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응급실로 출근하니 책상에 문서가 몇 장 놓여있습니다. 요즘은 개인 보험을 많이 들기 때문에 응급실에서도 문서 일이 생기는 편인데 그 중 하나가 환자가 이전에 진료 받았던 진료확인서를 요청하는 서류발급 요청서입니다. 환자 번호를 입력하고 차트를 확인하다보니, 한 환자의 차트에 눈길이 멈춰 섰습니다. 작년 가을, 쌀쌀한 날씨에 감기환자가 늘어갈 무렵, 한 20대 후반의 젊은 여성 환자가 속이 불편하다며 응급실로 오셨습니다. 3일 전부터 감기증상이 있었는데 감기로 끝나지 않고 구역, 구토, 복통이 발생해 개인 의원에서 위염 진단을
이제 여름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강한데, 점점 더 더워질 것 같아서 걱정이 되네요. 지난번에 이어 오늘은 마취 전 검사 및 금식에 대해 설명하고 필요한가에 대한 답을 드릴까 합니다. 혹시 못 보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667 “검사 없이 마취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평소에 별문제 없이 지내는데, 마취를 한다고 검사를 너무 많이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요. 왜 이렇게 많은 검사를 하는 하는거죠??” 많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로한 간 때문이야!”유명한 CF 광고죠. 정말 피로는 간 때문일까요?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피로’는 정말 흔한 증상입니다. 눈뜨면 북적이는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해서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업무시간을 보내고 해지면 집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일상의 반복에서 우리 중 누가 ‘피로’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내과질환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해리슨 내과학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에서도 “피로는 임상학에서
위식도역류증의 치료는 기본적으로 약물이 우선시 되긴 합니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많고 효과도 좋아서 중요합니다. 약물치료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 (Proton pump inhibitor)와 히스타민 수용체 억제제 (H2 blocker)가 대표적입니다. 이 약들은 위산의 분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약을 꾸준히 먹는 것으로도 치료 성공률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약물치료와 함께 지켜야 할 주의사항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금주 금연입니다. 술 담배는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반드시 금주금연을 해야
안녕하세요. 딸바보 유방 외과 전문의 이하우 입니다.오늘은 유방암을 의심하게 하는 질환 중 하나인, 유두 분비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유두 분비물은 본인이 목욕이나 샤워를 하다가 발견하기도 하지만, 속옷에 무엇인가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 병원에 방문 하시기도 합니다. 유두 분비물을 보면 깜짝 놀라시고, 걱정을 많이 하시지만, 사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유두 분비물은 유방암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의외로 유두 분비물은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며 대부분은 정상이거나 심각하지 않은 이유로 생기기 때문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잇몸이 건강해야 식사가 즐겁습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많이 신경 쓰지 않는 잇몸병인 치주 질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치주 질환이란 치아의 주변 조직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치아는 단순히 뼈에 묻혀있는 것이 아닙니다. 뼈와 인대 조직, 그 위를 덮고 있는 잇몸을 통틀어 치주조직이라고 합니다. 이런 조직들에 세균 같은 감염원들이 침범하게 되면 붓고 피나고 나중에는 파괴됩니다. 치아를 잡아주는 이런 조직들이 망가지기 때문에 치아가 흔들리고 시리고 아프게 되는 것입니다. 치주
출처 : 동아일보 안녕하세요. 만화 잘 보셨나요? 도리 주치의입니다.저는 좌충우돌 초보 엄마(엄마 아빠) 들과 함께하는 쉽고 유쾌한 필수 육아상식에 대해서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오늘은 신생아가 겪게 되는 황달(Neonatal Jaundice) 이야기 입니다. • 신생아의 생리적 황달(Physiologic jaundice)은 무엇인가요?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나오게 되면 빨간 피(적혈구)의 성분인 빌리루빈(Bilirubin)이라는 물질이 증가해서 도리처럼 얼굴과 몸이 노랗게 된답니다
5월 20일 토요일, 강동구 명일동에 위치한 강동진로직업체험센터 ‘상상팡팡’에서는 작지만 특별한 강의가 열렸었다. ‘상상팡팡’에서는 미래의 꿈나무들을 대상으로 생소한 직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체험 중심의 강의를 열고 개최하고 있는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조차 생소한 ‘메디컬일러스트레이터’들의 강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 날, 강의를 맡은 사람들은 ‘메디컬일러스트 그리닥’의 일러스트레이터들로 국내에서 메디컬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다. 건강의학매거진 ‘아는 의사’에서 외과 전문의로 근
전문가는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됩니다. 의사는 이런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지식과 경험을 통하여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원인을 찾아내고 그에 맞는 치료를 권합니다. 그렇지만 환자들이 의학적 조언을 듣지 않을 때 '나는 나름 전문가라고 생각해서 말해 주는데 말발이 서지를 않네.’, '내가 불필요한 검사를 권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60대 한 환자가 병원에 오기 직전에 발생한 명치 부위의 심한 통증으로 병원에 왔습니다. 환자는 통증이 걷다
