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좋지 않은 경험을 합니다. 어려움 속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말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폐 안 끼치고 성실하게 살아왔는데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는 발생하기 마련입니다.좋지 않은 상황은 우리에게 우울감을 경험하게 합니다. 이런저런 걱정이 됩니다. 불안하고 안정이 되지 않습니다. 입맛도 없고 밤에 잠을 이루기도 어렵습니다. 일도 손에 잘 잡히지 않고 멍해지곤 합니다.살아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이에 우울감을 경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우울감이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다른 게 아니라 정리 정돈이 안 되는 누나 때문에 걱정입니다. 몇 해 전부터 서서히 누나가 집안 청소를 게을리하다가 이제는 사람이 누울 자리만 겨우 나올 정도로 집안 청소가 되지 않습니다. 설거지는 악취가 날 정도로 한 달간 미룰 정도입니다.누나가 2년에 한 번 정도로 이사를 자주 하는데 제가 옆에서 보기에는 집이 너무 지저분해져 살기 힘든 지경이 되면 이사를 가는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러다가 이사를 가서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다시 지저분해집니다.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하다 싶을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우울증과 화병으로 진단받고 약 처방을 받았는데요. 저는 제 기분과 표정을 남들 앞에서는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우울증인 걸 눈치채는 게 싫어서요.근데 오늘 누군가 저에게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고 우울증인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 순간 저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뭐라고 제가 이렇게 쇼를 하면서 살아야 하는 건지...제가 우울한 게 누군가에게 피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화나 보인다, 차가워 보인다며 저에게 하는 소리들이 오히려 저에게 상처가 되거든
[정신의학신문 : 건대하늘 정신과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학병원 전공의 시절 우울증으로 입원한 젊은 환자가 있었다. 치료가 잘 안되고 입원이 장기화되는 와중에 다른 문제로 찍은 복부 영상검사에서 희귀한 내분비 병변이 우연히 발견되었다. 의료진과 가족은 모두 흥분했다. 우울증을 일으키게 한 명백한 원인을 말 그대로 기적 같이 발견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수술로 문제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병변만 제거해주기만 하면 우울증이 완치되는 상황이었다.수술로 우울증을 치료한다는, 정말로 드라마틱한 상황 속에서 가족들은 이제야 모든 것이 다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본 글은 자살 유가족 대상 강연 자료를 각색한 글입니다.) ‘여러 빈소에서 여러 죽음을 조문하면서도 나는 죽음의 실체를 깨닫지 못한다. 죽음은 경험되지 않고 전수되지 않는다.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은 죽은 자들의 죽음에 개입할 수 없고, 죽은 자들은 죽지 않은 자들에게 죽음을 설명해 줄 수 없다.’(김훈, 연필로 쓰기 中, 문학동네, 2019) 자의로든 타의로든 사람은 살며 자신의 경험을 남긴다. 사소한 일상은 책이 되고 노래가 되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다. 누구나 처음인 삶,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안녕하세요. 남편의 우울증과 관련해서 상담받고자 문의드립니다.평소 자주 우울하다는 말을 하고, 죽고 싶다는 말도 합니다. 우울증 환자에게 병원 가라는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해서 그 말은 안 하고 있어요.아침에 일어날 때와 잠잘 때 꼭 인사하고, 평소 '고맙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포옹도 자주 하고, 당신은 정말 멋진 사람이고 내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표현도 합니다.남편이 혹시나 나쁜 생각으로 잘못될까 봐 너무 무섭고 두렵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최근 감정의 복받침이 굉장히 심해져서 이곳에 문의를 드립니다. 예전에는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슬픈 장면이 나와도 눈물을 많이 흘리지 않았는데, 요즘은 정말 울 상황이 아닌데도 눈물이 뚝뚝 떨어져요.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에 집중해서 빠져있으면 당연히 슬픈 상황에서도 눈물이 나는 건 누구나 그럴 텐데, 저는 요즘 그냥 왔다 갔다 하면서 보는 TV 화면에 누가 울고 있으면 저도 갑자기 슬퍼지면서 눈물이 납니다.최근에 할머니가 몸이 안 좋아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저는 어렸을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대학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최근 너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느끼는 일이 늘고 짜증이 나다 못해 눈물이 나고 가끔 속이 꽉 막히는 것 같이 화가 날 때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기분 상태가 된 시발점이 올해 초에 가정 내 문제로 스트레스라 해야 할지, 혼자만의 마음의 상처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크게 영향을 받게 되었던 때쯤인 것 같습니다.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타지 생활을 해왔던 터라 신경을 거의 쓰지 않
[정신의학신문 : 이주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현재 고등학교 다니는 여학생의 엄마입니다.중고등학교 생활 때 친구관계가 너무 힘들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였습니다. 왕따 당하기 싫어 내키지 않은 일에도 억지로 친구들과 어울리며 지냈습니다.그 당시에는 집에 학교생활이 힘들고 말을 하지 않아 가족들은 모르고 있다가, 고등학교 와서는 정말 힘들다고 저한테 도움을 청하더라고요.. 그래서 위클레스에서도 상담도 하고, 정신건강의학과도 방문을 하여, 우울증상이 있다며, 작년부터 렉사프로정 5mg 복용을 하였습니다. 서서히 좋아지고, 학교생활
[정신의학신문 : 조현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2월,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명대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모든 언론에 크게 보도됐습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2018년 기준). 세계에서 처음으로 1명이 안 됩니다. 참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은 1.68명이라고 합니다.이처럼 신생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불임치료 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의 출산을 간절히 원하는 부부가 많다는 뜻일 겁니다. 임신에 성공하고, 임신기간 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딛고 무사히 아기를 출산하는 것만큼 축복받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20대 중반의 대학교 자퇴생입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려 하는데 제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어릴 때부터 또래들 사이에서 소외당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내향적이고 말이 없어 사람들이 대하기 어려워하더군요. 겨우 친구들을 사귀어도 꼭 저를 심하게 시기하고 괴롭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해외생활을 하고 한국에 돌아오니 모든 것이 낯설었습니다. 아빠는 엄하셨고, 엄마는 감정적이셨죠. 제가 중학생일 때는 우울증 증세도 보이셨습니다. 아무도 제 고통을 이해해주지 않았죠.
