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사건을 겪습니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현재의 노력이 우리의 미래를 바꾸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이러한 사건들이 우리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저 사람, 그 일 이후로 성격이 변했어”라는 대사는 사실인 걸까요?미국 워싱턴 의과 대학의 토마스 홈스(Thomas Holmes)는 개인의 스트레스 지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스트레스 측정 정도(Holmes and Rahe stress scale)’를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기, 그리스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을 거니는 두 남녀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잃어버린 삶에 대한 에너지와 열정에 대해, 이상과 현실에 대해,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던 중 그들이 일과 스케줄, 식사 메뉴처럼 일상과 현실에 국한된 이야기 외에 잡담을 나누며 느긋하게 걸었던 기억이 꽤 오래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예쁜 쌍둥이 딸들과 함께 아닌, 두 사람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도 말이죠.거리를 거니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이 두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학생 분들이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친구와의 관계에 관한 것인데요, 오늘은 학생 분들이나 청소년 시기에 있는 자녀들이 흔히 할 수 있는 고민으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자신을 멀리하거나 외면할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또 만약 그런 고민에 빠진 자녀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주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히 한 사연을 보내 주신 사연자 분의 사례를 보며 이야기를 풀어 보도록 하지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저와 다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정신의학신문 |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기도 하고, 또 받기도 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부탁할 때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상대가 나의 부탁이나 요청을 들어주기를 바랍니다. 그런 나의 기대와 달리 부탁이 거절당할 경우, 무안하기도 하고 못내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죠. 반대로 누군가가 내게 들어주기 힘든 부탁이나 요청을 해 올 때는 난감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유독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 게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분명 상대방의 부탁에 응하기 힘든 상황이거나 자신의 능력 밖에 있는 일인데도 말입
정신의학신문 | 김재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오늘은 애정 결핍과 집착에 관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오랜 외로움이나 애정 결핍을 느끼거나 그로 인해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으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최근 저희 상담실에 찾아오신 분도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고, 친구도 별로 없는 편이라며, 그러다 보니 애인에게 집착하게 된다고 털어놓으셨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도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애인들에게 집착하다 보면 결국 본인을 떠나갔다면서 한숨을 내쉬셨어요. 그렇다면, 애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기, 열다섯 살 소녀 ‘키라’가 있습니다. 키라는 마리화나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이른바 ‘불량 청소년’입니다. 그러던 어느 해 여름, 미술학교에서 ‘지미’라는 소년을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이곳저곳을 어울려 다니며 즐거운 나날을 보냈고, 키라의 마음은 자연스레 지미에게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지미는 그런 키라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할 뿐, 이렇다 할 확답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자신에게 ‘진짜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폭탄 고백을 해 버립니다.‘마리화나’와 ‘술’. 10대 청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피는 물보다 진하다’, ‘영원한 라이벌’, ‘팔은 안으로 굽는다’, ‘남보다 못한 원수지간’, ‘세상에 둘도 없는 가장 친한 친구’앞서 나열된 말들을 보면서 혹시 여러분에게 떠오른 존재나 관계가 있으신가요? 아마 많은 분들이 형제나 자매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러분께도 형제나 자매가 있으신가요? 그들은 여러분께 어떤 존재이고, 무슨 의미인가요? 단순히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피를 나눈 관계인가요? 아니면,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같은 사이인가요? 평소에는 데면데면하지만 위기의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어떨 때 ‘나’에서 벗어나 ‘타인’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나요? 손해를 보지 않고 살아야 세상을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굳이 왜 타인을 도와야 하는지 의아한 마음이 드시나요?‘이타심’에 관한 생각을 하다가 대학 시절 이타적이면서도 항상 자신감에 넘쳤던 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나 매점에 갈 일 있거든. 너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내가 같이 사다 줄게!”친구는 그날도 자기가 손해 본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제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도와주고 솔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 과장은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어제와 같은 시각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회의에서의 일이 신경 쓰여 쉽게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이 대리와 최 부장님과 이어졌던 팽팽한 신경전과 오랫동안 묵혀 왔던 갈등 요소가 마침내 터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세 사람은 모두 성격은 물론, 업무 방식과 스타일이 너무도 달라서 김 과장이 속한 기획 2팀은 팀원 간에 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좋은 성과를 내기도 어려웠습니다. 김 과장은 일을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생의 사랑을 맹세하는 아름다운 약속인 ‘결혼’. 혼인 서약의 순간에는 그토록 견고해 보이던 것이, 갈등이 쌓이고 반복될수록 점차 흩어져 버리고는 합니다. 헤어짐을 예상하고 결혼을 결심하는 부부가 과연 있을까요.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에 결국 무너지는 것이겠지요. 가족이 되었다가 다시 남이 되는 과정은 부부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게 됩니다.