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구로 연세 봄 정신과, 박종석 전문의] 최근 유명 프로 배구선수들이 학교폭력으로 무기한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습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프로야구, 여자 연예인, 남자배구 선수들까지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학교폭력을 저지른 이들 대부분은 처음에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을 운운하지만 여러 증인을 통해 사실이 드러날 경우 ‘철없는 시절의 실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손글씨로 사과합니다. 철 모르던 시절, 잠시 방황했던 사춘기의 실수니 용서해줘야 할까요? 아니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1. 가해자들은 절대로 반성하지
[정신의학신문 : 삼성 마음 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모든 사람은 잠을 잡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불면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업이나 생활습관에 따라 불면증이 생길 가능성은 모두 다릅니다.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 시차 변화를 자주 경험하는 파일럿 등은 불면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직업입니다. 잠드는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야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불면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죠. 운동선수는 단순히 생각하면 불면을 겪을 가능성이 낮습니다. 대부분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운동을 하며, 햇빛도 적절히 볼 수
[정신의학신문 : 건대 하늘 정신과, 최명제 전문의] 신년 벽두부터 코스피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1월 7일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을 돌파한 지 하루 만에 3150선마저 거뜬히 뛰어넘었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해 3월 24일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라고 한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는 건 외국인들의 매수세와 초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팽창, 부동산시장 규제로 인한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기여 등이 거론된다.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로 한때 코스피가 3000선을 이탈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상승세가 이어져 3
[정신의학신문 : 통통샤인 정신과, 이상수 전문의] 한줄평: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완전히 사랑할 수 있음을 보여준 영화. 그래도 폴의 도박중독을 이해해 보자. 오래전 영화다. 무려 1992년도. SBS 오석태의 생활영어 프로그램에서 이 영화를 보여주며 영어공부를 했었던 기억은 있지만, 영화를 직접 보진 못했었다. 오래된 영화는 그때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고 보니 몇 년 후 청담동 재수학원을 다닐 때, 비디오방 창문에 붙어 있었던 포스터를 보며 ‘언젠가 보겠지’라며 지나쳤었는데. 거의 30년이 흐른 이제야 보게 되다니.
[정신의학신문 : 삼성 마음 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생리일 때 기분이 좋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평소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분이 종종 있을 뿐이죠. 생리는 신체적으로 통증과 불편감 등이 동반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생리를 불편하게 생각하시고, 그중 일부는 이런 불편감 때문에 생리일 때 예민해진다고 말합니다.생리 전 증후군이라고 하는 월경 전 불쾌감 장애라는 진단명은 이런 예민함과 관련 있습니다. 생리 시작 1주일 전에, 우울감이 심해지거나, 쉽게 상처를 받거나 분노하고, 불안이 심해지는 등 감정변화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현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직장인 유라 씨는 병원에 왔을 때 자신의 진단을 스스로 불러주었다.“저는 완벽주의랑 강박증이 있어요.”유라 씨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지시나 질문을 오래 꼼꼼히 많이 생각하는데, 그러다 보니 시간을 지체해서 허둥대다가 오히려 실수가 늘어나는 게 문제였다.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그녀 인생에 오래도록 지속되어 왔던 불안이었다. 유라 씨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한 토막 들려주었다. 초등학교 때 저금을 걷는 날이었다. 부모님께 저금액을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정정엽 전문의] 양부모가 아이를 입양하는 과정에서 입양기관은 각종 서류를 검토하고 상담과 교육을 통해 양부모가 앞으로 아이를 잘 기를 수 있는지 세밀하게 판단해 가정법원에 입양 허가를 신청한다. 가정법원 역시 같은 절차를 거친다. 그런데 정인이가 양부모에게 입양될 당시는 이와 같은 철저한 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입양이 허가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입양 아동의 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입양 과정에서 양부모가 아이를 정상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입양
[정신의학신문 : 신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인들 중 그런 친구들이 꽤 있다. 일할 때 열심히 해서 잠깐 쉴 때 그동안 번 돈과 쉬는 기간을 모아서 해외여행을 가는 친구들. 허나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은 물론이거니와 국내여행 가기도 힘들어진 지금, 그들의 SNS 피드는 우울감에 젖어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슬퍼하기엔, 지금 지나가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또한 끝난다고 해도 과거로 온전하게 돌아갈 가능성에 대해 메르스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논의가 진행되는 요즘, 우리는 이 시기에 어떻게 삶을 보내야
[정신의학신문 : 민트 정신과, 조장원 전문의] 대기업에 다니는 노 과장은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회사에서 대대적인 구조 개편과 부서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 부문을 아예 접고, 새로운 사업 부문을 신설하는 등 규모가 방대한 개편이라서 어떤 일을 어떻게 담당하게 될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누구에게 물어볼 데도 없어 그저 뚜껑이 열리기만 기다려야 한다.‘내 전공이나 경력과 전혀 무관한 신사업 부문으로 발령이 나면 어떻게 하지?’‘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 틈에서 과연 잘
대담은 대한정신건강재단 정정엽 마음소통센터장과 한국적 정신치료의 2세대로 불교정신치료의 체계를 확립해 나가고 있는 전현수 박사 사이에 진행되었습니다. 정정엽: 저는 어느 정도 와 닿는 부분도 있고, 조금 와 닿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요. 독자들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조금 난해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요즘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잖아요? 이런 개인주의로 인해 1인 가정식, 1인 가구 이렇게 혼자 살아가게끔 다 맞춰주는데, “남하고 상호작용을 해야만 살 수 있다.”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궁극
