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그와 함께 했던 공간들은 아무 의미도 없었으며 함께 나누었던 시간은 인생의 낭비에 불과했습니다.하지만 가장 화가 나는 것은 그런 사랑을 했던 나 자신입니다.나의 연애는 내가 얼마만큼 형편없고 천박하고 이해심 없는 사람인지를 알게 해 주었고 나의 연애의 기억은 앞으로의 내 연애의 나쁜 결말을 암시하는 스포일러가 되어버렸습니다.앞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자신이 없습니다. 사랑에 상처 받은 나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결국 우리는 서로를 증오하게 될 텐데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해도 될까요?"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가 기억을 통해 위로받는 방식들- 영화 러브레터, 1995 이번에는 정말로 잊겠다고 다짐했는데, 뒤돌아보면 당신은 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당신의 시간은 멈춰버렸고 나의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이제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건만, 내 마음속 한 구석에는 여전히 당신의 부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내가 있습니다. 과거만 보면서 살 수 없기에 오늘도 나는 하루를 살아내고 어떤 때는 며칠 동안 당신을 잊고 지내기도 하지만, 우연히 열어본 옷장 속의 당신의 향기 속에서 당신은 여전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곧 스물셋 되는 여대생입니다. 제목 그대로 자발적인 모쏠이에요.살면서 짝사랑도 없었고 연애경험도 없고 심지어 남자 연예인도 좋아해 본 적이 없어요. 영화를 볼 때도 키스 장면이 시간낭비처럼 느껴져요.오히려 길을 가다 보면 잘생긴 남자보다는 귀여운 여자에게 눈길이 가요. (그렇다고 여자에게 연애감정을 느끼는 것도 아니에요).제일 그런 감정에 가까이 가본 경험은 아마 '오만과 편견'을 재미있게 봤을 때인 듯해요. 선배한테 소개받아서 연락을 주고받던 남자도
내가 더 많이 좋아해서 주도권을 잃고 마치 짝사랑처럼 속앓이를 하면 그건 내가 손해, 아니 연애를 잘못하고 있는 걸까? 그건 사랑이 아닌 걸까? 사실, 이번 남녀관계 시리즈는 바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연애할 때, 득실을 따지는 것 자체가 사실 우스운 일이지만 실제 주위에서는 그런 일을 흔히 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많은 이들이 나를 사랑해주길 혹은 내가 사랑받기를 원하지, 내가 사랑하거나 사랑을 주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는 것 같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나를 사랑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방을 떠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때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남들처럼 남자 친구가 생기면 떠날까 봐 불안하고 무섭고 이상해요.화가 나면 남자 친구한테 다 화내고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너무 극단적이고... 마음은 안 그런데.제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잘해주고 싶고 잘해보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요. 답변)안녕하세요. 몇 줄 적지 않았지만 '남자 친구가 생기면 떠날까 봐 불안하고 무섭다'고 하신 첫 문장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이미 나와있는 것 같습니다.인간관계 특히나 연인관계에서 어느 정도는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생각이
[정신의학신문 : 김병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입니다. 오늘은 가정에서 행복하지 않으니 일을 하는 의미도 사라져 버린 것 같다며 괴로워하는 박 차장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박 차장님은 결혼한 지 15년째가 되어간다고 하더군요. 죽도록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요즘 아내와 싸우는 일이 많아졌다고 하더군요.박 차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나는 밖에서 고생하는데, 아내는 내 마음을 몰라 줘요. 내가 뭘 원하는지, 아내는 관심도 없어요.”라고요.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일에 대한 열정마저 식어 버린다는 것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서른 초반의 여성입니다. 요즘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습니다.저는 내년 중에 외국에 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영주권 준비도 하구 있고요. 근데 사실 이것 또한 제가 원하는 삶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삶을 살다 보니 공허함은 늘어가고, 행복을 느끼는 감정도 자꾸 작아집니다. 무료함을 자주 느끼고 말 그대로 재미가 없어요.친구들은 하나 둘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을 하는데, 저는 왜 선택하는 남자마다 힘들고 아픈 사람들만 선택하
