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려원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강남 푸른 정신과 원장]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이혼 소송 중이고 배우자 측에서 아이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혼 소송을 시작한 지 벌써 7개월이 지났습니다.아이와 주기적으로 면접은 하고 있지만, 평소에도 같이 살 때처럼 아이와 전화나 문자 등 연락을 자주 하고 싶은데 아이의 태도에도 점차 변화가 오는 게 느껴집니다. 처음엔 배우자와 그 가족들의 눈치 때문에 전화 통화하는 것조차 눈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노력하면 괜찮아지리라 생각했지요.하지만 남자아이이고, 저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점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박한이 선수가 다음날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며 접촉 사고를 냈고 음주단속에 걸렸습니다. 삼성구단뿐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의 레전드였던 그는 곧바로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보장된 미래와 영광, 지도자의 길, 모든 것이 불투명해지고 말았지요.박한이뿐만 아니라 과거 다른 야구선수나 유명 연예인들의 끊임없는 음주사고가 매번 발생해왔습니다. 대리기사를 부를 돈이 없었을 리도 없고, 적발되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재발하는 이유는 대체
지난주 영국에서는 '대학원생의 정신건강'에 대한 사상 최초의 국제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학계의 위기를 해결하려면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주 영국 브라이튼에서는 「대학원생 연구자의 정신건강과 웰빙에 대한 1차 국제회의(the First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Mental Health & Wellbeing of Postgraduate Researchers)」가 열렸다. 이틀 동안 열린 회의의 목적은 '간단하고 시급한 진실'을 밝히는 것
저는 아마도 오랫동안 우울증을 겪고 있었던 것 같아요.아무에게도 힘들다는 말을 하고 싶진 않았지만요.사실은 혼자 짊어지고 있는 것에 한계가 오고 있었나 봐요. 불안함도 우울함도 스트레스도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늘 불안 속에 살고 있었어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요. 그러다가 결국 어느 날, 몇 년 동안이나 생각만으로 해오던 일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어요.평범하고 맑고 추운 가을날이었요. 후드티 한 장만 걸친 채로 집을 나와 아무 생각 없이 서울 가는 버스를 탔죠. 버스 창 밖으로 반짝
[정신의학신문 : 사랑샘터 정신과, 김태훈 전문의] 정신과 진료를 하다 보면 가장 흔하게 접하는 정신과 질환 중에서 공황 장애가 있다. 공황 장애는 갑작스럽게 심한 불안발작과 아무런 예고 없이 다양한 신체증상들이 나타나는 불안장애 중 하나이다. 공황장애에서 공황은 갑작스럽게 생기는 심리적 불안상태를 말한다.공황이란 단어가 쉽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는데, 1929년 10월 미국 주식의 갑작스러운 폭락을 대공황이라고 일컫는다. 이때 당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폭락하는 '파탄'(the Crash)으로 이어졌다. 주식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본 글 중간에 ⌜엑스마키나⌟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년 5월 24일–5월 25일 이틀에 걸쳐 ⌜The social agent : perspectives from cognitive science⌟라는 제목으로 2019 한국인지과학회 연차학술대회가 개최되었었습니다. 개인적인 관심사로 인해 휴가를 써가며 학회에 직접 참여를 했었습니다. 역시나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은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물론 학문으로서 역사가 오
[정신의학신문 : 이상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8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평론가인 새뮤얼 존슨(1709-1784)은 "최소한의 불행을 겪으면서, 가장 큰 행복을 얻는 기술은 작은 것을 관찰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여기서 작은 것을 관찰하는 기술은 무엇일까요? 일상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가령,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잔을 벌컥 마시는 것이 아니라 잠시 고소한 커피 향기와 맛을 음미하는 것이나, 퇴근길 전철에서 내다보이는 석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감상에 잠기고, 저녁 산책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과기원 진료실에서 자주 듣게 되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생하고 참아내면 그다음에는 무언가 쉽게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그중 세 가지 질문에 답을 해보겠습니다. “엄마가 지금만 참고 공부하면 다 된다고 했어요. 시험만 잘 보면 편하고 행복하게 산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아요.”엄마한테 속은 겁니다. 만약 엄마도 성적이 좋지 않았으면 똑같이 속은 채로 사셨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성적이 좋았던 엄마도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저렇게 말씀하셨을 수 있