[정신의학신문 : 삼성 마음 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공황 때문에 죽을 것 같아요! 안 죽는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그래요!”공황 때문에 죽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제 거의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이 공포를 줄여주지 않는다고 대부분 말씀하시죠. 왜냐하면 정확하게 알고 계시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바다에 빠졌을 때 가장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 헤엄치거나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닙니다. 물 위에 눕듯이 가만히 떠 있는 것이 체력소모가 적기 때문에 오랜 시간 버티기에 좋은 방법이죠. 그런데 막상 바다에서 이 자세를 설명해
대담은 대한정신건강재단 정정엽 마음소통센터장과 대한명상의학회 박용한 부회장 사이에 진행되었습니다. Q: 그러니까 행동 자체보다 그 행동이 지금 수준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가 중요한 거네요?A: 그렇죠. 우리가 윤회(輪廻)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게 조건에 의해서 일어나고, 조건에 의해서 일어나고 그러잖아요? 어떤 조건에 의해서 내가 마음이 일어났어요. 이것이 또 새로운 조건이 되고, 여기에 또 우리가 반응을 해요. 말을 한다거나 피하려고 한다거나 말이죠. 이것이 또 반복이 돼서 상대방한테 조건이 되죠. 그러면 또 새로운 조건에
[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해마다 설이나 추석 같은 큰 명절이 다가오면 정부에서 여러 가지 교통과 치안 대책 등이 발표되곤 했다. 금년 설은 엄중한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런데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대책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충남 태안해양경찰서에서 설 명절을 맞아 해상 수산물 절도 및 마약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설 명절과 마약이 무슨 관계가 있기에 경찰 당국이 정색을 하고 이런 발표까지 하게 된 것일까? 명절에 소비될 각종 수산물이나 어
[정신의학신문 : 통통샤인 정신과, 이상수 원장] 절실하게,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 연설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 라며, 새로운 시작을 하는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이 말은 배고플 정도로 ‘절실하게, 우직하게 살라’란 뜻이다. 배가 고픈 사람이 욕망하는 것은 단 하나,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일 것이다. 인간이 어떤 목표와 가치에 대해 절실해질 수 있다면, 목표에 이루도록 다가갈 수 있다. 이 말은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경기침체 속 불황을 겪고 오늘 하루 어떻게 버텨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이란 어미가 물어다 준 먹이를 먹고 자란 새끼 새들이 스스로 날갯짓해 둥지를 벗어난 뒤 텅 빈 둥지 안에 홀로 남겨진 어미 새가 느끼는 허전함과 공허함을 사람에게 빗대 만들어진 심리학 용어다. 어리게만 여겼던 자녀들이 훌쩍 성장해서 대학을 가거나 군대를 갔을 때, 취직이나 결혼으로 독립하게 되었을 때 부모가 느끼는 쓸쓸한 감정을 가리킨다. 아버지나 어머니 모두 이런 감정을 느끼겠지만, 특히 양육자 역할을 거의 전담했던 여성에게서
[정신의학신문 : 삼성 마음 숲 정신과, 김재옥 전문의] 누구나 기적을 원합니다. 특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기적을 더 간절히 바라게 되지요. 하지만 누군가는 기적이 아닌, 평소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정도만을 간절히 원합니다. 슬프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평소만큼의 능력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연습만큼만 시합에 나와 준다면 딱 좋을 텐데요.”스포츠 불안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반드시 나오는 주제입니다. 그리고 최고의 결과를 위해서는 반드시 점검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같은 신체적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 능력이 시합
[정신의학신문 : 신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과대학 새내기 무렵, 전공 필수과목 중에는 '사망학'이라는 과목이 있었다. 과목명부터 괴랄한 이 과목의 담당 교수님은 꽤 젊었는데도 성격이 엄하고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것 같은 분이었다. 당시 철없던 예과생 나부랭이였던 나는 깐깐한 그 교수님의 수업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괜한 반항심에 과목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단지 수박 겉핥기식으로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였다. 아름다운 죽음에 대한 사명이 생긴 지금 생각해보면 더 잘 듣고 진정성 있게 수업과 과제에 임할 수 있었을 텐데
[정신의학신문 : 구로 연세 봄 정신과, 박종석 전문의] 최근 게임스탑이란 주식에 대한 관심도와 열기가 테슬라나 비트코인을 넘어섰습니다. 여러 매체의 뉴스와 인터넷에서 이 종목의 위험도를 숱하게 경고했지만, 개미들은 오히려 이러한 기사를 보고 뒤늦게 뛰어듭니다.게임스탑(Game Stop)은 미국의 오래된 오프라인 비디오업체 체인입니다. 게임기 시장이 활발했던,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성기를 달렸지만 최근엔 누가 DVD를 대여하거나 게임기를 사겠습니까. PC와 스마트폰이 게임시장을 장악했는데 말이죠. 이렇게 서서히 망해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저는 대인기피증이 있어요."진료실을 찾는 환자분들에게 자주 듣는 표현 중 하나는 바로 '대인기피증'이다. 명확한 의학 용어는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정신질환과 관련하여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단어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대인(對人). 즉 사람을 대하는 것을 기피하는 증상을 통틀어서 막연히 대인기피증이라고들 표현한다.사람을 피하는 이유에는 생각보다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불안하기 때문에, 너무 우울해서 기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정신의학신문 : 여의도 힐 정신과, 황인환 전문의] 불면증에 시달릴 때 – 잠들지 못하는 이 세상 온갖 생명에게: 이원규의 ‘그대 불면의 눈꺼풀이여’ 잠은 도대체 뭘까요? 하루 여덟 시간 자는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을 자는 데 쓰는 셈이고, 하루 여섯 시간 자는 사람은 인생의 4분의 1을 자는 데 쓰는 셈입니다. 어찌 생각하면 참 아까운 시간입니다. 중고등학생 시절 ‘4당 5락’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하루 네 시간씩 자면서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합격하고, 하루 다섯 시간 이상 자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는 말이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