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교사의 사망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면서, 세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통계에 정부가 자살 문제에 대한 정책대응을 나서고 있습니다. 커지고 비뚤어진 권리의식으로 인해 여러 감정노동 직군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일하며 불안의 씨앗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이 자살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오늘은 정신건강의 위험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 나눠 봅니다. 사회적으로 자극적인 사건사고가 알려질 때마다 단일화된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으시나요? 혹은 그런 황홀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어떤 분들은 운명적인 상대를 만난다는 것이, ‘첫눈에 반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외적인 이상형에 이끌리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반면,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런 분들은 잠시 잠깐 사이에 누군가의 겉모습만 보고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나름의 이유를 설명합니다. 여러분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너 혹시 T야?’ 요즘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밈으로, MBTI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E/I, S/N, F/T, P/J 유형에서 상대적으로 이성적 사고가 높은 T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말로, 특정 상황에서 상대에게 공감이나 위로와 같은 따뜻한 말을 원하나 공감을 해주지 않고 사실 관계 파악에만 힘쓰는 사람에게 쓰는 말입니다.여기서 사용되는 밈은 장난 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투정부리는 느낌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감정과 이성 중 어느 하나가 상대적으로 높은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타인에게 참 잘하는 사람입니다. 의견 충돌이 생길 만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제가 원하는 것보다는 타인이 원하는 것에 맞춰 주려고 노력해요. 칭찬과 같은 긍정적인 표현은 잘하지만, 화가 나거나 섭섭할 때 부정적인 표현은 잘 못해서 되려 제 자신에게 섭섭하고 화가 날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에게는 너무 쉽게 짜증과 화를 내고 통제하려고 해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하고 듣고만 있으면서 부모님 앞에서는 어떻게 그리 당당하고 아는 체하는지 제가 다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영국의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Robin Dunbar)는 ‘우정의 원’이라는 동심원 그래프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소위 ‘절친’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친구는 5명, 친한 친구 15명, 좋은 친구 50명, 친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친구의 최대 수는 150명이라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과연 여러분은 이런 던바의 연구 결과에 얼마나 동의하시나요? 또, 여러분의 친구 범위는 이런 ‘던바의 수’와 얼마나 비슷한지 혹은 그 차이가 많을지 궁금해집니다.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사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태강즉절(太剛則折), 지나치게 세거나 뻣뻣하면 꺾이기 쉽다는 의미의 한자성어인데요, 자신만의 신념이나 권력, 기조 등이 너무 강하거나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오히려 부러지기 쉬운 경우를 빗대어 쓰이는 말입니다. 또한 흔히 ‘고집불통(固執不通)’이라는 고사성어도 자기의 생각이나 의견만을 고집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죠.오늘은 이러한 ‘고집불통’과는 반대되는 ‘융통성’ 혹은 ‘유연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먼저, 융통성이란 ‘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늘은 확인 강박증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행동치료 부분이고요. 특히나 행동치료의 제일 중요한 부분이 바로 ERP라는 것이거든요. ERP라고 하는 것을 잠깐 소개해 드리면요. ERP는 노출 및 반응방지의 약자입니다. 노출은 어디에 노출이 되냐하면요, 우리의 생각과 행동, 강박적인 생각과 행동이 있다면 강박적인 생각에 노출되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즉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순간들을 말하는 거죠.'내가 문단속하지 않으면 도둑이 들 거야.', '내가 가스불을 확인하지 않으면 불이 날 거야.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이 가장 최근에 슬픔을 느꼈던 적은 언제인가요? 어떤 일 때문에 슬픔을 느끼셨나요? 혹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거나 오랫동안 키워 온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너지는 않았나요?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무척이나 비통한 심정이 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많이들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랑하고 아끼는 어떤 존재와의 이별뿐만 아니라, 우리는 일상의 사소한 일에서도 슬픔을 느끼곤 합니다. 또, 그저 슬픈 내용의 영화나 애절한 곡조의 음악을 들었을 뿐인데 슬픈 감정에 동화되어
사람은 가진 것 없이 태어나 사랑을 받고, 교정을 받고, 또래와 어우러지며 하나, 둘, 소중한 것들이 마음에 쌓여 간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좋은 기억만을 갖고 성장할 수는 없다. 왜곡된 사랑과 마음, 애초에 나쁜 의도였던 접근들은 슬쩍 다가와 모르는 새 커다란 상처 자국을 남기고 만다. 이런 경험이 매일, 매주, 매해 반복하면서 어쩌면 어리석게도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나서부터 많은 감정과 적절한 사회적 규칙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 허나 내가 지금 누리는 사회적 약속, 규칙이나 위험으로부터 피하는 요령들은 수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결혼 10년 차,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남편과의 잠자리에 관한 고민이 있어 사연 남깁니다. 신혼 초까지의 시간만 빼면 사실 남편과의 잠자리가 계속 싫었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저를 사랑해서 원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커서 싫어졌고 지금은 그냥 몸이 힘들어서 귀찮은 것이 더 큽니다. 그런데 남편이 집요한 성격이기도 하고 이 부분에 예민해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결혼했으니 자신의 욕구를 제가 풀어 줘야 한다고 당당하게 요구하곤 합니다. 끝도 없어서 자주 요구에 응하면 매일
