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 시장이 갑작스럽게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 실종신고'라는 뉴스 속보 이후로 끊이지 않고 있는 경악스러운 뉴스들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멈추지 않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황과 황망, 분노와 허탈이 뒤섞인 수많은 감정들이 그 파장과 함께 퍼져가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된 전 시장의 이름은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말들로 얼룩져가고 있다.얼마 전, 나와 상담하던 한 환자가 "박원순 시장의 뉴스를 보면서 자살충동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라는 이야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UNIST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학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의 경우 동의 없는 신체접촉이 대부분이고, 검찰까지 가더라도 처벌이 어려워 기소유예나, 증거불충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법 체계에서는 경미한 사건임에도, 피해자의 고통은 심각합니다. 가해자를 보면 불안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죄책감을 느낍니다. 우울하고 잠을 못 이룹니다. 힘들어하는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납니다. 가해자의 반성을 기다려보지만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모습에 또 화가 납니다. 나를 힘들게 한 가해자가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은 다양한 형태로 죽는다. 침상에서 깊은 잠에 빠지듯 죽기도 하고, 만성 질환으로 서서히 또는 사고로 갑자기 죽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형태의 죽음이라도, 망자가 남긴 온도는 모두 다르다. 잠을 자듯 평온하게 돌아가시더라도 고인도 알지 못했던 부채나 유산 분배 문제로 가족들이 혼란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갑자기 돌아가실지라도 생전에 넉넉히 베풀고 지내던 고인의 품성 덕에 남은 이들이 덕을 보는 경우도 있다. 자살 역시 온도를 가지고 있다. 자살을 수행하기 전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원래 소확행이란 말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ランゲルハンス島の午後)』(1986)에서 쓰인 말입니다. 갓 구운 빵 위에서 버터가 녹는 것을 바라볼 때, 중고서점에서 절판된 책을 발견했을 때, 고양이가 잠든 틈을 타서 마음껏 구석구석 만질 때 등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을 말합니다. 결혼이나 주택 소유와 같이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을 좇기보다는, 작지만 성취하기 쉬운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 또는 그러한 행복을 말합니다.흥미로운 점은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코로나19로 인해 시험마저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대학들이 있습니다. 이들 대학의 시험에서 채팅방을 통해 정답을 공유한 것이 발각되어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수업은 온라인으로 마친 후 대면시험을 진행하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숙박비, 교통비, 유증상자 발생으로 인한 격리 등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 시비가 더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 학교는 대면 시험을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도 비슷한 고민을 하며 대부분의 시험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정했습니다. 대
[정신의학신문 : 마인드랩 공간 정신과, 이광민 의학박사] 예능으로 마음보기 시리즈에서는 방송 예능 하나를 정해, 그 예능이 가지는 심리사회적 의미를 찾아보려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마음이나 사회에 주는 의미를 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왜 예능을 보는지, 이 예능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아보았으면 합니다. 선택의 이유시리즈의 첫 시작으로 어떤 예능을 정하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지금 한참 유행하는 예능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예능을 선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이정석 전문의] 올해 1분기에 코로나 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선진국들과 중국의 경제는 상당 부분 멈추어 섰습니다. 이에 따라 1분기 주식시장은 상당히 폭락했었고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아직 코로나 19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 와중에 산유국들은 자신의 파이를 넓히기 위해서 증상 경쟁에 돌입했었고 텍사스산 원유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었죠.이러한 혼돈을 상당수의 개인투자자들은 기회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와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의 의료진들은 경기도 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정신질환자 전문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투입되었으며, 도내 응급입원이 필요한 정신질환자는 이곳을 거쳐 코로나 음성이 확인된 경우 타 병원에 입원토록 하여, 경북 청도대남병원 같은 정신병원 내 코로나 확산이 경기도 내에서는 일어나지 않도록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이 정식 개원이지만 개원 준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병원을 만들고 싶어 모였을까?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 고
[정신의학신문 : 광화문 숲 정신과, 이정석 전문의] 비록 최근 들어 우리나라는 코로나 19의 확산이 많이 안정되었다고는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우리의 삶을 많은 부분에서 바꾸어 놓았습니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주말과 휴일에 해외여행을 가거나 퇴근 후 실내 체육시설에서 운동을 하고 유흥시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당연시되었다면, 이제는 집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마저 꺼리게 되었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이렇게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갇혀있는 것에 대한
[정신의학신문 : 마인드랩 공간 정신과, 이광민 박사] N번방 사건순간 얼어붙었습니다. 단편적인 정보만으로도 내용을 깊게 들여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소위 N번방 사건에 대해 느끼는 첫 감정은 비슷할 겁니다. 어떻게 어린 여성을 대상으로 이렇게 잔혹할 수 있는지, 처음에는 극단적인 범죄 집단의 소행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주요 가해자로 언급되는 걸 보니 평범해 보이는 청년에, 사회복무요원에, 복무 중인 군인에, 미성년자라고도 합니다. 이런 끔찍한 범죄의 가해자가 우리 주변에 있을 것을 생각하면 충격입니다. 게다가 관련된
