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행동과 감정은 대부분 되풀이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우리가 스스로 반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습관이나 자동반사에 통제된다는 설명이 더 적합하다. 삶은 계속해서 변하지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본능은 일관되게 우리의 행동을 통제한다.예컨대 지각할 것을 알면서도 아침에 늦잠을 자는 것, 흡연의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몇 년째 금연하지 못하는 것, 바람직하지 않은 말투 또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것 등의 문제가 꼭 사람의 의지가 부족해서 일어나는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몇 가지 본능적으로 표출된 행동의 자연스러운 법칙을 이해하고
인생은 크고 작은 사건의 연속이다. 때에 따라 상황을 피해버리거나 때론 현실을 왜곡시켜 반응함으로 어려움을 모면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약함을 고스란히 드러내어 마주하게 될 상황에 직면하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할 수도 있고, 담당의사가 정밀검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하거나, 사별한 가족의 뒷처리를 혼자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명상 조차도 도움이 안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의식을 연결시킬 수 있는 명상법 제안진정한 위기는 이런 사건을 맞닥뜨린 이후다. 이 상황에서 당사자는 그
[정신의학신문 : 장현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답장이 늦으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이 되는데 그런 마음을 모르는 것 같아서 속상합니다.” A씨는 아내가 외출해서 연락이 잘 안 되거나, 문자에 대한 답장이 늦어지면 '사고 난 것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어서 안절부절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답장이 올 때까지 연락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다가 연락이 되면 무사하다는 생각에 순간 안심을 하지만 이내 다시 화가 납니다. '이렇게 걱정하는 것을 알면서 왜 연락을 안 받았지? 날 배려하지 않는 건가? 벌써 이게
[정신의학신문 : 김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글에 이어 우리를 우울증에 빠뜨리는 인지 왜곡, 잘못된 사고 패턴을 살펴보자. ● 극대화 및 최소화 (Magnification and Minimization) - 어떤 일이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도록, 안 좋은 측면을 극대화하거나 좋은 측면을 최소화하여 인식한다.32세 여성 OO 씨는 소위 '무대 공포증'으로 종종 병원에서 인데놀을 처방받아 발표나 사회적인 모임 등을 미리 대비하곤 하는 분이다. 어느 날 회사에서 고위 간부가 직접 참여하는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을
지난 8일부터 우울증약은 완전히 먹지 않기 시작했고, 10일에 치료가 끝났어요. 그날 처방된 약 없이 병원을 나서며 접수 데스크 선생님께 박수를 받았는데 감사하고 졸업하는 기분이 들면서도, 진료를 기다리고 계시던 분들 앞에서 기뻐하는 것이 죄책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분들이 어떤 연유로 진료와 상담이 필요하신지는 알 수 없지만, 저 또한 그랬듯 어쩌면 눈에 보이는 질병과 투병하는 것보다도 고된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축하까지 받았는데 또 언젠가 힘들다며 찾아와서 염치없이 엄살을 부리게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
[정신의학신문 : 연세채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윤혜진] 우리의 머릿속에는 매일 수도 없는 생각이 지나간다. 이 중에 스스로 느끼기에 쓸데없는 생각, 현재 하고 있는 생각이나 행동을 방해하는 생각들을 우리는 잡념이라고 부른다. 어떤 생각은 원치 않는데도 자꾸만, 반복적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그것은 어떤 단어일 수도 있고 이미지일 수도 있으며 어떤 충동일 수도 있다.아마 잡념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잡념이 너무 많아진다면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잡념은 없애야만 하는 것일까? 아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음에 관한 문제들은 자신의 문제를 알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나눠볼 수 있습니다. 환청을 듣는 조현병 환자는 비어있는 윗집에 층간소음을 항의할 뿐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신감 넘치는 조증 환자는 경험도 전혀 없는 분야에서 자신만이 가진 능력이 있다고 확신하고 얼토당토않은 계획서에 투자를 권합니다. 치매 환자도 자신이 물건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도둑이 훔쳐 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어서 주변에서 도움을 주어야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모든 일이 내 잘못인 것 같을 때가 있으시지 않나요?오늘은 그런 자책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오늘 하루치만큼만의 위로가 더해지셨길 바랍니다. #자책 #죄책감 #잘못 #우울 #불안 #힘든삶
[정신의학신문 : 사랑샘터 정신과, 김태훈 전문의] 틱장애란?틱은 때로는 신경질적인 버릇 혹은 남의 신경을 거슬리는 버릇으로 인식되는데,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예가 눈을 지나치게 깜빡거리거나 어깨 으쓱거리기 같은 운동틱과 코를 킁킁거리거나 목에 무엇인가 걸린 듯 계속 잔기침을 하는 음성틱 등이다. 틱은 버릇과 달리 1, 2시간 같은 짧은 시간 동안 잠시는 억제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게 되는, 조절능력 밖에 있는 일종의 운동장애이다.틱장애는 틱의 1년 이상 지속 여부에 따라 만성 틱장애와 일과성 틱장애로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늘하루위로, 중국 음식점에 배달을 시킬때 짜장과 짬뽕 사이에서 갈등을 안 해보신 분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오늘은 이런 결정장애에 속에 숨겨져 있는 세 가지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오늘 하루치 만큼만의 위로가 더해지셨길 바랍니다. #결정장애 #선택장애 #선택 #기회 #기회비용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장강박증이란,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책, 옷, 신문, 박스... 소모품으로 쓰고 버려야 하는 것들도 다 쌓아두고 모아두는 것이지요. 