[정신의학신문 :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잔소리가 심한 아내와 함께 사는 남편들은 ‘협심증’에 걸릴 위험이 4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외도 역시 현재 자신의 삶에서 탈피하는 돌파구로, 중년기 우울감을 극복하는 항우울제로, 삶의 활력을 더하는 비타민으로 생각하는 중년 남자들이 많아지고 있다.예를 들어, 일, 가사의 스트레스로 탈진이 된 상태에서 현재의 우울감을 해소하고 스스로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 남자를 소개받거나, 여자를 소개받는 일과 같은 것이다. ‘현재의 나를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주는 연인을 만난다면 지금 이 스트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강남 푸른 정신과 원장] 행복한 결혼식 장면을 떠올려 보자.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신부와 멋지게 턱시도를 차려입은 신랑이 함께 버진로드를 걷는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많은 이들 앞에서 사랑을 서약한다. 결혼행진곡이 부드럽게 울려 퍼지고,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서 그렇게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는다. 그 날은 두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날일 것이다. 꿈은 깨라고 있는 것일까? 한없이 올라가던 인생의 상승 곡선은 다시 변곡점을 맞이한다. 조금씩 둘의 관계가 삐그덕거리기 시작한다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어느 순간부터 남자 친구에게 심한 집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도 집착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주변에 친구도 없고, 부모님도 없고, 혼자 타지에 와서 생활하고 있는 제 옆엔 남자 친구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제 눈엔 남자 친구가 잘 생겼습니다. 그런데 남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아 점점 집착을 심하게 하게 된 거 같습니다. 길을 걸으면 다른 여자들이 남자 친구를 멍하니 쳐다보고, 심지어 어떤 여자가 제 남자 친구를 보면서 걷다가 저랑 부딪힌 적도 있고요... 이런 스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요 몇 달 사이 마음이 괴로워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써봅니다. 저는 20대 중후반 여성으로, 남자 친구가 계속 싫었다 좋았다 반복되는 극단적인 감정을 겪고 있어 괴롭습니다. 남자 친구와 몇 년 동안 사귀었는데 그런 감정 기복이 없었다가 몇 달 전부터 시작된 증상이에요. 항상 저의 심한 기복과 짜증을 받아주던 남자 친구가 최근 들어 사업을 시작하고 바빠지면서부터 제게 '더 이상 내게는 너의 찡찡거림을 받아줄 마음의 여유가 없다'라고 한 뒤부터 이런 감정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외동이라 부모님의 사랑을 다 받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외동딸이 이기적인 부분도 있었죠. 그래서 학창 시절에 멋대로 하는 경향이 있어 왕따도 겪었고 친구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게 저한테는 매우 큰 상처이고 지금도 친구가 없다는 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저는 그들이 싫어서 그랬던 게 아니라, 좋아서 표현한 건데 표현이 안 맞는 거라고 20대가 돼서 느꼈습니다.하지만 그게 아닌가 봅니다. 조심스러우면서 적당히 다가갔다고 생각했지만 대학시절에 많은 대외활동을 통해
[정신의학신문 : 김민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일반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55세 남성 B씨. 1년 전 아내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받게 되었다. B씨는 평소 예민한 편이긴 했지만, 직장 생활이나 대인 관계에서 큰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는 않았었다. 몇 달 뒤 B씨의 아내는 다행히 수술경과도 괜찮아서 갑상선 호르몬제를 투여하는 선에서 일상생활로 돌아왔지만, 이후 B씨는 자신의 모든 생활에 걱정이 많아지기 시작했다.잠도 잘 오지 않았다. 입면도 잘 안되고 겨우 잠들더라도 꿈을 많이 꾸고 중간에 자주 깨버리기도 했다. 자려고 하면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전 40대 초반 남성이자, 우리 식구의 남편이자 아빠입니다. 전 3형제 중 둘째인데, 동생이 태어나자마자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어머닌 장애가 있는 동생을 돌보며 평생을 사셨습니다. 저도 어릴 땐 동생이랑 자주 싸우고 장애가 있는 동생을 미워하기도 했지만, 성인이 되고선 장애를 안고 사는 삶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고 최선을 다해서 동생 마음을 이해하고 도와주려 했습니다. 동생은 사회생활에 적응하려 했지만, 힘들어했고 심한 불안장애가 생겨 10여 년이 넘게 정신과 약을 먹고
