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강남 푸른 정신과, 신재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가족의 문제들 때문에 힘들어서 질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대학 입학 전 부모님께서 당하신 사기 때문에 하루에 아르바이트를 세 개나 해보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를 쉰 적이 없었던 대학 생활을 보내다 번듯한 직장을 가진 지금도 직장을 포함하여 두 개의 아르바이트를 더 하고 있습니다.오랜 재판 동안 그토록 강해 보였던 부모님께서도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았고 이제 저도 성인인 데다가 맏이이다 보니, 부모님의 짐을 나눠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부모님이 실수하신 부분이
[정신의학신문 :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애들이 어릴 때 이혼을 했고 지금은 성인이 되었고 직장생활도 잘하고 착하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전남편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힘겹게 자녀들과 살았습니다. 내 몸과 맘은 늙어가고 모아둔 돈도 없고 전남편으로 인해 한평생 신불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마음이 따뜻하고 성실한 남자를 만나 재혼을 했고 애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평생 일을 했는데 손을 다쳐서 지금은 쉬고 있지만,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힘이 드네요. 남편은 전 부인과 이혼하면서 모든 재산을 다 주어서요. 혼자서 애들을 키우면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이정석 전문의] 비록 최근 들어 우리나라는 코로나 19의 확산이 많이 안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우리의 삶을 많은 부분에서 바꾸어 놓았습니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주말과 휴일에 해외여행을 가거나 퇴근 후 실내 체육시설에서 운동을 하고 유흥시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당연시되었다면, 이제는 집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마저 꺼리게 되었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이렇게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갇혀있는 것에 대한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강남 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오래된 우울증으로 인해 지난 몇 달 진료를 받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대기업 관리직에서 권고사직을 받고 막연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물론 혼자 생활비를 벌고 쓰고 독립된 성인입니다. 자취하며 분가한 지 10년 차고요. 그럼에도 이런 아르바이트를 하며 큰 목표가 없이 항상 죽지 못해 사는 삶이 제 스스로도 싫은 데다, 가끔 보는 친척들조차 이런 제 꼴은 보고 싶지도 않은가 봐요. 가족들과도 사이가 나쁜 건 아니지만 따로 연락을 자주 하진 않아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강남 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조증, 우울증과 같은 용어는 어떤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인가요?A. 조증과 우울증이라는 단어는 기분이 조금 들뜨거나 가라앉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조증, 우울증이라는 단어와 의학적인 조증 상태(조증 삽화), 우울 상태(우울 삽화)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Q. 조증이나 우울증이 의학적으로는 어떤 상태를 의미하나요?A.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조증과는 그 심각도와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나종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나는 이제 호스피스 들어왔는데, 여기도 전쟁이네. 잘 가라. 내 몫까지 행복해라.”미국으로 떠나던 공항에서, 나의 이십 대의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한 희수는 핸드폰 너머로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불과 한 달이 되지 않아, 내가 세상에 태어난 날에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생일날 전해 들은 비보는, 자기를 잊지 말아 달라는 희수의 마지막 부탁 같았다. 기쁨으로 가득했던 나의 이십 대는 순식간에 빛바랜 기억이 되었고,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는 것조차도 회상 후에 오롯이 기쁨으로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30대 여성입니다.돌이켜보면 제 인생은 그래도 하고 싶었던 것들은 이루면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여행도 많이 다녔고, 사고 싶은 것들은 사고, 친구들도 잘 만나고 주변에서는 항상 저에게 밝아서 좋다고 합니다.그러나 살아오면서 우울감은 항상 잘 지내던 저를 끝없이 집어삼킬 때가 많았습니다. 항상 무언가 결핍되어 있었고 공허하며 끊임없이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나를 자책했던 것 같아요.살면서 수차례 연애에 실패하고 이제 결혼도 못할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연세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코로나 19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매일이 지옥 같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든 자영업은 물론, 직장인들도 경제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도로 심각합니다. 이 중에는 주식이 이미 바닥을 쳤다며 1900, 1800 시점에 무리하게 대출로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현재 '주식이 반토막이 났다, 1억을 날렸다, 도저히 살고 싶지가 않다'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장중 코스피 1,500선이 무너진 3월 19일 증시의 이른바 '공포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전문의, 신림 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사연) 안녕하세요. 2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여성 직장인입니다. 지금 제 마음이, 감정이 우울증인지 모르겠어서 이렇게 글 남겨봅니다.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너무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요. 그래도 어떻게든 관심사를 찾아보려 애썼고 관심 있던 분야의 시험을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연달아 낙방하고 또다시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또 다른 진로를 찾아 자격증 공부 중에 있습니다.그런데, 지금