[정신의학신문 : 조현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스트레스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때,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하지만 이 괴로움을 능숙하게 덜어낼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현실은 만만치 않고, 소위 잡생각은 우리 머릿속을 쉽게 떠나지 않지요. 운동이나 취미활동, 종교 등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마음챙김 명상(mindfulness meditation)’ 역시 이런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정신의학신문 : 정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제목이 다소 자극적입니다. 그래도 이 문구에 이끌리셨다는 건, 아이들이 크면 클수록 ‘부모 노릇’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요즘엔 부모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젊은 분들을 참 많이 만나게 됩니다. 공감이 갑니다. 잘하려 하면 할수록 힘이 드는 게 부모 노릇인데 살기 바쁜 청년들이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기도 합니다. 팍팍한 현실이지만, 어딘가에서 아이들은 계속 태어나고, 까다로운 녀석을 한번 잘 키워 보시겠다고 오늘도 부모님들이 가깝지도 않은 진료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성복 시인의 잠언집 중에는 이런 글귀가 나옵니다.“내 병을 신경성으로 추단한 의사는 정신과에 추천서를 내주었다. 나는 그것을 찢어버렸다. 내 육체가 정신에게 병을 건네주었다면 용서할 수 있으나, 정신이 육체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방해했다면 수치스러운 일이다. 나는 정신의 동정을 믿는다.”몸이 아픈 것은 그나마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정신이 신체를 병들게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시인은 의사의 의뢰서마저 찢어 버립니다. 그렇게 진단한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0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대학이나 성적, 가족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10대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마 ‘친구’일 겁니다. 친구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장소가 바로 학교인데 흔히 말하는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가 요새로 따지면 중학교 1학년입니다. 초등학교와 너무도 달라진 환경, 아직은 서먹한 친구들, 새로운 그룹을 만들고 적응하려는 노력들, 어찌 보면 중학교 1학년 교실의 새 학기 3월 풍경은 친구를 사귀고 무리를 형성하려는, 뒤처지고 소외되지 않
[정신의학신문 : 조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저도 가정의 달에 챙길 날들이 많아서 주말에도 정신이 없네요.소아정신과에는 방문하실 때 대부분은 자녀와 부모님이 함께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자녀들보다 부모님들이 병원에 오시는 경우가 많네요. 아마 아주 어린 초등학생이 아니고서는 부모가 가자고 해도 병원에 오지 않을 수도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물론 처음부터 저렇게 이야기하고 오시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대부분 그냥 잠이 잘 안 온다, 가슴이 답답하다, 라는 정도
[정신의학신문 :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불안하고 긴장하면 여러 생리 현상이 나타납니다. (사실 생리 현상을 불안으로 인식하는 것이지요.)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나타나는 신체의 생리적 변화인데, 보통 호흡수가 많아지고 불규칙하게 됩니다. 횡격막을 포함한 호흡근의 긴장이 올라가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느낌이 들고, 심장이 빨리 뛰면서 뻐근하기도 하지요. 이런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몸에 문제가 있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이런 생리변화를 극단적으로 인식하면 공황발작(panic attactk)처럼 심한 공포에 휩싸이기도
[정신의학신문 : 신홍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수면제를 오래 먹으면 치매에 걸리나?불면증 환자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소망은 약 안 먹고 잘 자는 것이다. 특히 그 ‘독한’ 수면제를 그만 먹었으면 한다. 수면제를 계속 먹으면 중독이 되고, 또 치매에 걸리지 않을까 하고 두려워한다. 수면의학자들은 수면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수면제에 정통한 두 학자가 수면제 사용에 대한 찬반 논쟁을 벌인 것이 논문으로 나온 적이 있다. 우선, 수면제 사용을 반대하는 학자는 불면증은 수면제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며, 수면제로 인해 인지기능(認
[정신의학신문 : 대한노인정신의학회 강동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들어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진료실에서 치매 예방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약제 복용이 아닌 생활 습관의 변화를 통한 예방 방법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들 하십니다. 치매 예방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습관 교정 인자로는 식습관 관리, 운동, 음주 및 흡연 관리, 적절한 사회적, 인지적 자극의 유지 등이 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일반적으로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게 운동을 하는 것이
[정신의학신문: 이상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남아있는 자존감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요? 먼저, 자아이미지를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아이미지는 자기자신을 떠올리며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으로 일단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빈 종이에 반을 접어서 왼쪽에 자신의 장점을 적어보시고, 오른쪽에 자신의 단점을 적어보세요. 무엇을 적을까 생각이 나지 않아 가슴이 답답하십니까? 자기가 자신을 바라보는 느낌이 대략적으로 어떤지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장점에 대해 비판적으로 대하지 말고, 떠오르는 대로 적어보십시오. 장점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미루기를 논하기에 앞서 웃픈 이야기를 할까 한다. 중요한 일을 나중으로 미루는 습관에 대해 많은 환자분,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언젠가는 꼭 글로 그때 오고 간 이야기를 정리하고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 글 자체가 수많은 미루기와 미루기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실은, 여태껏 썼던 모든 글이 마찬가지였다. 글뿐 아니라 어쩌면, 살아가며 이룬 작은 성취들 모두가 끊임없는 미루기와의 줄다리기였음을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고백한다. 수동 공격적 성격(Passive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