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올해 나이 스물세 살의 여자입니다. 키는 148cm로 작고, 얼굴도 작고 눈도 작은 게 동글동글해서 어린아이 같습니다. 회피성 성격도 있어서 아르바이트 찾아보기도 힘든데, 집안 사정도 좋지 않아서 옷도 잘 입지 못합니다. 타인의 눈에 비치는 것이 기분 나쁘게 하는 것 같고, 민폐인 것 같아서 아르바이트 지원하기도 미안합니다. 진상 손님을 본 적은 없지만, 대응 못할 것 같고 무섭습니다. 사회성이 없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초등학교 때부터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존재가 민폐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공부를 하기 위해서 독서실에 다니고 있습니다. 독서실 자리에 앉아서 고개를 들면 문이 보여요. 그런데 제가 문이 열릴 때마다 자꾸만 누가 왔다 갔다 하는지 쳐다보게 됩니다. 누가 지나가면 그게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해요.또 문에 작은 창문이 있는데 인강을 보다가도 창문 사이로 사람 형체가 보이면 자꾸 쳐다보게 돼요. 다 모르는 사람들인데 자꾸 눈을 마주치게 되고, 상대(여러 명)도 아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쳐다보는 걸 알고 아예 저랑 대놓고 눈을 마주치는 사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현재 스물다섯 살이고, 해외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첫째 딸로서, 저희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저에 대한 기대가 아주 컸습니다. 집안이 아무리 어려워져도 부모님께서는 결혼반지를 팔아서라도 있는 것 없는 것 다 긁어모아서 교육열이 높은 동네에 거주하며 저에게 사교육이란 사교육은 전부 시키셨습니다. 저는 맞지 않는 전공 선택으로 인해 한차례의 전과와 편입 그리고 직장과 학업의 병행으로 입학한 지 6년이 되어서야 졸업을 했습니다.부모님은 노후 준비는 전혀 못해도 제 공부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8세, 4세 남매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요즘 제가 미쳐 가는 것 같아요…. 육아도 힘들고, 직장생활도 너무 힘들어요… 사람 상대하는 것도 너무 힘들고요.그러다 보니 모든 화가 아이들에게 향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라 그럴 수 있다 생각해야 하는데, 작은 실수에도 제가 예민해져서 화를 내고 있습니다. 별것 아닌데도 화를 내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 자괴감도 들고요. 일 년 365일 하루도 안 빠지고 만날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아요. 참아야지 하면서도 아이가 심기를 거스르는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직장인입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이혼할 때 안 좋은 과정을 초등학교 때 지켜봤고, 그 후 할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살았는데, 고지식한 분들이라서 대화에 어려움을 많이 겪으면서 감정적으로 힘들게 자라 왔어요. 지금은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궁금한 게 있는데요, 어머니나 아버지 혹은 할머니 등등 누군가 가족 이야기를 꺼내기만 하면 왜 눈물부터 나오는지 모르겠어요.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니 이혼의 아픔이나 가족 관계에 있어서 어른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상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전 예전부터 누가 절 좋아한다거나 저한테 관심을 표하면서 다가오면 불안감과 혼란스러움을 느꼈어요. 딱히 무슨 감정이라고 명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불쾌한 감정에 가깝다는 거예요. 가끔 공황 증상이 약하게 올 때처럼 숨이 턱턱 막히고, 아찔해져요. 진짜 모든 게 낯설고 무서워서 어딘가로 도망치려는 듯 하염없이 걷기도 했어요.원인을 찾아보려고 과거를 아무리 뒤적거려도 전… 모르겠어요. 이런 이유 때문에 연애를 하고 싶어도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가도, 그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중반 남자입니다. 제목 그대로 제가 가장 고민하는 것은, ‘나라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예요.이런 생각은 단순히 불안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이런 생각을 거부하고 싶다 보니 또 이차적으로 절 힘들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근본적인 고민을 해결하고 싶어 혼자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심적 에너지를 무척이나 쓰게 됩니다. 그래서 사회생활이고 인간관계고 다 관심 없어지고 피곤해지더라고요. 무척이나 고민입니다. 한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여자입니다. 원래 제가 이런 성향이었던 건지, 첫 연애 경험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연애할 때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아야 마음이 놓여요. 남자친구를 매일 만나고 매일 사랑한다는 표현을 받아야 편안하고,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는지, 누구와 연락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카톡 내용은 어떤지 다 궁금해요.제 가정환경은 안정적이지는 않은 편이었어요. 아빠는 어릴 적 저와 엄마에게 가정폭력을 많이 하셨고, 엄마는 제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 암 진단을 받으시고 4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원래도 잠을 많이 자는 편이긴 합니다. 어렸을 때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도피처로 잠을 택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성인이 되고, 독립해서 자취하면서는 좀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자취방이라면 내가 몇 시간을 자든지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평일에 못 잤던 잠을 주말에 몰아서 더 자야할 것 같은 보상심리도 있고요.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게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주말이 되면 눈을 뜨지 못하겠어요. 일어날 의지도 없고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스물아홉 살 여자입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화가 나거나 분노가 올라오면 조절이 잘 안 되고, 폭언을 꼭 하게 됩니다. 연애 때도 그런 적이 가끔 있었지만 결혼 후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남편이 그동안 제 언행을 참고 참아 왔는데 어제는 제가 욕설까지 해서 저를 용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스스로도 제 행동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 모습이 조금도 바뀌지 않아서 마음이 정말 힘듭니다. 