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스트레스 감소 및 완화, 인지행동 치료 등에 적극적으로 응용되고 있는 ‘마음 챙김(Mindfulness)’. 어떤 점이 내게 도움을 주고,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마음 챙김을 제대로 알고 우리의 마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본 칼럼은 시리즈로 연재되며 2021 불안의학회와 함께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성준입니다. ‘마인드 풀니스 기반 치료’는 앞에서 나온 이야기와 같이, 존 카밧진 박사가 MBSR(불교의 명상법을 이용해 개발한 스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남편이 말을 너무 함부로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도 거침없이 툭툭 던지고요. 언제는 퇴근해서 빨래를 널어야 했는데 제가 저녁 준비 중이어서 남편이 빨래를 널면서 ‘내가 뭐 이 집 종이야?’를 시작으로 계속 투덜거리며 아이들 빨리 결혼해 나가버리면 시원하겠다고 합니다. 사회생활 시작한 두 아이들이 지치고 힘들어 ‘다녀왔다’는 말을 안할 때도 있는데 그것 가지고도 엄마가 아이들 잘못 가르치고 있다고 잔소리를 어찌나 하는지 모르겠어요.뉴스를 보면서 욕을 할 때도 많고요. 그게 제일 싫습
[정신의학신문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슬비 전문의] 스물여덟 살 철수 씨는 초등학교 때 수업 시간에 딴짓하고 행동이 과한 문제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여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진단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내내 치료를 받으면서 비교적 큰 문제 없이 졸업한 후,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과한 행동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오래 집중하는 것이 힘들고 실수를 많이 해서 치료를 지속했습니다. 다행히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학교생활도 즐겁게 하고 군 생활도 원만하게 하다 보니 서서히 ADHD 치료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이상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회적인 불안이 늘어나면 공황장애 발병률도 높아질까?쉬이 지나갈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이미 몇 년에 걸쳐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그렇다고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불편감이 익숙해진 건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감염자 수에 민감하며,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가 퍼질까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있다. 꺼진 줄 알았던 불씨가 아주 작은 콧바람에도 산불로 되살아나듯, 코로나19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재확산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근본적인 원인이긴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옛날 어느 마을에 서당이 있었다. 한데 애석하게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훈장의 혀가 짧아 발음이 정확하지 않았다. 책을 편 뒤 훈장이 먼저 읽으면 아이들이 따라 읽고 뜻을 풀이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훈장이 아이들을 둘러본 후 근엄한 표정으로 글을 읽었다.“자, 따라 읽도록 해라. 바담 풍!”“바담 풍!”아이들이 훈장의 가르침에 따라 우렁차게 “바담 풍”을 따라 했다.“어허, 누가 바담 풍이라고 읽는 거냐? 바담 풍이 아니라 바담 풍이야. 다시 바담 풍!”“바담 풍!”훈장이
[다움병원, 김민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앗 콩 벌레다!’ 아이와 함께 학교로 향하는 길의 아파트 화단에는 정말 다양한 벌레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목적지만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 다닐 때는 전혀 알 수 없던 풍경들이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을 때 비로소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신기해하는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뒤로 두고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한 저는 작은 나뭇가지로 콩 벌레를 살짝 건드려봅니다. 데구르르 말리며 정말 콩처럼 변합니다. ‘ 엄마, 왜 벌레를 괴롭혀? ’‘ 괴롭힌 게 아니라 콩처럼 변하는 거 보여주려고...