[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6세 이전 영유아 심리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아이들도 우울할까요? 어떨 것 같으세요? 어른 생각으로는 대체 아이들이 걱정할 게 뭐가 있을까 싶은데 말이죠.아이들, 특히 어리면 어릴수록 정서에 대한 조절 능력이 부족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감정 조절 능력은 인지, 언어, 운동발달 등 전체적인 발달이 진행되면서 점차 좋아지는 추세를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
[정신의학신문 : 서한 강남 푸른 정신과 원장]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직장인입니다. 제 고민은, 혼자 있는 외로움이 너무 싫다는 거예요. 20살에 독립해서 너무 기뻤지만 그것도 잠시, 혼자 밥 먹는 게 그렇게 외롭고 서럽더라고요. 이제는 혼밥이 조금은 익숙해졌지만 매년 한두 번씩 나의 안식처가 없다는 느낌, 그리고 완전히 타인에게서 고립된 느낌이 들더라고요.사실은 이런 느낌은 오래됐어요. 더 어릴 때부터, 세상에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늘 바쁜 부모님, 나를 따돌리는 친구들, 관심을 주지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원래 이유 없이 막막하고 가슴에 뭔가가 얹힌 듯한 기분은 항상 있었습니다.작년부터 우울감이 본격적으로 심해졌습니다. 그 뒤로 자해 행동도 심해졌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말도 안 되게 떨어졌습니다.그 때문에 병원을 가게 되었는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그리고 한번 떨어진 인지능력은 우울증이 회복되면 다시 돌아올까요? 답변)안녕하세요. 우울감 및 이로 인한 자해행동, 기억력과 집중력의 저하 등 우울증의 여러 증상들이 질문자님을 괴롭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상당히 긴 시간 동안 이러한
[정신의학신문 : 싸이들의 잡학사전 - 이일준·박초연·김총기]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8%(약 3백60만 가구)가 총 천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반려동물의 수가 늘어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인데 최근 1인 가구나 딩크족이 늘면서 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고요. 특히 혼자 지내시는 분들께 반려동물은 가족이나 다름없지요. 아니, 때로는 사람보다 내 마음을 훨씬 잘 알고 위로해주기에 가족 이상의 유대감을 느끼는 분들이 점차 많아졌습니다.15년 동안 함께 지낸 고양이가 죽어 너무 힘들었던 여직원 A 씨는 반려동물의 장례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결혼한 뒤 두 부모님만 사시게 되었는데, 그 후로 어머니가 자꾸 몸이 아프다고 합니다. 아버지도 처음엔 어머니가 나이가 들어서 자주 아프구나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보니 그게 아니었다고 합니다.아프다고 챙겨주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가 와서 아프다고 하는 어머니에게 아버지도 점차 무뎌지다 보니 반응이 예전 같지 않게 되자 어머니는 "머리가 아프다, 소화가 안 된다, 허리가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다"라면서 병원만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찰을 해보면 멀쩡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우울증을 진단받고 치료를 꽤 오랜 시간 동안 받고 있는 20대 여자입니다.전 몇 년간 치료를 받았는데 지금 현재 주치의 선생님이 가장 오래된 선생님입니다. 1년이 다 되어가네요. 그 전엔 2~3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선생님을 찾았어요.일단 전 우울증이 아닌 것 같은데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저보고 우울증이라고 하시면서 이야기를 하시네요.신기한 건 절 만난 모든 선생님께서 저렇게 말씀을 하셨다는 거예요. 우울증이라고 말이죠.하지만 전 때로는 우울하기도 하지만, 우울한 시
[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입춘도 지났는데, 이제 곧 봄이 오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제가 처음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를 하던 1년차 봄이 생각이 나는데요. 당직을 설 때마다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상하게도 계절을 타는지 조증 환자분들은 봄부터 많아지더라고요. 오늘은 조증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조증은 우리에게 '조울증'이라는 단어로 더 친숙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아주 정확하게는 '양극성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