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처투성이였던 그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3) 절대적으로 나쁜 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2)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사람에게 독이 되는 영향을 미치는 관계. 한 사람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그 사람의 정신을 병들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관계. 나의 불행의 원인이 되는 이 독성관계를 알아차리고 여기서 떠나거나, 이 관계의 영향력을 벗어나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제가 이 강의를 개설한 목적입니다.이러한 관계는 다음 두 가지 특징 때문에 알아차리기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직장동료가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은 것 같은 상황이라면, 위로를 건네야 할까? 모르는 척 해야 할까? 긴 시간을 함께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편하게 대할 정도로 친밀감이 크게 형성되어 있다면 고민 없이 위로의 커피를 건넬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충분한 신뢰가 구축되지 못한 직장동료라면 꽤 고민해야 할 것이다.'괜히 아는 척했다가 민망해하지 않을까?''상대는 기분이 상하거나 힘들지 않은데 내가 지레짐작하는 걸까?''위로나 아는 척을 안 하면 내가 매정한 동료로 느껴지려나?'수많은 걱정을
최근 엄마들에게 화제인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린마더스클럽입니다. 이 드라마는 초등커뮤니티를 둘러싼 엄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학부모들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이요원(이은표 역)은 가방끈이 긴 엘리트이지만, 불의의 사건에 휘말리면서교수직에서 밀려납니다. 한편 교육열이 높은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자녀 사교육 커뮤니티에서는 도통 자녀 교육에는 관심 없어 보이는 신입맘 취급을 받게 되지요.그리고 자녀와 같은 반 친구의 엄마이자, 동네에서 최고의 핵인싸 타이거맘인 추자연(변춘희 역)과의 첫
1. 상처투성이였던 그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3) 절대적으로 나쁜 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1)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의 정신을 구성하고 우리의 정신이 움직이는 방식을 정하는 인간관계. 우리는 누구와 함께 하느냐,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쌓아왔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정신을 가지게 되고,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더 건강하고 적응력이 있는 사람이 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물론 처음에는 나쁜 관계로 시작하더라도 노력 여하에 따라서 좋은 관계가 되기도 하고, 어떤 관계는 나쁜 관계라 하더라
1. 상처투성이였던 그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2) 정신의 관성, 우리는 하던 대로 하고 싶어한다. -두 번째 불행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두 번째 불행, 자신의 관계의 패턴을 변화시키는 것을 두렵게 만듭니다.인간은 참 비합리적인 동물입니다. 멀리 돌아서 가는 낯선 천국에 가느니 눈 앞에 있는 익숙한 지옥으로 가려는 경향마저 있지요. 우리가 무언가에 한 번 익숙해지고 나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변화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심지어 지금 이 상황이 고통스럽더라도 말이죠. 의학적으로 항상성을 의미하는 ‘호
[정신의학신문: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이호선 정신과 전문의]어느 부잣집 외아들이 있었다. 어릴 때 사고를 당해 몸 일부가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지만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매일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다. 예전에는 버스에 안내양이 있었다. 매번 같은 버스를 타다 보니 낯이 익게 된 대학생과 안내양은 눈인사를 나누었다. 몸이 불편한 그를 위해 안내양은 부축도 해주었다. 두 사람은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었다. 청년은 무척 행복했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여인이 생겨 사는 맛이 나고 자존감도 올라갔다. 안내양 또한
정신의학신문|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러시아 초대 대통령 보리스 옐친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옐친 센터’. 지난해 12월, 이곳의 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은 안나 레포르스카야의 작품 ‘세 인물(Three Figure)’을 구경하던 중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세 인물은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 3개를 나란히 배치한 그림입니다. 그런데 얼굴 2개에 검은색 ‘눈’이 그려져 있었던 것이죠.범인은 사설 경비업체에서 파견된 60대 경비원이었습니다. 그는 미술관에 출근한 첫날, 근무 도중 ‘지루함’을 느껴 볼펜으로 낙서를 했다고 합니다. 업무의
1. 상처투성이였던 그 시절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2) 정신의 관성, 우리는 하던 대로 하고 싶어한다. -첫 번째 불행 정신의학신문|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무아지경이라는 말을 알고 계십니까? 직역하자면 ‘나를 잊은 경지’를 의미하죠. 어떤 숙련된 스포츠 선수라던지 기술의 달인들이 고도로 집중된 상태에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인간의 한계를 넘는 퍼포먼스를 보이는 걸 의미합니다. 야구선수가 시속 150km로 날아오는 공을 배트로 칠 때 야구선수의 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숙련된 야구선수게만 마치 영화의 슬로
[정신의학신문: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공의 수련 시절 매주 월요일 아침, 병동 입원 환자들의 치료 경과에 대해 토의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회의를 주관하시던 A 교수님께서는 입버릇처럼 환자들의 연애 유무와 지속 기간에 대해 질문하셨습니다. 첫 회의에서 저는 우물쭈물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주치의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을 모른다고 꾸지람을 들었지만 그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갸우뚱했습니다. 이후로 수련을 쌓으며 깨달은 내용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글의 결론은 제목과 같습니다. 가장 훌륭한 정신과적, 심