[정신의학신문 : 이정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는 최근 직장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었다. 다행히 초기라고 해서 치료를 받으면 앞으로 생활하는 데에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진료 시간에 듣기는 했지만, 그 날 이후 온갖 잡생각이 줄어들지를 않고 일이 손에 잡히지를 않았다. 주변에서는 금방 괜찮아질 거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고, A씨 스스로도 그래 보려고 노력을 하였지만,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심적인 불안함은 전혀 나아지지를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잠을 설치게 되고, 요즘에는 ‘내가 암에 걸린 것이 무언가를 잘못해서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너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3달 전쯤에 유행하는 소개팅 앱에서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말이 잘 통하고 느낌이 좋더라고요. 그 이후로 연락도 잘하고, 전화도 하고,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이미 자기라고 부르고 이런저런 미래 이야기를 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최근에 제가 스트레스받는 일들이 좀 있다 보니 짜증도 많이 내고, 거리가 좀 있다 보니 아직 못 만났고, 항상 다투는 문제는 연락 문제입니다. 얼굴도 직접 본 적이 없고 연락 만으로 3달을
암컷 고릴라는 새끼 잘 봐주는 수컷을 좋아한다. 고릴라에 관한 한, 암컷의 육아(育兒)를 돕는 수컷은 이득을 본다. 뭔 이득이냐고? 자손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다.르완다의 야생 고릴라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새끼를 쓰다듬고 함께 놀아주는 수컷 고릴라들은 그러지 않는 수컷들보다 다섯 배 많은 자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단, 여기서 새끼란 '자기 새끼'뿐만 아니라 '다른 수컷의 새끼'도 포함한다.)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결과에 놀라고 있다. 왜냐하면, 암컷에게 접근하려는 경쟁이 매우 치열한 영장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첫 만남부터 느낌이 이상했다. 객관적인 기준에서 외모나 여러 조건 같은 건 대단하다곤 볼 수 없을 것 같은데, 너무 매력적이다. 그가 좋아하는 것이 나도 좋다. 점점 이야기에 빠져든다. 몇 시간을 이야기했는지 모르겠다. 오늘 처음 본 사람인데, 오랜 친구 같기도 하고 예전에 만난 사람 같기도 하다. 카페의 공기가 달라지는 것 같고, 주위 풍경이 한층 선명해지는 것 같다. 마음속에선 이미 연애가 시작되었다.짧은 만남 속에서 특별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분명 이야기를 나눈 적도, 마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다툼이 없었던 부부가 있을까? '나는 한 번도 싸워본 적 없다'는 부부는 멸종 위기의 희귀 생물에 가까울 정도다. 더욱이 주체성과 자기표현이 당연시되는 요즘 세태에서는 부부간의 다툼이 더하다. 불편한 것은 불편하다, 싫은 것은 싫다 표현을 해야 하는 시대이기에 날 선 대화는 필연적으로 부부 싸움으로 끝을 맺는다.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부부간의 다툼은 당연하긴 하다. 수십 년 동안 각자의 집에서 서로 다른 문화를 누리며 살아온 이들이, 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마찰이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초혼에 실패라는 아픔이 서로 있어 다시는 상대에게 상처 주지도 받지도 말자며 시작하여, 결혼을 전제로 양가 인사도 다하고 집안도 오가고 대소사도 챙기면서 1년 넘게 거의 식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서로 아이들이 있다 보니 그 부분은 쉽게 두 사람만 좋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 아직은 온전한 합가를 하지 않고 주말부부처럼 오가며 지내는 중입니다.문제는 처음 만난 시기에 제가 첫 남편 외도로 상처가 너무 커 십 년 넘게 남자를 쳐다보지도 않다가, 이제 만났으니 다른 아무리 힘든 일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