1970년대 말 자유방임(Lassi-faire) 정책이 미국과 영국, 캐나다와 같은 서구 국가들을 필두로 펼쳐짐에 따라 세계 산업 또한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 국가들이 자유 무역을 통해 신흥 산업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도 했지만 일각에서는 빈부격차와 능력 만능주의 등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의 소리도 있습니다. 영국의 심리학자 Curran과 Hill(2018)은 무엇보다도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신자유주의적 시대 속에서 젊은 청년들의 성격특성이
[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조현병이라는 질환을 많이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조현병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혹은 조현병 환자를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드시나요? 그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기피하고, 경계하지는 않나요? 오늘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가족들을 위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조현병. 비정상적인 사고와 현실에 대한 인지 및 검증력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의 일종. '조현'이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으로, 뇌의 신경구조의 이상으로 마치 현악기가 제대로 조율되지 않은 것처럼
[정신의학신문 : 서대문 봄 정신과 이호선 전문의]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연장하기로 발표했다. 4월 30일 부처님 오신 날, 5월 1일 근로자의 날,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최대 6일의 황금연휴가 다가오고 있으며, 이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것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로 밝혔다.2월 말부터 강조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며 사람들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느낄 것이다. 실제로 SNS에선 봄나들이와 꽃놀이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상의 변화는 상당하다. 재택근무, 재택 회식, 온라인 개학 등 생활의 형태가 이전과 다르게 변화하였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줄어들게 되었다.일상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가족 간 집에 함께 있는 시간도 늘어났다. 영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평상시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90분 정도였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듯 부부간의 접촉 증가로 인해 갈등이 증가하여 이혼으로 이어지는 사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캠퍼스에 벚꽃이 일찍 피었습니다. 평소라면 학생들이 중간고사 직전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친구들과 열심히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고 있었을 것입니다. 저희 학과는 이 시기가 되면 교수와 학생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잔디밭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는 행사를 해왔는데 올해는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재학생들은 이전에 했던 무언가를 할 수 없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직 한창인 요즘 확실히 홀로 보내는 시간이 부쩍 길어졌습니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제하다 보니 심심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적절한 자극과 사회적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유튜브나 소셜미디어 등을 기웃거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그러다가 어느 날 유튜브에 떠도는 나비보벳따우라는 영상과 이와 관련된 각종 패러디물을 접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저도 처음에는 유튜브의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이끌려 이 노래를 접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보기 시작했으니까 유튜브에서도 추천영상으로 뜬 것일 겁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총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치인들은 그다지 믿을만하지가 않다. 거짓말을 일삼는다. 그럴듯한 약속들로 허언을 늘어놓고, 진심 어린 악수로 위선을 계획한다.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결국 그들이 쫓아가는 것은 개인의 욕망이다. 자신의 지위와 명예, 금전과 권력만을 좇는다. 지나친 매도라 말할 수 있겠만, 객관적으로는 분명 슬픈 현실을 반영하는 부분이 있다. 이번에 KBS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함께 조사한 지난 20대 국회의 4년간 공약 이행실적은 불과 10% 내외에 그쳤다.
[정신의학신문 : 사랑샘터 정신과, 김태훈 전문의] ※ 본 기사에는 영화 컨테이젼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클룩 클룩, 예쁜 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기침하는 소리가 영상보다 먼저 나오면서, day 2란 자막과 영화가 시작한다. 기네스 펠트로는 공항 로비에서 탑승할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땅콩을 집어먹으며 결혼 전 만났던 남자와 전화 밀담을 주고받는다. 탑승해야 할 시간이 되자 급히 전화를 끊고 맥주값을 계산하는데, 카메라는 그녀가 먹었던 땅콩을 클로즈업한다. 음산한 배경음과 함께 화면은 710만 명이 거주하는 홍콩으로 바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최치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게임중독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A. 몇 년 전에도 어떤 국회의원이 게임에 대한 예방법, 방지법을 언급했는데 많은 논란이 있었죠. 진료를 보다 보면 많은 어머니들께서 "내 아들, 내 딸이 게임 중독인 거 같다"라는 얘기를 하시거든요. 하루 종일 게임만 하고 친구도 안 만나고, 그래서 병으로 보는 관점이 있어요.반대되는 관점으로는 게임이라는 게 하나의 문화 사업이잖아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문화이고, 여가
[정신의학신문 : 김정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COVID-19로 인한 격리 형태는 다양하다. 확진자는 음압병실에 격리되어 치료를 받으며,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들도 격리를 하고 있고, 최근에는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도 격리를 하고 있다. 이들의 격리 기간은 모두 다르다. 확진자는 음성 판정이 나오고, 입원해 있을 만한 다른 의학적 문제가 없다면 퇴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확진자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2주 동안 집이나 특정 시설에서 격리를 하고, 확진이 되지 않는 이상 격리를 종료한다. 확진자는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