3화 아팠지만 나는 몰랐다 - 2 나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집을 좋아하고, 밖에 나갈 일이 생기면 해야 할 일 들을 빨리 처리하는 마음으로 해치우곤 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흔히들 ‘집순이’라고 부르길래 내가 그런 사람인가 보다 했다. 아무도 있지 않은 집에 홀로 있으면 아늑하고 포근했다. 안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추우면 춥다고, 더우면 덥다고 나가지 않았다. 동시에 나는 집에 돌아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외출 후 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은 점점 느려져 집 앞에서 종종 멈추곤 했다. 집은 부담이고 긴장이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 산후 우울증은 여자만 오는 것일까?출산하는 여성중 최소 50~70%까지 산후 우울감을 경험합니다. 일시적인 감정 기복, 우울감, 슬픔과 불쾌감, 혼란 등의 이 감정은 2주 정도면 어느 정도 사그라듭니다. 하지만 전체 산모 중에서 10~15%는 이 우울감이 줄어들지 않고 6개월 이상 계속 지속되고 악화되는데 이를 산후 우울증이라 합니다.보통 우리는 산후 우울증을 여성의 문제로 한정 지어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울증에 걸린 산모는 정상적인 육아와 가사활동이 불가능해지는데 이를
2화. 아팠지만 나는 몰랐다 - 1 나는 모르는 일이었다.그저 종종 멍하니 있는 일이 많았고,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다. 늘 두통에 시달렸고, 짜증을 조절하기 힘들었다. 약속을 잡아 두고 당일이 되면 못 나갈 것 같은 두려움이 목을 조르곤 했다. 잠은 늘 새벽에 찾아왔는데, 두 시가 세 시가 되고, 세 시가 네 시가 되더니, 아침 일곱 시로 정착했다. 늘 미지근한 마음으로 살아갔다. 그런 나에게 실망하면서 앞선 것들을 되풀이했다.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대체 언제부터 이랬을까? 매일매일 이렇게 살아서 이젠 몸에도 마음에도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우울증이 다시 시작하고 있는 것 같아 너무 고통스러운 마음에 사연을 보냅니다.저는 우울증에서 몇 년 전 겨우 벗어났어요. 그러고 나서 지난 몇 해간 일에만 매달렸고 한 해의 반 이상을 밤샘을 하곤 했었어요. 지쳤다고 생각은 했지만, 오히려 일 시작 전에 평생 겪어오던 불안과 우울이 일을 통해 치유된 부분도 커서, 모두가 그렇듯이 삶에 명암이 존재할 뿐 그럭저럭 잘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그런데 일의 규모가 커지고서부터는 전처럼 재미보다는 부담감이 늘어나고, 일손이
1화. 도망쳤지만 실패했다 어스름이 해가 내려가고, ‘오늘도 다 갔구나’ 소리가 웅얼거려질 때였다. ‘똑 똑 똑, 밥 먹자.’런던 가장자리에 위치한 작은 2층 주택, 2층 가장 작은방에 누워있던 나는 당황했다. 취할 만큼 약을 먹었는데 밥을 먹자니… 내가 지금 피아식별이 가능한가? 이어지는 질문들에 확신이 없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열둘, 열셋, 열넷…?’독한 두통에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열네 알을 연달아 먹었다. 문 두드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어지러움이 일며 휘청거렸다. 속은 쓰라리고 그놈의 두
[정신의학신문 :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1월부터 불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감염 확진자가 3만 명을 넘어섰고, 생후 30일 된 신생아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위생에 철저하게 신경 쓰고 접촉을 피해 외출도 자제하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마스크 사재기로 또 다른 형태의 범죄까지 등장하면서 불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 온 사회적 변화는 비단 병원균의 전파만이 아닙니다. 마치 약한 지층을 마그마가 뚫고 나오
나쁜 경험이 반복되면 우울증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캐나다 맥길 대학교 티안 장(Tian Zhang) 연구진은 해마에 부정적인 기억이 사회적 패배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해 우울행동을 유발한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사회 패배 스트레스 모델 (CSDS)을 활용해 부정적 상황에 노출됐던 생쥐와 정상적이고 회복탄력성을 보이는 생쥐를 대조군으로 설정해 스트레스를 주었을 때 반응을 살펴봤다.결과 스트레스에 노출됐던 쥐들은 사회적 패배를 의미하는 LacZ 세포가 배측, 복측 해마에서 매우 활성화됐지만 정상적인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40대 여자입니다. 저는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20대 중반에 부모님이 반대한 남자와 결혼했고, 술만 먹으면 죽기 직전까지 때리고 의처증이 있는 남편과 살면서 맞을 때마다 손목을 긋기 시작하면서 큰 수술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러다 죽도록 맞은 어느 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칼로 절 찌르는 남편을 본 후 바로 부모님께 전화해서 1년간의 결혼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때부터 술을 만취하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매일 만취해서 잠을 잤습니다.그
우울증은 엔진을 끄듯이 행동을 모두 정지시켜버리는 상태를 말한다. 우울증은 우울증 반응, 우울장애, 우울 질병으로 나눌 수 있다. 우울장애는 신경증에 가깝고 우울 질병은 정신병으로 분류시켜 이해를 돕는다.그러나 멜라콜리 우울증은 이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외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내인성에 기인한 우울증세다. 즉 외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우울증세를 겪는 것이 아닌 인지능력의 변화, 순수한 절망적인 감정의 변화에서 기인하는 것이다.신경우울증과 같이 주변에 관심을 잃는 증세를 보이지만 강도와 질적인 면에서 훨씬 심각한 양상
[정신의학신문: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은 일생에서 2번 크게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 먼저 10대 초반부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는 호르몬이 급격하게 분비되어 2차 성징이 나타나고, 그다음 50대 이후로는 이 호르몬들이 빠져나가는 갱년기를 겪는다.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도 자녀들을 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호소한다. 기분이 한없이 고양됐다가 내려앉는 기분이 들쑥날쑥하는 것이 주변에서도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10대들의 감정기복은 조울증과 비슷한 면이 있다. 감정기복이 심하다고 해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괜찮지만,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1년 전 키우던 강아지를 사정상 입양을 보내게 됐습니다. 사정이 있어 입양을 보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란 걸 뭇매 맞을 일이란 걸 압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시골에 마당 있는 집으로 보냈는데 입양자분께 청천벽력 같은 얘길 들었습니다. 집에 아이를 물어서 그냥 개 농장으로 보냈답니다.제가 바로 데리고 왔어야 했는데... 애초에 입양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놈의 사정이란 게 뭐라고... 소중한 가족 같은 아이의 손을 제가 놓아버렸습니다. 1년이 지났는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