몰라, ~ 아니야?몰라, ~ 일걸.몰라, ~ 잖아. 오래전에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게시글을 봤다. ‘한국인의 언어 습관’을 다루는 가벼운 유머였다. 그 가운데 대단히 인상 깊은 것이 하나 있었다. 많은 한국인이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 ‘몰라’라고 말하면서도 결국엔 줄줄이 대답을 다 이야기한다는 것이다.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진호 어디 갔어?”“몰라. 화장실 간 것 같은데?”느낌이 좀 오는가? 처음에 이 게시물을 봤을 때는 한국인들의 사소한 언어 습관을 잘 캐치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돌이켜보니 나도 ‘몰라’라는 말로 대답을 시작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금요일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에서 ‘시민사회 정신건강 증진과 편견의 해소, 사람들은 왜 정신과에 가지 않을까?’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진행되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10대는 대학입시에서, 20~30대는 취업에, 30~40대는 보험 가입에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을 한다고 합니다. 자격 제한과 차별금지에 대한 법 조항을 발표하시는 로스쿨 교수님은 시험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로스쿨 학생들에게 치료를 권해도 공무원 채용을 걱정하며 가지 않았다
우울증, 스트레스 감소 및 완화, 인지행동 치료 등에 적극적으로 응용되고 있는 ‘마음 챙김(Mindfulness)’. 어떤 점이 내게 도움을 주고,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마음 챙김을 제대로 알고 우리의 마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본 칼럼은 시리즈로 연재되며 2021 불안의학회와 함께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성준입니다. 마인드 풀니스를 통해 불안을 줄이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마인드 풀니스란 무엇인지, 마인드 풀니스가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시간에 우리는 공감능력이 부족한 권위형, 혼란을 유발하는 감정기복형 직장상사, 두 유형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두 유형 다 어떻게 보면 정신적으로 폭력적이고, 상당히 직접적으로 대놓고 하는 갑질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유형을 보았어요. 그리고 우리는 상대방과 나 사이의 거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하여 알아보았죠이번에 알아볼 직장상사의 두 유형은 이전의 두 부류와는 약간 유형이 달라요. 이분들은 지능적이고, 보이지 않는 괴로움을 주는 유형이에요. 세뇌 및
나의 상태는 나도 따라잡기 힘들었다.상담에서 기계적인 답변만을 계속할 때였다. 그때쯤 나는 병원을 ‘약 타러 가는 곳’ 정도로 생각했다. 어떤 위로도, 치료도 받지 못한다고 느꼈다. 어쩌면 그걸 같이 느끼셨던 걸까. 선생님은 조심스레 평소와 다른 말씀을 하셨다. ‘입원치료’에 대한 권유였다. 화들짝 놀랐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로만 알았다. 속으로 너무 놀랐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아-예…….’ 정도로 무마하고 상담실을 빠져나왔다. 여러 가지 생각이 동시에 튀어나왔다.‘왜 나를 다른 병원에 보내려고 하시지?’, ‘
[정신의학신문 : 여의도 힐 정신과, 황인환 전문의] 사는 게 너무 팍팍하고 힘들수록 경제 문제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젊은이들이 많아집니다. 경제적 어려움은 가장 직접적으로 삶의 영역 전반에 영향을 끼칩니다. 돈이 없으면 선뜻 어딜 갈 수도 없고 사람을 만날 수도 없습니다. 행동반경이 위축되고 시야도 좁아지며 생각의 폭도 매우 작아집니다. 그 어디에도 희망이 없고 출구가 보이지 않으며 해결책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큰돈 때문만은 아닙니다. 적은 돈 몇 푼에도 절망은 찾아옵니다.최근에 읽은 시 중에 아주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
[정신의학신문 : 대한불안의학회 이상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공황장애는 꽤 익숙하게 느껴진다. 방송을 통해 공황장애로 괴로움을 토로하는 연예인의 경험이 종종 들려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한 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할 때, 어떠한 증상 때문에 어떻게 힘든 것인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금방 공감해준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에 관한 편견이 줄어들고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좋은 방향이며, 앞으로도 이를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정신의학신문 : 마인드랩 공간 정신과, 이광민 의학박사] * 특별 게스트: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Q1. 조그만 신체 변화가 느껴지면 저도 모르게 재발과 전이에 대한 불안이 앞서요. 