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0대는 인생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두루 살필 수 있는 시기라고 합니다. 연령의 중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중년이 겪어내는 심리적, 생물학적 변화는 청소년기에 경험하는 사춘기에 비해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오늘은 사춘기의 중년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마흔의 사춘기'는 중년기의 특정한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비유적인 표현입니다. 사춘기는 보통 청소년기의 변화와 발전을 나타내는 단계로 알려져 있는데요, 40대가 되는 시기에 많은 사람들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잘 참다가 갑자기 분노가 폭발한 적이 있나요? 정말 심각한 문제들은 잘 참아 왔는데, 정말 사소한 문제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사람들에게 분노를 표출한 적 있나요? 이러한 경우의 분노를 '잠재적 분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신이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천천히 누적되다가 결국 바깥으로 표출됩니다. 주로 특정 개인 혹은 자신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하는 모임이나 집단을 향해 분노가 장기적으로 쌓였을 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이 불공평하다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성격과 기질을 혼동해서 사용하곤 합니다. “그 사람은 기질적으로 나빠.”라던가, “그 사람은 성격이 못됐어.”와 같은 표현을 흔히 들어 봤을 것입니다. 미국 심리학자 클로닝거(Cloninger)는 10여 년의 종단 연구를 통해 성격과 기질의 차이를 발견했는데요, 오늘은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최근 성격과 관련된 생물학, 유전학과 같은 인접 학문이 발달하면서 한 사람의 정체성은 개인의 성격과 기질이 상호작용한 결과라는 관점이 대두되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Welcome on board!” 비행기나 배에 올랐을 때 탑승 환영의 의미로 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on board’는 새로운 여정의 출발을 의미합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조직에서는 구성원 환영 및 조직 적응 프로그램을 ‘온보딩 프로그램’이라고 부릅니다. 조직 비전이나 가치, 문화와 규범, 소통하고 일하는 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조직에 잘 융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소프트 랜딩(soft landing)’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직장에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완연한 봄기운에 괜스레 마음이 들뜨는 요즘입니다. 비록 미세먼지다, 황사다 대기 질이 좋은 날은 손에 꼽히지만 꽃놀이 가는 부모님도, 야외 활동을 즐기는 분들의 모습도 어느덧 낯설지가 않습니다.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멈춰 있던 시간을 생각해 보면 무척이나 반갑고도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듯 코로나19 이전으로 일상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켠에 안도감과 함께 복합적인 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일상이 거의 마비되는 지난한 시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 또는 '피터팬 콤플렉스'를 들어 보셨나요? 피터팬, 동화 속 주인공 피터팬이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아이들만 있는 네버랜드에서 영원히 어린아이로 남아 있는 있는 내용에서 파생된 용어입니다.이야기 속 웬디와 다른 고아들은 피터팬의 선택과는 다르게 네버랜드를 떠나 현실 세계로 돌아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는 길을 선택합니다. 피터팬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피터팬처럼 성인이 되었음에도 현실에 적응하지 않고, 어린아이의 마음가짐
정신의학신문 |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펜싱선수 박상영이 경기 중 이 말을 끊임없이 되뇌는 장면이 방송되며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당시 그는 상대 선수에게 4점 차로 뒤처진 상황이었는데, 주문을 외듯 자신감을 불어넣는 이 말을 외치며 멘탈을 관리한 그는 연속 5득점을 기록하며 에페 경기 금메달, 역전극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당시 박상영 선수는 세계 랭킹 21위, 상대였던 헝가리의 제자 임레 선수는 3위로 객관적으로는 이기기 어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검진을 하다 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학기 첫날 아침에 핸드폰으로 병리 검사 결과가 악성이니 재방문하라는 문자를 받은 것입니다. 양성 결절일 거라 생각하며 여름에 연수를 나가기 전에 확인하려는 마음으로 받은 추가 조직검사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급히 수술 일정을 알아보고 다른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병리학적으로 암이지만 예후가 좋은 편이고, 수술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건강 상태나 생존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하지만 ‘암’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는 여전히 무겁습니다. 특히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어떤 계절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는 따뜻한 기운을 기다리는 분들이 특히나 많을 것입이다. 우리는 또다시 봄을 맞이합니다. 매서운 바람이 잦아들고 영상의 온도를 되찾으며,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위한 마음 대청소에 대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24절기 중 첫째 절기인 입춘(入春)을 맞이하는 시기에 다양한 의례를 행해 왔습니다. 입춘 양력 2월 4일경에 해당하는데 새해의 첫째 절기이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 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 이후로 의료 최전방에서 시민들을 위해 발로 뛰는 상황에서 의료진들이 겪어 온 어려움에도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국가들의 의료 체계와 역량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지요. 오늘은 의료진들의 노고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에 대한 대처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받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쉬지 않고 발로 뛴 의료진들의 노고가 함께 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의 부족한 인력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스크 착용의 의무가 사라진 요즘, 마스크를 벗는 일에 대해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감정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달라 불안감을 느끼거나 마스크를 벗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착용해 온 마스크를 벗는 것에 대한 마음의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었는데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에서의 마스크 착용 규정이 자율화되면서, 많은 십 대들은 복잡한 감정을 호소하곤
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주위 사람이 성공하면 배가 아플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웃이 실패하여 좌절하고 있을 때는 어떤 감정을 느끼나요? “타인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처럼, 이웃이 불행을 겪을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타인의 불행을 기뻐하고, 질투하는 심리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일본의 타카하시 히데히코 연구팀은 타인의 불행을 봤을 때, 사람의 뇌에서 ‘기쁨’을 담당하는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타인이 불행한 상황에 처한 것을 볼 때, 사람은 쾌락을 느
사계절, 네 개의 계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매혹적인지 나는 애써 외면해 왔다. 나는 어쩐지 네 개의 모든 계절과 그다지 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어난 이래 수족냉증이 나를 괴롭혔다. 손끝, 발끝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상황은 차차 익숙해져서 참을 만했다. 예외로 힘든 때는 사진을 찍을 때였다. 해가 부족한 겨울에 안 그래도 오래 셔터를 누르고 있어야만 했는데, 불안증이 더해지면서 찬 손이 떨리기까지 했다. 언젠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초겨울쯤 이었을까, 손이 세차게 떨려서 인물을 담을 수 없어서 당장에 나 스스로가 너무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학창 시절, 숙제도 하지 않고 무엇 하나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대책 없이 낙관적인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괜찮아, 다 잘될 거야.”, “뭘 그렇게 걱정해? 너는 걱정이 너무 많아서 탈이야.”, “너는 왜 그렇게 팍팍하게 구냐?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말을 자주 하는 친구들은 성격도 좋고,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는 도망치기 바쁜 경우도 많습니다.낙관주의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세상과 인생을 희망적으로 밝게 보는 생각이나 태도”로 정의됩니다.