새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 직접 보고 느끼신 적이 있나요? 실습으로 각 과를 돌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의대생 시절, 제게 가장 감명 깊었던 기억은 산부인과 분만실에서의 경험이었습니다. 이미 여러 예비 엄마들이 침상에 누워 새 생명과 만날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곳, 분만실입니다. 그런데 그 밖에서 또 다른 산모가 주기적인 진통이 오는 것 같다며 문을 두드립니다. 학생인 저는 침상을 배정하고, 산부인과만의 특별한 문진인 임신 과거력과, 출산 과거력, 그리고 분만 예정일 등을 기록해 당직 산부인과 전공의 선생님께 연락합니다. 그럼 전공
위식도역류증의 진단에는 증상 자체가 제일 중요하긴 합니다. 하지만 확진을 위해서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검사가 내시경 검사와 식도산도검사입니다. 특히 내시경을 많이 하고 있는 편입니다. 내시경을 통해서 식도의 점막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경우 식도 점막이 빨갛고 까지고 피가 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바렛식도가 관찰되기도 하는데, 내시경의 장점은 식도의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과 위를 관찰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위식도역류에서 점막에 이상소견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24
“금방 끝나는 간단한 수술이라는데 전신마취 때문에 이렇게 온갖 검사를 다 해야 해요?”“부위마취인데 전신마취하는 것처럼 검사하고, 금식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수술실에 들어온 환자분들에게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입니다. 의문을 가지시는 게 당연합니다. “이래 저래서 마취를 하는데 환자분은 이런저런 검사가 꼭 필요하니 시행하겠습니다~”라고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마취에 필요하니까 하세요”라고 통보하고 무조건 검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인 저도 ‘이렇게 건강한 젊은 청년이 무슨 문제가 있겠어?’하며 마취 전
"저는 갑상선이 있어요.""어머니께서 갑상선이 있어서....""동생이 갑상선이 생겨서 수술했어요.." 진료실에서 흔히 환자분들이 말씀하시는 내용입니다. 오늘도 저에게 오셔서 이렇게 말씀 하시곤 합니다. 그러면 저는 다시 이렇게 여쭈어 봅니다. “갑상선 항진증인가요? 아니면 저하증인가요?” '갑상선'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상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의학용어라 생소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갑상선의 기능 이상은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경우로 나뉘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럽지요. 사실 갑상선이라는 내분비 기관-호르몬을 생
안녕하세요.딸바보 유방 외과 의사 이하우 입니다. 날씨가 더워졌습니다.지난 주말에 운전을 하는데, 낮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에어컨을 틀고 다닐 정도로 더웠습니다. 일교차가 심한 요즘, 미세먼지도 심해 감기를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지난 글에 이어 유방통에 대한 남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대부분의 유방통은 유방암과는 깊은 관련이 없습니다. 특히 주기적인 통증은 더욱 그렇습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유방암 환자의 5% 정도가 유방통을 호소하는데, 이 환자분들은 유방통의 양상을 주로 비
아이를 갖게 되면 모든 일에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건강한 사람들도 꺼려하는 치과치료는 임산부로서는 더욱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임신을 하였을 때가 가장 구강건강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시기라는 것은 대부분의 치과의사들은 동의할 것입니다. 저의 진료실에서도 꽤 많은 분들이 임신 중 잇몸질환이나 충치로 인하여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임산부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치과 치료를 출산 후로 미루곤 합니다. 그런데 구강 내 질환은 비가역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잘 알고 대비하여 임신 기간 동안 자신의 구강 건강을 지키는 것이 좋겠
요즈음 외래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웬만한 검진은 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환자들이 검진 후에 어떠한 증상이 있어 외래에 내원한 경우 검사를 권유하기가 난감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검사를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검사를 하자고 하니 과잉진료의 문제가 있고, 의사 입장에서는 검사를 하지 않고 지나가면 오진의 문제가 있습니다. 환자들은 최근에 검사를 하였다면 검사를 받은 장기는 일정 기간은 이상이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검진 시에 하는 검사는 그 당시에만 이상이 없다는 것이지 그 이후의 상태까지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최
완연한 봄 날씨를 만끽할 틈도 없이 5월도 끝나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 달이 되면 주말마다 있는 결혼식 소식으로 더 바빠집니다. 화사한 봄 날씨와 어울리는 어여쁜 5월의 신부 모습은 그 풍경만큼이나 낭만적이어서 일까요? 하지만 막 결혼식을 마친 부부가 신혼여행을 떠나는 행복한 모습을 보며, 저는 조금 다른 생각에 빠져들곤 합니다. 응급실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이 이야기를 꺼내도 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사실 응급실에서 있었던 환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적어나갈 수 없는 이유가 있는데, 이는 이 이야기가 어떤 분께는 고통의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