남편과 대화할 때 제가 먼저 분노가 일어나서 화를 내게 되는데 그런 과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책을 읽고 싶은데 책을 읽으려고 하면 머리가 굳어지면서 책에 있는 글씨만 눈에 들어오고 내용은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아요. 사람이 옆에 있어도 불안 증상이 심해요. 사람들이야 집에 있으면서 피하고 있지만, 집에서조차 책도 읽지 못하니 절망감이 들어요. 머리를 바닥에 대고 책을 읽기도 하고, 두 손으로 잡고 읽기도 해요. 그러면 읽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지금의 내 삶이 힘들어서 어떻게든 책이라도 읽으며 위안을 얻고 싶은 거예요. 머리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어요. 어떤 걸 선택하면 그 선택으로 생겨나는 다른 선택지들이 생기는데, 그 선택지들은 그 이전 선택으로 생겨난 선택인 거잖아요. 그럼 처음에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생겨날 선택지들은 영영 멀어지는 게 되니까… 선택 하나하나가 무서워요. 하나를 선택하지만 더 많은 것들을 잃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그렇다고 식사 메뉴나 옷차림 같은 사소한 선택까지 어려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를 하는 장소, 진로, 사귀게 될 사람과 같이 인생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정신과 상담을 꾸준하게 받으며 약도 먹고 있는데요… 의사 선생님에 대해 개인적인 관심이 생기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신과 의사와 환자 사이에 유대 관계가 생기는 것에 대한 전문용어도 있더라고요. 단순히 제 마음을 잘 알아주는 사람이 생겨서 정서적으로 의지를 하게 된 건지, 아니면 이성에 대한 감정인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이런 감정에 대해 선생님에게 상담을 하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동성 선생님이 계신 병원으로 바꾸는 게 좋을까요? 여기 계신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일단 저는 성인 ADHD 증상이 너무 저와 비슷해서 정신과에 가서 풀배터리 검사를 해 봤는데, 결과는 어떤 질환은 아니라고 하셨어요.근데 저는 차라리 정신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심각한 상태입니다.’라고 해 주시면 솔직히 기분은 괜찮아질 것 같거든요. 근데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더 힘들어요. 저는 정말 노력하고 있지만, 제 일상은 무너지고 있는데… 그냥 병 탓 하고 싶은가 봐요.근데 다른 분들 보니까 처음엔 아니라고 진단받았는데 병원을 여러 군데 다니면서 결국 A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생 2학년 남학생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여자 친구들이랑 노는 게 좋아서 여자 친구들이랑 놀고, 화장도 하며 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여자 친구들이랑 놀았다는 이유로 남자친구들에게 왕따, 따돌림, 폭력 등을 당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도 줄곧 말이죠. 이제는 못 버티겠어서 이 글을 작성합니다. 저는 어른이 되면 성전환 수술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검색해서 찾아보니 성전환 수술을 하려면 정신과에서 성 정체성 장애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버스가 달릴 때 핸드폰을 창문으로 던져 보고 싶다든지, 아이홀을 눌러 눈을 빠지게 하고 싶다든지, 태양을 계속 쳐다봐서 실명하고 싶다든지… 이런 충동에 휩싸이곤 합니다. 당연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인 것을 알지만… 하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해 볼까? 하는 생각에 휩싸여 불안하고 죽겠습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병명이 뭔가요? 고치고 싶습니다. 자살하고 싶은 건 절대 아니에요. 겁도 많고요. 그리고 사소한 것에도 불안합니다. 전기차를 타면 차가 터질 것 같다든지, 비행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3주 전에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여 지금은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복용 중입니다. 그런데 걱정되는 증상이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약 5개월 전부터 우울감과 함께 찾아왔던 증상인데, 주변은 조용한데 머릿속에서 소리가 울리는 느낌이 듭니다.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명령하기도 하고, 욕을 하기도 합니다. 주로 들리는 소리는 ‘너 같은 쓰레기는 한심해. 죽어. 죽일 거야.’ 이런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명령입니다. 종종 그런 소리와 함께 머릿속에서 저를 해치려는 사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삼십대 중반 여성 직장인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 초등학교 시절에는 내향적이지만 명랑한 아이였으나, 사춘기 시절부터 지속적인 우울감과 낮은 자존감, 부정적인 사고방식과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커서, 좋은 일이 있거나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현재에 만족하거나 충실하여 기쁜 적이 드물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업, 강의 시간에 아무리 집중하려 해도 조는 것이 일상이었고, 특히 시험공부를 할 때는 늘 벼락치기만을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이제 대학교를 졸업한 스물다섯 살 여자입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정신과 예약과 취소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 상태가 진료를 받을 정도인지 의심이 들고, 진료 외의 방법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어 선뜻 가 보지 못하였습니다. 전문가님들께서 읽어 주시고 조언해 주신다면 저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 같습니다.저의 성장 배경부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업을 가진 부모님 슬하에서 교육적으로 부족함 없이 자라 왔다고 생각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무기력증인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지하철 타러 가는 게 너무 힘들고, 준비하는 시간도 힘들고, 그냥 사라지고 싶어요. 엄마랑은 원래도 자주 싸웠어요. 사실 제 잘못이 많은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엄마랑도 사이가 좋았던 것 같은데 원래 저는 아무리 싸워도 엄마 옆에 꼭 붙어서 잤었거든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한테 많이 혼나고 많이 맞고서 갑자기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난 아직 어린아이고 이렇게 많이 맞을 만큼 잘못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런 거는 말로 천천히 설명해 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