이럴 때 마음을 다스릴 방법이 있을까요?이광민: 몸이 아플 때는 지금보다 더 아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쉽게 이어집니다. 혹시 재발이나 전이가 되지 않았을까 염려하시는 것과 같이요. 비슷한 심리는 아픈 사람뿐 아니라 병을 고치는 의사에게도 있습니다. 특히 의과대학 본과 2학년 학생은 건강에 대한 염려가 심해지는데요. 그 시기부터 구체적인 질병에 대해 본격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 생활도 웬만큼 하고 이제는 프리랜서로 살아가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니, 어느 정도 사회생활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것 같다. 어렸을 때였다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지?’라고 반응했을 법한 말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그렇지만 아직도 들을 때마다 상처가 되는, 요즘 말로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오는 말이 있다.‘그동안 얼마나 잘해줬니?’가 바로 그것이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꽤 오랜 기간 쌓인 서운함을 몇 번이나 추스른 뒤 용기 내어 털어놓았을 때 ‘그동안 얼마나 잘해줬
[다움병원, 김민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막연한 불안감으로 상담실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불안하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니까, 불안하다는 것은 소망이 있다는 것이고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그런데 문제는 항상 ‘과도함’에 있습니다.“ 선생님 제 영원한 짝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러다가 영원히 혼자 살게 되는 건 아닌지... 너무 외로워질까 봐 걱정이에요”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이죠. 내 인생의 반려자를 찾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그런데 이 사람이 영원히 나
[정신의학신문 : 삼성 마음숲 정신과, 심금숙 전문의]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라는 단어에 이미 너무나 익숙하지만,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연구들은 최근 100년 이내에 대부분 이루어졌다. 자율 신경계 중 교감 신경계의 활성과 부신 피질의 코티졸의 분비로 인한 전신적인 반응이 신체 스트레스 반응의 핵심이다. 먼 옛날 인류가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채집이나 사냥을 하다가 우연히 사자와 같은 포식자를 만났을 때 보였을 반응, 즉 가슴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지고, 근육이 긴장하고, 동공이 확대되고, 머리가 쭈뼛쭈뼛 서
[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카페인 중독, 즉 카페인 관련 장애(Caffeine Related Disorder)는 커피, 콜라, 녹차, 홍차, 코코아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식품이나 물질을 장기간 섭취하거나 복용함으로써 내성과 금단현상을 보이는 약물 의존증을 가리킨다. 불안한 듯 안절부절못하고, 신경이 과민해지며, 밤에 잠을 자기 어렵고, 소화불량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면 카페인 관련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보통 하루에 카페인 250밀리그램(커피 두 잔에 들어 있는 카페인의
시작은 도봉산이었다.당시 나는 초등학생이었고, 지하철을 스스로 처음 타기 시작한 것도 초등학교 3-4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시에 나는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집에서 나갈 수 있는, 수단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반 친구들과 산에 가서 꽤나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곳이 도봉산이었다. 딱히 이유는 없었다. 비교적 가까운 곳이었고, 산에 놀러 가면 계곡을 만날 수 있었다. 계곡과 꼬마들의 만남은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우리는 짧은 봉사활동을 마치고, 긴 계곡 놀이를 하곤 했는데, 여벌 옷을 챙기지도 않은 채 온 통 물에 젖
[정신의학신문 : 권순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제가 지금 모시고 있는 상사분은요.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요. 처음에 제가 이 부서에 들어왔을 때는요 너무 좋은 상사분인 줄 알았어요. 너무 말도 부드럽게 사근사근하고,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요. 본인도 힘든 일이 많아서 힘든 사람 심정을 잘 안다고요.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고 집에도 한 번 초대받았어요.그런데 제가 이분이 말한 사소한 것을 한 번 안 지켰던 적이 있어요. 와.. 저 태어나서 사람이 저렇게 화내는 거 처음 봐요. 부모의 원수한테도 저런 말을 하지는 않을 거예요.물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