 없이 주어지는 것들에 대해서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하였다. 필자가 이전에 제안한 공식대로라면 노력을 아예 한 것이 없으면, 아니 노력을 할 수 없는 부분에서는 박탈감을 거의 느끼지 않아야 하는데, 왜 우리는 박탈감을 느끼고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해서 힘들어하는 것일까?외모와 부모의 경제력, 이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좋은 생각만 하고, 예쁜 말만 쓰렴.”-“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거야.”-“너는 왜 이렇게 매사에 부정적이니?”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은연중에 기대합니다. 부정적인 언행을 일삼는 친구와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 괜히 나까지 우울해지면서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생각이나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긍정적인 측면에서 생각하고 기꺼이 신뢰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 독이 되는 관계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과정3) 독이 되는 관계에는 반드시 공범이 있다 (3) 만일 여러분이 가족, 회사, 학교 등 어떤 집단 내에서 따돌림이나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당신의 움직임이나 주장을 막는다면, 여러분은 그 사람을 독성관계의 협력자로 생각해도 좋습니다. ➀ 공동체적 가치에 대해서 강조하기가족 구성원은 가족의 도구가 아닙니다. 오히려 가족이라는 시스템이 가족 구성원의 행복을 위한 도구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업무 능력이 뛰어난 한 신입사원은 맡은 업무 외에 다른 잔일을 하지 않았으며, 퇴근할 시간이 되면 다른 직원들이 짐을 챙기기도 전에 제일 먼저 일어나 퇴근했다. 상사의 잔소리나 지적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기보다 자신의 입장과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업무 능력이 좋았던 신입사원은 상사의 잔소리가 갑질로 느껴졌다. 지속해서 갈등을 겪던 상사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들은 신입사원은 그 자리에서 퇴사를 결정하고 사무실을 나가 버렸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입사원의 퇴사 사연입니다. 이에 대해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어린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학교에서 친구의 학용품을 몰래 가져다가 어머니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어디서 난 물건이냐고, 왜 이런 걸 가져왔느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훔쳐 온 거 아니냐고 캐묻거나 나무라지도 않았죠. 오히려 아이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다음에는 아이가 다른 사람의 겉옷을 훔쳐다가 어머니에게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이번에도 출처를 묻거나 혼을 내지 않았습니다. 쓸모 있는 좋은 옷을 가져왔다며 칭찬해 주었습니다. 아들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남의 것을 가져다 어머니께
정신의학신문 |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는 일본의 정리 전문가인 곤도 마리에가 한 말입니다. 물건을 겹겹이 쌓아 놓지 말고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물건들만 남기고 모두 정리하자는 정리법인데, 그녀의 정리정돈 과정을 보면 다소 특이합니다. 집과 주변 사물들에 그간 자신을 잘 돌봐주어서 고맙다고 기도를 하면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정리 정돈하는 일을 흡사 명상하는 것처럼 주변의 사물을 진중하게 또는 성스럽게까지 여기는 그녀의 태도 때문에 그녀의 정리법은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정신의학신문 | 심금숙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탈감 사례 2-B: 내 노력을 왜 알아주지 않는데?경수는 원했던 대학을 졸업할 무렵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하였다. 이 대학에 수시 합격을 했을 때만 해도 이제야 원했던 삶이 열리고 세상이 내 편인 줄 알았는데……. 경수는 지방 소도시에서 태어나서 그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쳤다. 머리도 좋고 성실해서 중고교 시절 내내 전교권 등수를 놓치지 않았고, 인강 외에 학원이나 개인과외 같은 사교육 없이도 학교 공부를 잘하는 소위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었다.경수는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먼 나라의 다른 인종의 사람들을 보면서도 자신이 겪었던 일들이 떠올라 안쓰러워 돕고 싶어집니다. 아이가 있는 사람들은 육아의 어려움에 대해, 결혼을 앞둔 사람들은 낯설고 복잡한 과정에 대해 공통된 경험이 있습니다. 나이가 달라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면 통하는 것이 생깁니다. 젊은 사장님과 노련한 경영자는 “재정 관리와 인재 관리 중에 뭐가 더 어려운 것 같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서로 다른 답을 말하더라도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주변을 살펴보면 유독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언가 부탁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낸 뒤 상대방의 답장이 두려워 곧바로 확인하지 못하거나, 선물을 주고 나서 상대방이 진심으로 마음에 들어 하는지 수차례 확인하는 사람들이 있죠.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거절이나 거부를 당하는 상황에 처하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낍니다.이를 ‘거절 민감성(rejection sensitive dysphoria)’이라고 부릅니다. 거절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실제로 거부를 당하거나, 거부를 당했다고 느낄 때,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어릴 적에, 어른들은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른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러나 막상 어른이 되어 보니 현실은 달랐습니다. 어른들 세상은 아주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일투성이였어요. 어른이 된 후로 감정은 점점 더 메말라 가고, 행복은 저 멀리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세상이나 사람에 대한 완고한 나름의 틀이 생긴 것인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도, 새 친구를 사귀는 일도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별일 아닌 일에도 소심해지고, 사소한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삶의 모든 희망과 의욕을 잃어버린 한 여자가 있다. 여자는 전 남자 친구가 떠넘긴 빚에 쫓기고 있지만 단지 그것만이 그녀를 지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여자가 지쳐버린 대상은 좀 더 본질적인 것, 즉 ‘세상 모든 것’에 가까웠다. 그녀의 독백처럼 여자에게는 모든 관계와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다. 자신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는 채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그저 조용히 웃음 지으며 있는 듯 없는 듯 무력하게 살아간다. 지독한 우울을 가슴에 품고서 말이다.드라마
2022년 5월 28일. 감각에 대하여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절대적 감각의 70~80퍼센트는 시각이라고 한다. 그만큼 강력하게 우리의 감각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 인데, 28일(토)의 기억도, 어쩌면 수많은 기억들이 사진처럼 시각적 정보들로 조각조각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위 사진에서 처럼 이색적인 아름다운 꽃을 보면, 사람들은 쉽사리 호흡과 촉각, 후각이 둔해지며 시각적 감각에 사로잡힌다. 시각은 인간을 쉽사리 놓아주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시각을 잃은 인간은, 많은 도움과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