이러한 가족의 해체가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은 2.0을 기록, 전 세계 평균인 1.7보다 높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후 진료 시작 후 첫 번째로 진료실에 들어온 사람은 60대 중반의 여자 환자였다. 남편과 아들로 보이는 가족들이 함께 들어와서 내 맞은편에 앉았다. 환자는 걸음걸이가 다소 부자연스러웠고 몸이 앞으로 살짝 굽어 있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에는 정신과적인 문제가 종종 동반된다. 뇌의 여러 영역들이 기능을 잃어 가면서 생기는 일이다. 환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느 날인가부터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병이 있어서 일상생활이 자유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 누군가 제게 묻는다면 인간관계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공부도, 일도 아닌 사람 사이의 관계가, 가장 어렵게 느껴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정해진 공식 같은 게 없습니다. 물론 정답도 없고요.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해서 배려한다고 행동한 것이 오히려 나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올 때도 있고, 평소에 별로 호감이 없었던 직장 동료가 나에 대해 아주 좋게 평가했더라는 이야기가 뒤늦게 들려오기도 합니다. 간혹 누군가에게 전혀 보답을 기대하지 않고 선의를
정신의학신문 |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극우 성향의 사람들의 시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여기에 대한 맞불의 성격으로 극좌 성향의 사람들이 서초동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한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뉴스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뉴스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일반 시민들도 그 피해가 작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인데, 직접 그 안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 피해를 모르지는 않을 터다.그런데도 자정 노력은 줄지 않고 더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영화 에서 정말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던 호아킨 파닉스의 작품을 찾아보던 중에 라는 제목의 영화가 눈에 띄었다. 분홍색 바탕에 호아킨의 묘하게 몽환적인 표정이 눈에 띄어 이 영화를 시청하게 되었다. 영화에서 호아킨이 연기한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의 편지를 멋들어지게 대신 써 주는 대필 작가로 일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내와의 별거 중인 채로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게임을 해서 시간을 보내도 공허하고, 채팅 사이트에 접속해 봐도 실망만 이어 가게 된다. 그러던 중에 인
정신의학신문 | 심금숙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당신은 박탈감에 씁쓸하고 쓸쓸하다. 그들은 잔치에 초대받아서 즐길 대로 즐기고 양 손에 선물 가방까지 챙겨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나는 초대받지도 못했고 양 손에 가진 것은 하나도 없는 기분이다. 그렇지만, 이 상황에서 가장 괴로운 것은 누구 하나 내가 초대받지도 선물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나는 괴롭고 고통스러운데 나의 이 고통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이 괴로움을 누군가에게 토로하는 것이 어색하게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 내가 항상 너한테 맞춰 줬잖아!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B: 뭐? 네가 싫은 게 있었으면 그때 말을 했었어야지! 네가 아무 말도 안 해서 나는 괜찮은 줄 알았지!A: 너 만날 찌개, 국 들어간 음식 먹고 싶다고 해서 나는 별로 먹고 싶지 않은데도 같이 먹어 줬잖아!B: 너도 시키면 다 먹었고 싫다는 말도 안 했잖아! 맛있게 다 먹고 나서 지금 와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연인이나 친구 사이에 흔히 있을 법한 대화입니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춰 주려고 항상 노력했다가 상대방
정신의학신문 | 김재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있었던 모임에서 선배 N형의 결혼생활에 대해 들을 기회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모임 구성원의 대다수가 미혼인 데다 결혼을 생각 중이기도 했기 때문에 질문이 적지 않았다. 특히 다들 궁금해했던 것은 N형이 왜 결혼을 결심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 지금의 아내와 평생을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는지, 아내의 어떤 점이 형을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N형의 답변은 매우 체계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여러 이유 가운데 N형이 특히 강조한 것은 첫 번째로 아내에게 함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의학과 전문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다. 한 가지 일에 너무 많은 사람이 관여하면 그 일의 해결 방안이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는 뜻으로 쓰인다. 직장에서의 회의 시간을 생각해 보자. 특히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회의에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한 배를 타고, 자기 쪽으로 노를 젓는다. 사공을 하나라도 더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 입을 꾹 다물게 된다. 어차피 곧 리더 사공이 나타나 상황을 싹 정리해 줄 예정이니, 특별한 아이디어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말이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우리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또는 동호회에서 엄격한 규칙 때문에 주객이 전도되는 일을 종종 겪습니다. 이익 창출이나 양질의 교육, 취미 생활이라는 애초의 목표는 희미해지고 규칙에 순응하며, 그저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강력한 규칙과 규범으로 조직을 통솔하는 리더십을 ‘하드 파워(Hard Power)’라고 합니다.하드 파워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Joseph Samuel Nye)가 정립시킨 개념입니다. 그는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Soft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친구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편인가요? 언젠가부터 친구가 나에게 고민을 말하지 않거나, 대화를 멈추었다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A라는 친구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친구 A는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속상해하며,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얘기하려고 할수록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너를 싫어해서 그런 건 아닐 거야. 나도 엄마랑 이야기하면 꼭 싸우게 되더라. 예전에 너랑 비슷한 상황인 적이 있었는데, 엄마한테 먼저 사과했었어."친구의 이야기에 공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