[정신의학신문: 광화문숲 정신과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매일 매일을 우리는 서로를 설득하고 설득당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내 생각과 언제나 똑같지는 않기 때문에 설득은 항상 소소하게 일어나기 마련이다. ‘설득’하면 타인을 설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쉬운데 타인에 대한 설득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을 설득하려고 노력하면서 또, 실패하면서 매일을 살아간다.자신을 설득하려고 애쓰지만 종종 실패하는 경우는 과연 언제일까? 멀리 찾아볼 것도 없이 ‘다이어트’를 들 수 있겠다. 코로나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호선의 (15) 우리에겐 정말 대화가 필요해- 소통 가족과 불통 가족의 차이 [정신의학신문: 서대문 봄 정신건강의학과 이호선 정신과 전문의]2022년 1월부터 2월까지 서울 정동극장에서 막을 올렸던 연극 한 편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제목은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이다. 구성원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단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 크리스토퍼는 언어에 집착하는 학술 비평가이고, 어머니 베스는 추리소설 작가이며, 형 다니엘은 언어를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고, 누나 루스는 오페라 가수 지망생이다. 반면 막내
[정신의학신문: 신림 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전형진 원장]‘시니컬하다’는 말은 사전적인 의미로 냉소적인 태도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람의 성격에 빗대어 떠올리는 시니컬함은 아마도 무심하다(차분하며 객관적이다)거나 담담한(남의 일에 걱정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다) 태도에 가깝다.드라마나 소설 속에서도 시니컬한 캐릭터는 매력적인 성격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웹소설 소개글 에서는 ‘#빙의, #성장, #삼각관계’처럼, 독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작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키워드를 달아 정보를 제공하는데, 여기서 ‘#시니컬’이라는 캐릭터
[정신의학신문: 이성찬 당산 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결혼 이래 한 번도 싸우지 않은 부부가 있을까? 아무리 금슬 좋은 부부라도 사소한 다툼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일은 전혀 다른 두 세계가 하나의 세계로 통합되는 과정인 것이다. 서로의 삶의 태도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외식은 일주일에 몇 번 할 것인지 등 작은 생활습관까지 맞춰나가야 한다.어떤 부부는 바나나껍질 때문에 이혼 위기에 놓였다. 남편은 바나나를 먹고 난 후 바나나껍질을 아무 데나 놓는 습관이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나쁜 습관을 고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UNIST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친구, 가족, 직장동료 등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막막하고 우울해지는 경우, 신경이 쓰여 불안해지는 경우 등 결과는 다르지만 인간관계가 시작점이 되곤 합니다. 상대가 악한 마음을 먹고 있다면 대화로 풀려고 해도 어렵겠지만, 같은 목표를 가진 관계에서도 계속 오해가 쌓인다면 이것보다 안타까운 것도 없습니다. 최근에 아내가 수년간 준비한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아이와 일주일 정도 만나지 못하는 기간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에게는 엄마의 일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 어머니의 주의력은 내 가녀린 기척도 곧장 알아챌 만큼 언제나 예민했다. 선하품을 거푸 하며 바느질로 밤을 지새우는 때가 아니라 할지라도, 어머니의 귀는 언제나 문밖 어딘가를 맴돌고 있는 것 같았다. 원하건대, 제 발로 돌아와 어머니의 자존심에 더 이상의 상처는 주지 않을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내 미세한 기척도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었다.어머니는 떠나 가버린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당신만 간직하기 위해 아버지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불변의 진리로 여겨지는 속담이다. 온갖 생명체는 번식을 통해 종족을 보존한다. 모든 종은 자신과 같은 형태와 성질을 가진 종을 생산한다. 사자는 사자를 낳고 토끼는 토끼를 낳는다. 민들레 씨앗을 심으면 민들레꽃이 피고 장미 씨앗을 심으면 장미꽃이 핀다. 이것이 유전의 법칙이다. 생명공학이 발달하면서 유전자를 변형시켜 종과 종 사이의 이동이 가능해졌다고는 하나 일부 영역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종족 보존은 같은 종 안에서 이루어진다.“이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아이들이 어릴 때는 빨리 자라서 학교도 가고, 군대도 가고, 결혼도 하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이다. 아직 어리기에 실제 그렇게 되려면 멀었다는 안도감에서 그런 기대감이 싹튼다.하지만 막상 아이들이 쑥쑥 자라 중고등학생이 되어 부모 그늘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고, 부모 말을 안 듣거나 우습게 여기게 되면 애를 태우며 속을 끓인다. 부모들이 자식이었던 시절, 자신들도 부모 말 안 듣고 반항하며 자랐으면서도 내 자식이 그러면 참기 어렵다.부모로서 처음으로 큰 상실감을 맛보는 건 장성한
[정신의학신문 : 사당 숲 정신과, 최강록 전문의] 얼마 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다가 깜짝 놀랐다. 잉꼬부부로 알려진 유명 연예인 부부가 협의이혼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부였기에 놀라움은 더 컸다. 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도저히 같이 살 수 없을 만큼 성격이 달라서 헤어진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로 성격이 안 맞으면 이혼까지 하는 걸까? 이혼하는 부부들의 상당수가 그 이유로 성격 차이를 꼽는다.얼굴만 떠올리면 미소가 지어지고,
[정신의학신문 : 민트 정신과, 조장원 전문의] 노고립 대리는 쾌활한 성격이다. 회사에서도 대인관계가 워낙 좋다 보니 인기가 많다. 퇴근 후는 물론 주말이나 휴가 때도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고, 이 모임 저 모임에 참석하느라 쉴 틈이 없다.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 부르고, 술도 잘 마시는 터라 그가 빠진 모임은 흥이 나질 않는다.그런 노고립 대리가 요즘 들어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종일 집에서 일해야 하니 누굴 만난다거나 모여서 회식을 한다거나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선선한 바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중산층이란 전체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웠을 때 가운데 위치한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75~200%까지의 소득을 가진 계층을 가리킨다. 그 이하는 빈곤층, 그 이상은 상류층이다. 빈곤층이 많은 사회는 갈등이 끊이지 않고, 상류층이 많은 사회는 빈부격차로 사회 통합을 이루기 어렵다. 따라서 중산층이 많은 사회가 안정적이고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