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공공기관에서 양극성장애 제2형을 사유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스물다섯 살 남성입니다. 저는 저희 기관의 차량 출입 통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차량 운전자가 주차장 입구에서 초인종을 누르면, 제가 인터폰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후 출입문을 개방하는 식입니다.그런데 최근 초인종이 눌러지는 것에 아무런 이유 없이 불안과 스트레스, 심지어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마치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초인종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소리가 나지 않을 때도 불안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9년차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입니다. 결혼 초부터 남편과 갈등이 많았는데, 이게 단순히 성격 차이, 성장 환경 차이가 아니라, 남편이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어 벌어지는 일들이기에 제가 참는 데 한계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무엇보다도 아이들 양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점이 가장 걱정됩니다. 남편은 고학력자 전문직입니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이성적이고 분석적이라 전문 분야에서 능력은 뛰어난데, 인간관계에서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터무니없이 떨어지고, 평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생 때부터 만성 우울감과 공허함을 느껴 왔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이나 살아 있는 것 자체에 부질없음을 느꼈던 것 같아요.직접적인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초반까지 아빠의 외도와 부부싸움(폭력) 등으로 집안 분위기가 매우 안 좋았고, 정서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저는 일찍이 철이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그 때 우울증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또한 부모님의 관계를 보면서 나는 커서 저런 관계가 아닌, ‘나의 모든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사연) 저는 2012년에 재수를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대학 동기 한 명과만 주로 어울리고, 열등감으로 인해 학창 시절 친구들과 거리를 두고 연락을 끊었습니다.2014년에는 연천에서 군 생활을 했는데, 어리바리해서 적응을 잘 못했습니다. 인간관계에 많이 지쳤던 것 같습니다. 2016년 1월에 제대했는데 제대 당시 후임들이 저를 매몰차게 대했습니다. 2년 동안 잘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대하니 저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제대 후에는 친구들과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중반 여성입니다. 요즘 점점 사람들과 연락하는 것이꺼려지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원래 제 성격은 쾌활하고 농담도 잘하며 사람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카톡이나 전화 연락이 오면 답장도 바로 하고 SNS로 메시지도 자주 주고받곤 했습니다. 리더십도 있는 편이어서 모임의 장이나 주최자 역할도 많이 했고, 직장에서 관리자로서도 일했습니다.그런데 2~3년 전부터 우울증을 겪으면서 집 밖에 나가는 것도 꺼려지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피하고 있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사연) 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 일상 대부분의 일에 뭔지 모를 부담감 같은 것을 느끼는데 이것이 어떤 문제인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이번 주에 면접이 있어요. 근데 졸업 후 처음 하는 면접이라 내일 면접용 사진을 찍으러 갈 것이고, 그다음 날은 미용실에 방문해서 면접에 대비하여 머리도 손질할 예정이에요. 근데 뭔가 이런 일들이 큰 부담 같은 것으로 다가온다고 할까요? ‘사진 찍으러 가서 표정은 어떻게 지어야 하지?’, ‘사진이 생각보다 못 나오면 어떻게 하지?’, ‘사진 찍으러 가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001년생입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도 별로 없었고, 주변에서 조용하다거나 특이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얼마 전 우연히 인터넷에서 자폐랑 아스퍼거 증후군 자가진단을 해 봤는데 자폐 지수가 높게 나왔습니다. 자폐나 아스퍼거 증후군 증상을 찾아보니까 제 모습하고 일치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그래서 한번 검사를 받아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자폐 진단을 받는 것은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성인이 진단받기는 어렵나요? 부모님께 말씀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45세 미혼 여성으로 형제는 1남 3녀이며,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70세)만 시골에서 혼자 살고 계세요. 형제들은 결혼 후 각자 가정을 꾸리고 사는데 남동생(서울 거주/40세/결혼 5년차/자녀 없음)이 게임 아이템 구매로 약 일억 원의 횡령을 1년 5개월 동안 했다고 하네요. 사장은 거의 가족과 마찬가지인 사이인데 그런 곳에서 저지른 횡령으로 주위 사람들은 너무 큰 상처를 받았고, 올케와는 이혼을 준비 중입니다. 본 사건을 계기로 남동생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희 어머니는 평생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살아오셨습니다. 외조부모님과 외가 가족들은 어머니에게 엄격하셨고, 학업에 두각을 나타냈던 어머니가 대학교에 진학하고자 했을 때도 학비를 지원해 주지 않아서 꿈을 포기하고 취직을 하셨습니다.그러다 아버지를 만나서 결혼하셨지만, 아버지와도 그렇게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십니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통제하려는 성향과 욱하는 성격으로 집안 분위기가 냉랭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나 동생도 아버지와 거리가 있는 편이고, 아버지 주변에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현재 저는 우울 및 불안 진단을 받고 6개월 휴직 중입니다. 저에 대해서 조금 더 잘 이해하실 수 있도록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 보자면, 강박증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적이 있습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욕설 같은 안 좋은 말들이 떠오를 때가 많았고, 그럴 때마다 어머니께서 괜찮다고 말을 해주셔야 진정되곤 했습니다. 치료 후에는 평범한 삶을 살았고, 성인이 된 지금은 얼마 전까지 직장생활을 하다가 잠시 휴직 중입니다.