이들의 집은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냄새와 악취, 벌레까지 기어 다니는데도 물건을 치우려 하면 보물이라도 뺏기는 것처럼 크게 화를 냅니다. 버린 만큼 또 새로 무언가를 주워오기도 하니 무한 반복이 되지요.저장강박은 전두엽의 가치 판단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에 문제가 생겨서 발병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전 연재에서 아이유의 이야기를 통해,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아이유는 인기가 높아지고 일이 잘될수록 불안해졌다고 표현했었죠.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불안’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불안이라는 감정은 많은 사람이 쉽게 경험하는 감정이기도 하고, 또 많이들 불편해하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저와 상담했던 많은 분이 불안이라는 감정을 토로하시면서 어려움을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전 연재에서 연예인의 반복된 자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안에는 이상화된 상과 동일시하는 심리기제가 자리 잡고 있음에 대해 살펴보았고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워낙 커다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다 보니, 외부에서 주어지는 ‘피드백’을 ‘진짜 나’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기가 쉽습니다. 그것이 자신을 구렁텅이로 빠뜨리는지도 모르는 채요.그런 측면에서 예전 한 예능 프로그램(KBS 대화의 희열2)에서 나왔던 아이유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이 깊었습니다. 많지 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러한
[정신의학신문 : 김영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들은 2살 반이 되면 밥 먹는 시간이나 놀이 시간, 잠자기 전에 해야 할 일등 일과에 대해 예상하게 됩니다. 잠자기 전에 이를 닦거나 목욕할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물놀이하는 이런 틀에 박힌 일과에 변화가 생긴다면 아이들은 불안해질 것입니다.5-6세가 되면 친구들과 게임을 할 때 아이들은 게임 규칙을 잘 지킵니다. 친구가 그 규칙을 어기면 잘못된 행동으로 여기고 매우 화를 내게 됩니다.길을 걸으면서 길가에 있는 나무의 숫자를 센다던지, 길에 놓인 블록의 금이 간 부분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임신과 출산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결혼한 지 어느 정도 되었고 남편도 저도 아이를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남편보다 제가 더 아이를 갖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 안에 아이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사실 그동안 결혼생활을 하면서 임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었고 임신과 출산은 먼 미래라는 회피 심리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을 몇 년 정도 하게 되니 주변에서 임신을 안 하냐는 질문을 서서히 받게 되면서 부담이 되기
[정신의학신문 : 조현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은행에 근무하는 A씨는 출근하러 집을 나설 때 창문이 다 닫혔는지, 가스레인지 밸브는 잠겼는지, 전등이 다 꺼졌는지 확인하고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다시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서 두 번 세 번 눈으로 봐야 직성이 풀립니다.고객이 건넨 서류, 신분증을 만질 때는 세균이 묻어 있을까 봐 찝찝해서 손가락 끝으로 살짝 만지고는 빨리 손을 씻어야 한다는 불안을 억지로 참습니다. 잠시 고객이 없는 틈을 타서 얼른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씻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일하는 도중에 책상 위의 물건들
[정신의학신문 : 윤혜진 연세채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제가 15년째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구글링을 하다가[Doctor's Mail] 자꾸 손톱을 물어뜯어요이 글을 읽게 되었고... 제가 피부 뜯기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손을 뜯었다고 인식했던 순간이 있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봤던 첫 중간고사에서 수학 문제를 8개밖에 풀지 못했고, 시험시간이 끝나가서 초조해하면서 손톱을 뜯었던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학교 다닐 때 시험기간마다 내 가방은 참 무거웠다. 막상 공부할 때는 우등생 동기들이 십시일반 만들어 준 요약본(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참 아름다운 문화였다.)도 겨우 봤지만, 집에서 책을 챙길 때는 강의록을 비롯해 한 해 동안 몇 번 열어보지도 않을 전공서적까지 바리바리 가방에 넣었기 때문이다.길면 3~4주, 많을 땐 1~2주 단위로 시험을 봤던 본과 시절에는 맘 편히 친구들과 놀러 갈 기회도 몇 없었다. 특히 다른 공부를 하는 친구들과 펜션에서 고기라도 구울라치면 대개는 여행 날짜와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불안한 사람을 대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사람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데 사실 이것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불안해하지 마',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 정도만 하는 게 보통이며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냐? 걱정이 지나친 거 같은데'라며 오히려 그 사람을 더 힘들게 하기도 하지요.'불안해하지 마'라는 말은 정말 그 사람의 불안을 하나도 공감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튀어나오는 말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오랜만에 친구가 전화가 왔다. 자정이 넘은 시간, 2차 회식 자리를 파하는 중이라고 했다. 결혼식 사회를 맡겼을 정도로 듬직하고, 평소 자기 고민보다는 남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친구. 이 시간에, 이렇게 취해서 연락하는 건 꽤나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는 거다.“알지? 나 3년 만에 겨우 취직한 거. 다른 애들은 회사 잘 다닐 때 혼자 공부하느라 힘들어서 취직만 되면 아무 걱정 없겠다 싶더니, 막상 취업하니까 오만 걱정이 다 드네. 이 일 계속할 수 있을까 싶고,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