정신의학신문 | 김인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20년 코로나의 시작과 함께 우리 삶의 일부가 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지난 1월 말경 드디어 해제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얼굴을 가린 채 서로를 온전하게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은 드디어 자유롭게 숨 쉬고,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운 마음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제 너무 익숙해진 마스크를 벗는 것이 어색하다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마스크를 계속 쓸 것이라는 의견들도 꽤 많았습니다. 실제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권고로 바뀐 후에도 많은 사람이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내 마음에서만 유독 소화되지 않는 마음이 있다. 예를 들어, '효도' 라든가, '가족의 화목'이라든가 또는 '사랑받고 자란 아이' 등의 마음들은 내가 어떤 글을 쓰려면 깊은 한숨을 쉬고, 그 이전에 명상도 두어 번 하고,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한 후에야 시작할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시작했지만, 실패했던 마음들이 있다. 내 마음 속에는 위와 같은 마음들을 소화해 보려던 시도의 실패가 잔뜩 나부라져 있다.'무조건의 사랑'이라는 말은 참 숭고한 가치가 새겨진 말이다. 내가 어떤 조건도 없이 누군가를 하나부터 열까지 무조건 사랑할 수 있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두 살 어린 동생이 하나 있는 중학생입니다. 부모님이 맞벌이시기도 하고, 아버지는 새벽까지 일을 하다 들어오셔서 매번 피곤해하십니다. 저는 제가 여력이 되는 한 최대한 그분들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늘 그렇듯 열 마디 좋은 말보다 욕언 하나가 그렇게 뇌리에서 잊히지 않죠. 그 역할을 하는 게 항상 동생인 것 같아 울화통이 터지는 일이 이젠 제 일상입니다. 내년에는 그 애도 중학교에 들어가니 아직 어려서 뭣도 모르고 행동한다 생각하기엔 그간 동생을 봐 온 저로서는 잘
정신의학신문 |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드라마 의 주인공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입니다. 폭력을 견디지 못해 자퇴를 해야만 했던 고등학교 2학년 소녀는 서른여섯이 되어 십수 년 전 자신을 괴롭혔던 가해자들 앞에 나타납니다. 그녀는 더 이상 연약한 소녀가 아닙니다. 치밀한 준비로 가해자들의 약점을 간파하고, 열심히 모은 돈과 안정적 직업을 무기로 천천히 복수를 진행합니다. 시청자들은 가해자들의 끔찍한 모습에 화와 혐오를 느끼다 그녀의 복수에 통쾌해집니다.학교는 아이들에게 세상과 마찬가지입니다. 거친 세상에 나가기 전에
정신의학신문 |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마음이 답답하거나 잠시 쉼이 필요할 때, 여러분은 어떤 곳을 찾으시나요? 각자의 선호나 취향에 따라 산이나 바다, 미술관, 노래방, 영화관 등 다양한 장소나 공간을 찾을 것입니다. 생각을 환기시켜 주고 마음을 안정되게 해주는 아지트 같은 곳 말입니다. 그중 쉽게 접근 및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원’과 ‘벤치’가 아닐까 합니다. 집 근처 공원이나 길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벤치에서 잠깐 쉬는 시간을 보내며, 우리는 생각을 정리하고 여유를 즐깁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당장 점심 메뉴부터 외출할 때 입고 나갈 옷은 무엇으로 할지, 이번 주말 스케줄은 어떻게 할지 등등. 인생은 언제나 우리에게 ‘당신의 선택은?’이라는 물음을 던져 옵니다. 그리고 일상의 수많은 사소한 선택 외에도 인생에는 결정적 시기에 중요한 결심을 요하는 선택지들이 언제나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죠. 어디로 이사할지, 어느 이성과 교제를 시작할지, 어느 대학의 어느 학과에 진학할지, 커리어는 어떤 경로로 쌓아 나갈지 수많은 갈래 앞에서