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라서 민원에 시달릴 때도 많았고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서른 살이 되는 직장인 여성입니다.제가 처음 우울 증세를 느낀 건 학생 때부터였고,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식이장애와 함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어 약물치료를 받았습니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정신분석이나 CBT 등 상담도 받으러 다니고, 개인적으로도 나아지려고 노력해 오다가 최근엔 ADHD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같이 약물치료 중이에요.사실 심각한 문제는 이제 특별히 없습니다. 식이장애가 심한 것도 아니고, 일하는 데 문제가 될 정도로 집중력이 저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지난 7월에 도서관에서 사서 보조로 한 달 일한 후, 본의 아니게 그만두고 현재 쉬면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원래 12월까지 계약이었는데, 같이 일했던 사람 때문에 나오게 되었습니다.도서관 직원은 사서 선생님이 없었고, 책임자 분이 계시는데 토요일 날만 잠깐씩 오셔서 근무하시고, 7월에 도서관에서 주로 근무한 사람은 자활근로자와 저, 아르바이트 대학생, 자원봉사 선생님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 학생이나 자원봉사하는 선생님은 괜찮았는데, 문제는 자활근로자였습니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이직을 간절히 원하는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지금까지 몇 년간 영어를 공부하다가 몇 주 만에 포기하고 또다시 시작했다가 또 포기하던 것이 몇 번 정도 되풀이되었는데요, 최근에 다시 영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공부를 하다 보면, 특히 밤 12시 정도가 넘었을 때, 잠을 자야 하는데 자꾸 더 하게 되고 집중이 아주 잘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러고 나서 오늘 공부한 게 썩 만족스러웠다 싶으면, 제가 원어민 정도의 영어 실력을 장착해서 남부럽지 않게 멋진 모습으로 돈도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나름대로 성실하고 즐겁게 잘 살아가고 있는 30대 직장인입니다. 최근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서 조용하게 죽은 듯이 살고 싶다.’는 욕구 아닌 욕구가 갈수록 강렬해져 사연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저는 안정적이고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을 잔뜩 받으며 자랐습니다. 어머니가 알코올중독자셔서 무척 편찮으셨지만, 아버지가 그런 어머니를 성심껏 보살펴 주셨고, 가까운 친척들도 많은 관심을 주었습니다. 하필이면 어머니 건강이 악화되던 시점이 제가 사춘기일 때라, 머잖아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서울에서 지내다가 남편의 일 때문에 지방에 와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연고가 없는 지역이고, 처음에는 일 년 정도 지낼 거라 해서 아기를 출산하자마자 따라 내려왔으나 일이 장기화되어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제 연말이면 지방 생활이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해외 파견을 가게 되어 함께 해외에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이 고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10년 이상 생활한 곳이라 학교 친구, 지인, 다니던 성당, 자주 가던 식당등에서 마음의 위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미혼 여성입니다. 어디에도 쉽게 털어놓을 수도 없는 고민 때문에 마음이 괴롭고 답답하네요. 제 과거 연인이 조현병, 피해망상이 두드러지게 발현되어서 그에 관해 자문을 구하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이 사람이 여러 이유로 좋은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그 사람과 계속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설명을 좀 드리자면, 저는 한 30대 남성과 반 년 정도 교제를 했습니다. 관심 분야도 비슷하고 저도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참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올해 서른 살입니다. 살아 보니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요. 오늘 하루아침에 세운 계획이 엎어지는가 하면, 뜻대로 하고자 했던 일은 무산되기도 하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요. 우연에 좌지우지되는 삶은 넌덜머리가 나요. 그치만 실은 인정해야 한다는 걸 저도 알고 있어요.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이 만들어 낸 집합체 속에서 선택을 해야 하고, 저라는 주체를 찾아가야 한다는 사실을요….그렇다면 인생의 주체가 된다는 건, 삶의 주체가 된다는 건 대체 뭔가요?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고등학교 1학년 재미교포입니다. 요즘 부쩍 우울함과 자기비하가 심해져서 고민입니다.저는 태어나기를 감수성과 예민함이 필요 이상으로 넘쳐 났고 감정 기복이 유독 심합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항상 밝게 지내지만 혼자 있을 때면 현타가 심하게 옵니다. 그 현타는 자기비하로 항상 이어지곤 합니다. 사실 다른 우울증 환자들처럼 집에만 처박혀 있지도, 하루 종일 울지도, 자해를 하거나 자살 시도를 해 본 적도 없습니다. 삶의 대한 어느 정도 희망과 애정도 있고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현재 스물한 살 성인입니다. 유치원 때부터 감정에 있어서 어떠한 깊이도 느끼지 못했고 분노가 많았습니다. 미쳐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정도의 극심한 분노가 올라와 물건을 부수거나 벽을 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분노 지수가 10에서 갑자기 0으로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차분해지면 마음에서 엄청난 죄책감이 몰려오는데, 이러한 간극이 마음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듭니다. 중학교 1학년인 열네 살 때 성추행을 당한 이후, 부모님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서른 살인 여성입니다. 저는 2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쭉 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우울증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일상생활도 무사히 하고 공부도 꽤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그런데 문제는, 제가 제 과거의 트라우마? 불행?에 얽매여서 하루하루를 고통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 성적이 좋은 편이었지만, 욕심이 나서 스무 살 때 재수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그런데 재수의 압박감 등으로 인해서 재수 도중에 우울증(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