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 , 와 같은 기발한 소재와 굵직한 메시지를 담은 소설들로 전 세계 문학인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이 시대의 천재 작가라 불리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여덟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인 그가 어릴 적부터 반복해 온 습관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기록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잊지 않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기록이다.”라고 강조하며 “나는 그저 왕
정신의학신문 | 이규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 주변에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 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요? 또한 여러분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 주는 편에 속하나요, 아니면 여러분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더 즐겨 하는 편인가요? 오늘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데 필요한 경청의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려고 합니다.우리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이들과 하루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학교에서는 매일 만나는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직장에서는 상사나 동료, 거래처 사람들과,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깝고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보의 과부하 시대, 기업의 리더와 연구자, 학생, 예술계 종사자 등이 모두 하루에 받는 많은 양의 메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멀티태스킹이 우리의 두뇌가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멀티태스킹의 역설에 대해 나눠 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하루에 몇 번이나 스마트폰 혹은 컴퓨터를 통해 메일을 확인하시나요? 우리 곁에 있는 스마트 기기는 세상 저편에 있는 사람들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식사를 하는 동안 흥미로운 영상 컨텐츠를 볼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자신과 유사한 취미, 관심사, 특성을 가진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고, 자신의 가치관과 목표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해 나갑니다. 심리학자 돈 번은 이처럼 자신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상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성을 ‘영향 중심의 끌림 모델(affect-centered model of attraction)’으로 설명했는데요, 오늘은 유사성 효과에 대해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떠한 대상을 봤을 때, 호감과 끌림을 느끼시나요? 세인트 앤드류스의 연구에 따르면,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저는 고2 여학생이에요. 사실 오늘 정말로 죽으려고 유언까지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기 직전까지 갔어요. 그런데 막상 죽으려니 몸이 선뜻 안 움직이더라고요. 사실 자살 충동이 든 건 중학교 3학년 때부터였어요. 학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시험 직전까지는 매일 죽고만 싶었는데 막상 시험을 다 치르면 아무것도 못하겠어서 이때까지는 그냥 생각만 하고 있던 정도였죠. 그 상태가 계속되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마음먹고 자살 방법까지 생각해 봤어요. 칼로 자해 시도까지 하려고 했는데 이때도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무당, 바퀴, 사슴. 이 세가지의 단어를 결합해서 새로운 세 개의 합성어를 만든다면, 여러분은 어떤 답을 하실 수 있을까요? ‘1만 시간 법칙’을 창시한 인지과학계의 거장 대니얼 레비틴은 이 수수께끼의 답을 ‘벌레’라고 제시했는데요, 이런 창의적인 답이 나오는 과정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질문에 해답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맙니다. 하지만, 창의력 넘치는 답들은 의외의 곳에서 번쩍하고 떠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지과학자 대니
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두 번째 확인 강박의 치료에 대해서 계속해서 말씀을 이어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인지치료에 대해서 한번 얘기를 드려 볼 생각입니다. 인지치료라는 것을 단적으로 말하면요, 본인의 강박증적인 생각이나 인지를 잘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는 치료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강박 사고는 상당히 자동적이거든요. 그러니까 원치 않아도 머릿속에서 막 튀어나오죠. 그래서 우리가 침투사고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요. 생각 자체는 사실 어떻게 보면 정상적인 부분이 있거든요. 우리가 생각이 드는 것도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당신은 착한 사람인가요? 나쁜 사람인가요? 이 질문에 답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착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는 나쁜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착한 것 같지만 어떤 때는 생각지 못한 나의 나쁜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우리 안에는 두 가지 면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양면성은 문학계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많이 다뤄져 왔습니다. 1896년 출간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ewis Stevenson)의 단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